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신, 봄, 기쁨의 사람, 모든 시인의 임금이신 시인(詩人). 《K. 지브란/사람의 아들 예수》

  3 월 29 일 금요일의 산책  

     자신이 무력(無力)하다는 생각만 하지 않으면, 인간은 누구나 무력하지 않다. <펄벅 Pearl Buck, 1892. 6. 26~1973. 3. 6, 1938년 노벨 문학상>

     갑자기 거리는 온갖 빛깔로 단장되고 어디선지 끊임없이 물이 흐르는 소리가 나고 눈부신 신록이 마치 베일을 벗듯이 벗겨져 나오고 회색이던 햇빛은 황금색을 띠게 되고 연옥색 하늘에는 한 달 동안 구름이 덮이지 않고 밝고 빛나는 날씨가 계속된다. 《전혜린 田惠麟/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원수 권율론, 이장희, 성균관대학교 교수>

 권율은 나이 40이 되도록 사환(仕宦)의 뜻을 갖지 않아 친구들이 과거를 보던가 음사(蔭仕)라도 할 것을 권유하였지만 권율은 웃으면서 말하기를,

 "옛날 중국의 강태공(姜太公)은 나이 80에 현달해도 오히려 천하를 경영하며 백성들을 구제했는데, 하물며 내 나이 강태공의 반밖에 안되는데다 재덕(才德) 또한 그를 미치지 못하는데 어찌 공명(功名)이 늦다고 근심하겠소. (만취당 실기 권 3)"

  라고 거부한 것을 보면, 벼슬에 관심이 적었음을 알 수 있으며, 또한 무엇인가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그것을 펼 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마침내 벼슬에 뜻을 두고 선조 15 년(1582) 식년(式年) 문과(文科)에 병과(丙科)로 급제하여 승문원 정자가 되니 그 때 나이 46세였다. 이에 전적, 감찰, 예조좌랑, 호조정랑, 전라도 도사, 경성판관을 역임하였고 선조 24 년 재차 호조정랑이 되었다. 이해 남쪽에 왜(倭) 북쪽에 호(胡)의 동태가 심상치 않자 선조는 비변사에 명하여 각기 장수의 재목을 천거토록 하였는데, 이에 유성룡은 권율과 이순신을 선발했으며, 윤두수가 권율을 의주목사로 천거하여 정규의 승진 순서를 뛰어 넘어 발탁되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참고;     7 년간의 임진왜란이 끝나고 선무공신으로 여러 사람이 책봉되었지만 최종적으로는 이순신, 권율, 원균 세 사람만이 1등에 책훈되었다.

[임성삼; 이 시기에 뛰어난 분이 많이 있으셨습니다.]

이황   李滉               1501~1570(연산군 7~선조 3)

조식   曺植               1501~1572(연산군 7~선조5)

이지함                    1517~1578(중종 12~선조 11)  토정

휴정   休靜 1520~1604(중종 15~선조 37) 서산대사(西山大師)·풍악산인(楓岳山人)

기대승  奇大升   1527~1572(중종 22~선조 5)

몽테뉴  Michel Eyquem de Montaigne       1533.2.28~1592.9.13

엘리자베스 1 세 Elizabeth I               1533.9.3~1603.3.23

성혼   成渾               1535~1598(중종 30~선조 31)

이이   李珥               1536~1584

정철   鄭澈               1536~1593(중종 31~선조 26)

권율   權慄               1537~1599 (중종 32~선조 32)

이산해  李山海            1539~1609(중종 34~광해군 1)

유성룡  柳成龍            1542~1607(중종 37~선조 40)

이발   李潑              1544~1589(중종 39~선조 22)

유정   惟政       1544~1610(중종 39~광해군 2) 호는 사명당(泗溟堂)·속성은 임씨(任氏), 본관은 풍천(豊川)

이순신  李舜臣           1545~1598   (李如松/?~1598)

브라헤  Tycho Brahe         1546~1601       덴마아크

이원익  李元翼      1547~1634 영의정 수직석

임제    林悌         1549~1587(공경할 제)

선조   宣祖                1552~1608  재위 1567~1608

이항복  李恒福     1556~1618 (명종 11~광해군 10)

베이컨 Francis Bacon       1561.1.22~1626.4.9

이덕형  李德馨     1561~1613

갈릴레이 Galileo Galilei             1564.2.15~1642.1.8

세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1564.4.26~1616.4.23

3 월 28 일 목요일의 산책

    올바른 사회는 오직 어린이들에게 참다운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 <페스탈로치>

보리잎 포릇포릇 종달새 종알종알   

나물 캐던 큰아기도 바구니 던져 두고   

따뜻한 언덕 머리에 콧노래만 잦었다.   

