외국어대학교와 문화원에서의 에스페란토 교육

 

리 운동에는 두 가지 흐름이 있다. 하나는 fina venko를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다. 이는 에스페란토의 창안 목적인 1민족 2언어 주의의 실현을 궁극적 목표로 하고 있다. UNO나 Euxropa Komunumo를 비롯한 국제 기구에 의해 에스페란토가 공식 언어로 채택되는 것뿐만이 아니라 실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대화를 나눌 때에도 에스페란토가 사용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어려서부터 에스페란토가 제1외국어가 되어야 한다. 또 하나의 운동 방향은 소극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현재 에스페란티스토의 인구도 충분한 만큼 이들 사용자들이 유용하게 사용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자는 것이다. 솔직히 어느 것이 현재의 우리의 능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인가를 고려해 본다면 필자의 경우 후자 쪽으로 생각이 기울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국제 대회를 더 자주 개최하고 책을 더 많이 발행하며 동호회 같은 것을 많이 조직하여 에스페란토를 사용할 기회를 늘려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두 가지 흐름 중 하나만이 우리가 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능력을 양쪽으로 나누어서, 큰 성과는 없지만 천천히 두 가지 목표의 달성을 위하여 노력할 수 있을 것이다.

 

  에스페란토가 공식화되면 우리는 에스페란토의 보급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모두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배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교와 같은 공식 교육 기관에서의 강습은 특히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 이는 에스페란토를 하나의 외국어로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단국대학교의 서울 캠퍼스와 천안 캠퍼스 그리고 원광대학교에서 에스페란토가 교양 과목으로 정식 개설되어 많은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다. 그런데 다음 학기부터는 한국 외국어대학교에서도 정식 교양 과목으로 개설될 예정이라고 한다. 외국어대학교에서의 과목 채택은 다른 대학교에서와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즉 에스페란토도 외국어대학교에서 가르치는 여러 자연어와 마찬가지로 완전한 언어이며 또한 유용성에 있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 외국어를 전문으로 교육하는 기관에 의해서 인정되는 것이다. 한국 외국어대학교에서의 과목 개설은 국내의 다른 외국어대에 쉽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또한 기타 일반 대학교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파급 효과가 크게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그렇다고 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우리의 노력을 폄하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협회의 지부와 서울 에스페란토 문화원에서 이루어지는 강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에스페란토를 보급하고 교육하는 매우 유용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도 계속하여 꾸준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문화원의 강의가 150회를 맞이하여 교육생을 배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외국어대의 과목 채택에 못지 않은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여야 한다. 이 한 곳의 교육 기관을 통하여 그것도 한 사람의 노력으로 그 동안 1000여명의 에스페란티스토가 배출되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도 우리는 에스페란토의 보급을 위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할 것이다. 대학교에서의 공식 과목 채택이든 사설 기관에서의 강좌이든 관계없이 많은 강좌를 개설하며, 각종 언론 매체를 이용하여 에스페란토의 존재와 그 유용성을 홍보하고, 개인적으로는 주위의 사람들에게 에스페란토의 강습을 권유하거나 언어적 가치에 대해서 설명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노력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fina venko가 저절로 우리에게 다가올 지도 모른다. 우리는 100년 이상을 기다려왔다. 앞으로 또 다른 100년이 소요될지라도 우리의 목적을 달성한다면 그것이 결코 늦은 것은 아닐 것이다.

 

La Lanterno Azia 202호(2004년 7월호)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