볕이 솔솔 스며들며 옷이 도리어 주체스럽다.   

바람은 한결 가볍고 구름은 동실동실. 《이병기 李秉岐/볕》

 정조는 1752 년(영조 28) 사도세자와 세자빈 혜경궁 홍씨의 아들로 태어나 1800 년(정조 24)에 49 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몸놀림이 근엄하고 조심성이 많으며 치밀하였고, 글씨 쓰기와 서적 가지고 놀기를 좋아하였다고 한다. 이 습관은 훗날 학문을 좋아하는 성품으로 이어졌다. 또한 일기를 꼬박꼬박 썼는데 임금이 된 이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따라서 후대의 국왕들도 모두 정조를 본받아 자신의 일기를 남겨야 했고, 이것이 오늘날 "일성록"이라는 중요한 사료가 되었다.

 어린 시절 정조의 성품은 가지고 놀던 물건을 싫증내서 버리는 일이 없을 만큼 꾸준했다. 또한 검소하고 질박하여 화려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품은 영조를 그대로 닮았다. 옷은 깨끗이 세탁해서 입었고, 조각한 그릇을 쓰지 않았으며, 방바닥에는 부들로 만든 자리를 깔고 생활했다. 또한 창문이나 벽에 그을음이 붙어도, 깨끗하게 없애버리기보다는 그대로 두고 보기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영조와 정조의 나라 박광용, 푸른역사, 1999>

[임성삼; 이런 왕이 있었습니다.]

* 전투기 F 15에 대한 몇 가지 사항

2008 년까지 40 대를 4조 2천억 원(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5 조)에 구입 예정.

[임성삼; 한 대에 1050억 원. 한 대의 값이 한 해 5000만 원을 받는 월급장이 2000 년의 급료에 해당합니다.]

   기장 19.43m, 기폭 13.05m, 최대 이륙중량 3만6천741㎞, 최고속도 마하 2.5,항속거리 4천445㎞, 최대전투반경 1천270㎞, 무장장착 1만1천113㎏이다. 

[임성삼;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속도, 항속거리, 최대전투반경은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행기 자체 무게는 15 톤이다. 

[임성삼; 현재 금 한 돈에 4 만원 정도라고 생각하여 금 1 g에 1만 원이라고 계산한다면, 나중에 구입하는 비행기는 동일한 무게의 금의 값과 거의 같게 됩니다.]

  참고 사항; 작년 한 해에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는 58만 3608 대이다. 우리가 수입한 미제  차는 2283 대이다.

[임성삼; 만일 한 대에 1000만 원을 받았다면 우리가 수출한 자동차의 값은 5조 8천억 원입니다.]

3 월 27 일 수요일의 산책     

  용기를 잃지 않는 용감한 인간이 되어라. 위로는 적절한 때에 너희를 찾아갈 것이다. 《토마스 아 켐피스/그리스도를 본받아》

     아침에 창을 제치니 물 건너 보리밭이 유난히도 파란빛이 눈에 새롭다. 어젯밤 봄비가 알밴 개나리 연한 졸가리를 그토록 포근히 핥고 가더니 끝내 삼월을 불러 오는 먼 하늘 가에 한 가닥 벅찬 호흡이 터지고 말았다. 온통 산과 숲들의 신비의 세계에도 잦아들고 있는 대지 위에. 《박기원 朴琦遠/삼월 三月》

 청춘 예찬

                     민태원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과 같이 힘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바로 이것이다. 이성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나 갑 속에 든 칼이다. 청춘의 끓는 피가 아니라면 인간이 얼마나 쓸쓸하랴? 얼음에 싸인 만물은 죽음이 있을 뿐이다.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따뜻한 봄바람이다. 풀밭에 속잎 나고, 가지에 싹이 트고,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의 천지는 얼마나 기쁘며 얼마나 아름다우냐! 이것을 얼음 속에서 불러 내는 것이 따뜻한 봄바람이다. 인생에 따뜻한 봄바람을 불어 보내는 것은 청춘의 피가 뜨거운지라, 인간의 동산에는 사랑의 풀이 돋고, 이상의 꽃이 피고, 희망의 놀이 뜨고, 열락(悅樂)의 새가 운다.

 사람의 풀이 없으면 인간은 사막이다. 오아시스도 없는 사막이다. 보이는 끝끝까지 찾아다녀도, 목숨이 있는 때까지 방황하여도 보이는 것은 거친 모래뿐일 것이다. 이상의 꽃이 없으면 쓸쓸한 인간에 남는 것은 영락(零落)과 부패뿐이다. 낙원을 장식하는 천자만홍(千紫萬紅)이 어디 있으며, 인생을 풍부하게 하는 온갖 과실이 어디 있으랴?

 이상! 우리의 청춘이 가장 많이 품고 있는 이상! 이것이야말로 무한한 가치를 가진 것이다. 사람은 크고 작고 간에 이상이 있음으로써 용감하고 굳세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석가는 무엇을 위하여 설산(雪山)에서 고행을 하였으며, 예수는 무엇을 위하여 황야에서 방황하였으며, 공자는 무엇을 위하여 천하를 철환(轍環)하였는가? 밥을 위하여서, 옷을 위하여서, 미인을 구하기 위하여서 그리하였는가? 아니다. 그들은 커다란 이상, 곧 만천하의 대중을 품에 안고 그들에게 밝은 길을 찾아주며, 그들을 행복스럽고 평화스러운 곳으로 인도하겠다는 커다란 이상을 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길지 아니한 목숨을 사는가시피 살았으며 그들의 그림자는 천고에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가장 현저하여 일월과 같은 예가 되려니와 그와 같지 못하다 할지라도 창공에 반짝이는 뭇 별과 같이, 산야에 피어나는 군영(群英)과 같이, 이상은 실로 인간의 부패를 방지하는 소금이라 할지니, 인생에 가치를 주는 원질이 되는 것이다.

 이상! 빛나는 귀중한 이상! 그것은 청춘이 누리는 바 특권이다. 그들은 순진한지라 감동하기 쉽고, 그들은 점염이 적은지라 죄악에 병들지 아니하고, 그들은 앞이 긴지라 착목(着目)하는 곳이 원대하고, 그들은 피가 더운지라 실현에 대한 자신과 용기가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상의 보배를 능히 품으며 그들의 이상은 아름답고 소담스러운 열매를 맺어, 우리 인생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다.

 보라, 청춘을! 그들의 몸이 얼마나 튼튼하며, 그들의 피부가 얼마나 생생하며, 그들의 눈에 무엇이 타오르고 있는가? 우리 눈이 그것을 보는 때에, 우리의 귀는 생의 찬미를 듣는다. 그것은 웅대한 관현악이며, 미묘한 교향악이다. 뼈 끝에 스며들어가는 열락의 소리다.

 이것은 피어나기 전인 유소년에게서 구하지 못할 바이며, 시들어 가는 노년에게서 구하지 못할 바이며, 오직 우리 청춘에게만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청춘은 인생의 황금 시대다. 우리는 이 황금 시대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기 위하여, 이 황금 시대를 영원히 붙잡아 두기 위하여 힘차게 노래하며 힘차게 약동하자.

민태원; 소설가. 호는 우보(牛步). 충남 서산 출생(1894~1935)

신소설기와 현대 소설기를 걸쳐서 활약한 작가로, 아름다운 어휘를 동원하여 생동감 넘치는 웅장하고 화려한 문장을 이루었다는 평을 듣는다.

3 월 26 일 화요일의 산책

     마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자만이 행복을 얻는다.  <플라톤>

닭이 운다   

시냇물이 흐른다   

재잘거리는 새 떼   

반짝이는 호수    

푸른 별은 햇볕 속에 잠이 들었다.   

젊은이 따라 일하는   

노인이며 어린이   

물 먹는 가축들   

모두 고개 들지 않아 한 머리 같구나.   

후퇴하는 군대와 같이   

눈은 물러가   

산마루에 병들고   

이랴！ 이랴！ 밭가는 목동들의   

말몰이 소리 한가롭다.   

산에는 기쁨이   

샘에는 생명 있어   

비 갠 좋은 날은   

돛 달고 푸른 하늘을 달리는   

작은 구름 조각이 씩씩도 하다. 《W.워즈워스/삼월(三月)의 노래》

  [임성삼; 오늘은 안중근 의사 순국일입니다(1910 년). 안중근 의사의 자서전에서 이등박문 저격날에 대한 기록과 재판에서의 마지막 진술의 최종 부분을 옮겼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새 옷을 모조리 벗고 수수한 양복 한 벌로 갈아입은 뒤에, 단총을 지니고 바로 정거장으로 나갔다. 그 때가 오전 7 시쯤이었다.

 정거장에 이르러 보니, 러시아 장교와 군인들이 많이 나와 이토를 맞이할 절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나는 차 파는 집에 앉아서 차를 두서너 잔 마시며 기다렸다.

 9 시쯤 되어,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룬 가운데 이토가 탄 특별열차가 와서 닿았다. 나는 찻집 안에 앉아서 그 동정을 엿보며 생각하였다. 어느 시각에 저격하는 것이 좋을까 십분 생각하였으나 미처 결정을 내리지 못하였다. 그 즈음, 이윽고 이토가 차에서 내려오자, 각 군대가 경례하고 군악소리가 하늘을 울리며 귀를 때렸다.

 그 순간 분한 생각이 터져 일어나고 3천 길 업화(業火)가 머리 속에서 치솟아 올랐다.

  "어째서 세상 일이 이같이 공평하지 못한가. 슬프도다. 이웃나라를 강제로 빼앗고 사람의 목숨을 참혹하게 해치는 자는 이같이 날뛰고 조금도 꺼림이 없는 대신, 죄 없이 어질고 약한 민족은 어찌하여 이처럼 곤경에 빠져야 하는가." ‚

 다시 더 말할 것 없이, 나는 곧 뚜벅뚜벅 걸어서 용기있게 나가, 군대가 늘어서 있는 뒤에까지 이르렀다. 앞을 보니, 러시아 일반 관리들이 호위하고 오는 중에, 맨 앞에 누런 얼굴에 흰 수염을 가진, 일개 조그마한 늙은이가 이같이 염치없이 감히 하늘과 땅 사이를 횡행하듯 걸어오고 있었다.

  "저것이 필시 늙은 도둑일 것이다. "

하며 곧 단총을 뽑아들고, 그 오른쪽을 향해서 신속히 4 발을 쏘았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십분 의아심이 머리 속에서 일어났다. 내가 본시 이토의 모습을 모르기 때문이었다.

 만일 한 번 잘못 본다면 큰 일이 낭패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뒤쪽을 향해서, 일본인 단체 가운데서 가장 의젓해 보이는, 앞서 가는 자를 새로 목표하고 3 발을 잇달아 쏘았다.

 또다시 생각하니, 만일 죄 없는 사람을 잘못 쏘아 다치게 했다면 반드시 잘된 일은 아니라, 잠깐 주춤하며 생각하는 사이에, 러시아 헌병에게 붙잡혔다.

[임성삼; 현재의 테러리스트들이 일반 시민을 상대로 해를 입히는 것과 비교하면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이 때가 바로 1909 년, 음력 9 월 13 일(양력 10 월 26 일) 상오 9 시 반쯤이었다.

 그때 나는 곧 하늘을 향하여, 큰 소리로 대한만세를 세 번 부른 다음, 정거장 헌병 파견대로 붙잡혀 들어갔다.

재판에서의 최후진술

안중근: 이 자리에서 한 마디 더 말해 둘 것은, 앞에서 두 변호인의 말에 의하면 광무 3 년 한청 통상조약에 의해 한국인은 청나라에서 치외법권을 가지며, 또한 청나라는 한국에 대하여 치외법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한국인이 해외에서 범죄를 저질렀어도 아무런 명문이 없어 무죄라고 한 것은 천만 부당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모두 법률 아래서 생활하고 있다. 살인을 해도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결코 개인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의병(義兵)으로서 한 것이다. 따라서 나는 전쟁에 나갔다가 포로가 되어 이 곳에 온 것이라 확신하고 있으므로, 나를 처벌하려거든 국제 공법(公法)에 의해 다스려 줄 것을 희망하는 바이다.

재판장: 더 이상 할 말은 없는가?

  <안중근 의사 자서전, 안중근 지음, 범우사, 2000.>

  3 월 25 일 월요일의 산책    

     돈을 하(下), 힘을 중(中), 지식을 상(上)으로 삼을 것. <플라톤> 

     주변의 꽃나무에는 비로소 봄물이 오르기 시작하는데, 어느 틈엔가 진달래는 가지마다 수줍음 같은 봉오리를 가득히 달고 나타난다. 얼마 안 가 그 봉오리는 어두운 진분홍빛으로, 은은한 연보랏빛으로, 수줍은 웃음으로 무더기무더기 피어난다. 긴 기다림으로 인해 어둡고 그늘지고 답답하던 가슴 가슴에 그것은 벅찬 부활로, 즐거운 생명으로, 눈부신 봄의 긍지로서 안겨져 오는 것이다. 《손소희 孫素熙/우리 집 꽃 이야기》            

[임성삼; 이제 우리 학교 교정에도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가 피었고, 목련꽃 봉오리가 맺혔습니다.]

3 월 22 일 금요일의 산책    

      자기라고 생각하는 그것이 자기가 아니다. 반성하고 사고(思考)하고 노력하는 것이 참된 자기 자신인 것이다. 《N.필》

     봄이 되면 반드시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산허리와 기슭을 뒤덮다시피 붉게 물들인 진달래의 만발한 무리를 보지 않고 봄이 지나가서는 안 된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소나무들의 파아란 색채에 높은 공간을 미련 없이 양보하고, 그 아래 사이사이를 수놓듯 여기도 피고 또 저기도 피어 있는 진달래 동산. 《김태길 金泰吉/아름다운 세상(世上)》

선인들의 멋내기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상투를 튼 사람이 꽤 있었는데 그들이 상투 트는 것을 보면, 머리칼을 빗으로 곱게 빗어 정수리로 모아 끈으로 잡아매고 상투를 틀되 잡아맨 밑부분은 가늘게, 윗부분은 크게 틀었다. 그래서 거울을 놓고 머리를 끄덕이면 상투가 간댕간댕 움직여야지, 혹시 틀기 쉽다고 밑이 크고 위가 뾰족하게 틀어놓으면 간댕거리지도 않거니와 어린애가 똥 싸놓은 것 같다고 흉보았다. 그리고 머리숱이 많으면 정수리 부분의 머리칼을 면도로 적당히 깎아내서 상투의 크기가 알맞도록 조절했고, 상투에 모양을 낼때는 붉은 산호 동곳을 꽂았다.

 선비라면 걸음걸이나 앉음새에도 세심했다. 월탄 박종화 선생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선생은 결혼식에 앞서 상투를 틀고 망건을 쓰는 연습을 어른의 지시로 여러 번 되풀이했고, 또 어렸을 때 걸음걸이가 점잖치 않다고 할아버지께서 남이 보지 않는 뒤란에 데리고 가서 몇 시간 동안이나 걸음걸이를 가르쳐주셨다고 한다. 걸을 때는 몸을 바로하고 다리를 내디디며 손ㅇ르 젓는 맵시가 점잖고 멋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배우고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선비들의 걸음걸이는 모두 정중하고 멋이 있었다.

 앉을 때도 발을 개키거나 무릎을 꿇고 앉거나 간에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앉아야지 등이 굽게 앉으면 궁상맞다고 했다. 그래서 밥을 먹을 때에도 등을 굽히거나 기울어짐이 없이 바로하고 눈가짐 하나도 경망스럽지 않도록 유의하고 익혔던 것이다.

 의복 맵시에도 꽤 신경을 썼다. 재단사가 대부분은 아내였기로 몸에 맞고 맞지 않기는 부인의 솜씨에 달렸지만 대님이나 옷고름을 매는 것도 법식이 있어 법식대로 매고 보면 역시 멋졌다. 바짓가랑이는 밑으로 너무 쳐져도 기생서방 같다고 욕했지만 너무 추켜올려도 교자꾼 같다고 탓했다. 그래서 선비들의 의관이나 몸가짐을 보면 정중하고 멋이 있었다.

 여자들의 화장이나 옷차림에 대해서는 담장(淡粧)하라는 것이 예로부터의 교훈이었다. 화장도 한 듯 만 듯 남의 눈에 과히 띄지 않도록 하고, 옷도 새색시 때나 명절 때 외에는 너무 화려하게 입는 것을 좋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헌 옷을 누덕누덕 기워 입을지라도 자주 세탁해서 깨끗하게 입지 않으면 남의 욕거리가 되므로 세탁이 어느 나라 국민보다도 잦았다. 언뜻 생각하면 우리는 흰옷을 입으니까 세탁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고 여기겠지만, 검은 옷이나 무색 옷도 세탁이 잦았다. 중국의 시골 사람들 중에는 때에 전 옷을 입고 있는 것이 자주 눈에 띄었고, 유럽의 공장 직공과 우리의 공장 직공을 비교해보아도 우리가 더 깨끗이 입는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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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할 때 눈두덩이 얻어맞아 멍든 것처럼 거무튀튀하거나 푸르뎅뎅한 것을 자주 보는데, 나로서는 그것이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고, 또 눈썹도 보통 사람을 벗어난 괴상한 모양새로 그린 것이 나로서는 미감을 자아내지 못한다.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아도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한다. 혹시 청년들은 미감이 다를까 하여 물어보았더니 어떤 청년이 대답하기를, 나의 결혼 상대자나 아내라면 싫어 거절하겠지만, 다른 처녀나 남의 부인인 경우는 호기심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는 모호한 표현을 했다.

 나는 항상 이상하게 생각하는 일이 있다. 평소 잘 알고 있는 처녀의 결혼식 주례에 나가보면 평소에 얼굴이 예쁘다고 생각했던 신부가 평소만 못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신부의 화장이라면 전문가가 최고의 정성과 기술을 쏟았을 테고, 또 괴상한 화장을 한 것이 아닌데도 어찌 평소보다 예쁘기는커녕 평소만 못하게 보일까. 아마도 그것은 화장이 짙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3 월 21 일 목요일의 산책  

  사람은 사람의 주인이 아니다. 《에픽테토스》

     누에가 뽕잎을 써는 것처럼 부시럭 부시럭 하는 소리가 간간이 머리맡에서 들렸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릴까 하고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들창 앞으로 다가 앉으며 창 밖으로 귀를 기울였다. 이번에는 똑똑 후드득 후드득 개초(蓋草)를 그저 못 해서 뒤꼍 헛간에 묶어서 세워 놓은 짚단과 수수깡이 사이에서 잊어버린 만큼이나 오랫동안 듣지 못하던 소리가 점점 크게 점점 똑똑하게 잦은 가락으로 들린다. 바람이 일어 청솔가지로 둘러싼 산울을 우수수 우수수 흔들다가 덧문 창호지에 굵은 모래를 끼얹는 듯이 휘뿌리는 것은 틀림없는 빗소리가 아닌가？ 「오오 빗소리.」 《심훈 沈熏/상록수 常綠樹》

[임성삼; 비가 더 왔으면 좋겠습니다.]

 밤에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물가를 거닌다. 달이 비친 수면은 고요한데 이따금 물고기가 수면 위로 솟았다 떨어지면서 내는 투명한 소리. 그 투명한 음향이 밤의 정적을 지나 우리의 가슴에 가벼운 파문을 던진다. 살아 있다는 것은 언제나 이처럼 절실한 것을.

3 월 20 일 수요일의 산책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자비심을 베풀고, 하느님이 가르쳐 주신 그대로의 정의를 지켜 물러서지 않습니다. 《A.링컨》

낙엽에 쌓인 옹달샘이   

아무도 모르게 바위 틈에서 흐르고……   

물 위에 뜬 낙엽   

훅훅 불며   

목 마른 입 가져다 대이며   

낙엽 냄새 풍기는   

샘물은 단물   

산비둘기는   

어디서 저리 우느뇨？   

고개 들어 치어다보는 눈에   

산비둘기 보이지 않고……   

조름 조는 듯   

고운 산개나리꽃   

내 머리 위에서   

방긋이 웃네. 《장만영 張萬榮/산개나리꽃》

[임성삼; 우리 학교 2 호관 북편에 15 그루 쯤의 산수유가 노란 꽃을 활짝 피우고 있습니다.]

     에라스무스는 미덕이 인간성에 근거할 수 있다는 믿음, 관용이 열광만큼이나 적극적인 추진력이 될 수 있다는 믿음에 자신의 생애를 걸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정신적인 삶을 믿었다. 사려 깊은 사람은 선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역사상 모든 시대의 위대한 저술들을 읽고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시대를 좀더 올바르게, 그리고 좀더 행복하게 살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호메로스에서 돈 키호테까지 Perspectives in Western Ciilization, 랭어 엮음, 박상익 옮김, 푸른 역사, 2001>       

 3 월 19 일 화요일의 산책    

     그대는 매일 5 분씩이라도 나라를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도산 안창호 安昌浩 1878(고종 15). 11. 9 평남 강서~1938. 3. 10 서울>

봄이 오는 고갯길에

     나는 지금까지 그야말로 우연한 기회에 어떤 값어치가 있는 일을 성취시킨 적이 없다. 나의 여러 가지 발명 중, 그 어느 것도 우연히 얻어진 것은 없었다. 그것은 꾸준하고 성실히 일을 함으로써 이룩된 것이다. <에디슨 1847. 2. 11 미국 오하이오 밀런~1931. 10. 18 뉴저지 웨스트오렌지>

3 월 18 일 월요일의 산책    

     진리의 말은 단순하다. 《아이스킬로스 Aischylos BC 525?~BC 456》

     매화가 조춘만화(早春萬花)의 괴(魁)로서 엄동을 두려워하지 않고 발화하는 것은 그 수성(樹性) 자체가 비할 수 없이 강인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 동양 고유의 수종(樹種)이 그 가지를 풍부하게 뻗치고 번무(繁茂)하는 상태를 보더라도 이 나무가 다른 과수에 비해서 얼마나 왕성한 식물인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또한 매실(梅實)이 그 독특한 산미(酸味)와 특종의 성분을 가지고 고래로 귀중한 의약의 자(資)가 되어 효험이 현저한 것도 마땅한 일이라 할 수밖에 없다. 《김진섭 金晋燮/매화찬 梅花讚》

     매화는 본디 백매(白梅)를 상품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홍매에도 또 다른 화사한 멋이 있다. 그리고 나의 집 홍매는 아주 새빨간 진홍으로 빛깔이 희귀하다. 검붉은 용틀임의 기고(奇古)한 등걸과 청초하게 빼낸 성긴 가지에 드문드문 피어나는 빨간 구슬 같은 꽃잎은 아리따움이 겨워 매혹적이다. 《신석초 申石艸/사매화기 思梅花記》         

* 소금만 먹다; 불교의 백유경

 옛날에 어리석은 사람이 있었다. 하루는 그가 다른 집에가서 음식 대접을 받았다. 그런데 음식이 싱거워 영 맛이 없었다. 집주인에게 말했더니 주인이 맛을 보고는 “이건 형편없군.”하고 부엌으로 가더니 소금을 가져와 약간 쳤다. 그러자 음식은 거짓말같이 맛있어졌다. 그는 마음속으로 무척 기뻐했다. ‘소금을 넣으니 음식맛이 좋아진다. 조금만 넣어도 이렇게 좋아지는데, 많이 넣으면 더욱 맛이 있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주인에게 소금을 듬뿍 얻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음식에 소금을 많이 넣어 먹어 보았다. 그러나 맛이 있기는커녕 짜기만 했다. 하지만 그는, "그럴리가 없어, 내 혀가 어떻게 된거지. 음식맛이 이럴 리가 없어." 그러고는 다른 음식은 먹지도 않고 소금만 먹다가 마침내 병이 나고 말았다.

주(註); 백유경에는 이처럼 어리석은 중생(衆生)에 대한 우언이 자못 많이 있다 볶은 깨가 고소하고 맛있다고 하여, 깨를 볶아서 파종하고는 맛있는 깨가 열리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어딘가 모자라도 꽤 모자라는 사람이다. 그러나 근본을 무시하고 달콤한 열매만 따먹으려는 사람들, 그들의 안이하면서도 말초적인 태도와 행동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목격된다.

3 월 15 일 금요일의 산책    

     어찌할까？ 어찌할까？ 하고 깊이 생각하지 않는 학생은 나도 어찌할 수가 없다. ＊不曰如之何如之何者 吾末如之 何也已矣 《논어 위령공편 論語 衛靈公篇》

  요 며칠 들어 눅눅한 맛이 봄 기운을 느끼게 한다. 먼산에 푸른 아지랑이가 돌고 담 너머 나부끼는 버들 가지가 물이 오른 걸 보면 머지 않아 아이들의 손으로 피리가 되어 나갈 성도 싶으다. 《김말봉 金末峰》  

     다마레이 장군이 적군에 패하여 도망치게 되었다. 수치심에 칼로 자살하려고 하는데 문득 개미 한 마리가 기어가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개미는 자그마한 먹이를 물고 가다가는 쓰러지고 또 쓰러지는 것이었다.

 흥미를 느낀 다마레이는 계속 따라갔다. 개미는 먹이를 69 번 떨어뜨렸고 70 번째에 개미굴로 들어갔다. 다마레이는 외쳤다.

“나는 이제 결국 한 번만 실패하지 않았는가?”

용기를 얻은 그는 결국 승리의 장군이 되었다.

3 월 14 일 목요일의 산책    

     진리는 걸음을 계속한다. 그 무엇이고 이것을 중지시키지는 못한다. 《E.졸라》   

     가로수에는 도시인의 꿈이 있다. 석회와 강철과 매연 속에서 생활하는 도시인에게 가로수는 잃어버린 사연의 밀어를 속삭여 준다. 프랑스의 마로니에, 독일의 보리수, 미국의 목련, 그리고 이탈리아의 포플러…… 나라와 도시마다 제각기 다른 가로수의 특징이 있고,  그것이 또한 그 고장의 신화를 만들어 주고 있다. 겨울눈이 녹고 쇠잔했던 태양이 소생하는 무렵이면 우리의 플라타너스, 먼지 낀 가로수에도 속잎이 피어난다. 겨우내 매연으로 그을린 빌딩의 회색 벽도 얼마 안 있으면 푸른 가로수의 이파리로 가리어질 것이다. 《이어령 李御寧/증언(證言)하는 캘린더》   

  프러시아의 프리드리히 대왕 (Friedrich II,  1712~1786 )이 7 살이었을 때 그의 아버지 프리드리히 1 세가 아들을 위해 입안하여 실행한 학습 계획:

일요일

* 아침 7 시에 기상할 것.

* 즉시 슬리퍼를 신고 침대 앞에 엎드려 하나님께 짧은 기도를 올릴 것. 방안에 있는 사람 전원에게 똑똑히 들리도록 기도해야 한다. 그 후 즉시 옷을 입고 깨끗이 세수를 한 다음, 옷차림을 매만진다. 위의 모든 일을 15 분 이내에 완료할 것. 따라서 시간은 7 시 15 분이 된다.

* 그 후 황태자의 시종 전원과 황태자의 선생님이 들어가서 전원이 무릎을 꿇고 주기도문을 외운다. 이어 선생님은 성서의 한 구절을 읽고, 찬송가 한 두 곡을 부른다. 이상으로 시간은 7 시 45 분이 된다.

* 다음에 시종은 모두 방 밖으로 물러갈 것. 그런 다음에 선생님은 내 아들과 함께 일요일의 복음서를 읽고, 간단한 해설을 해 주어 아들이 참다운 그리스도 교도가 되는 데 필요한 정신을 집어넣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약간의 교리 문답을 복창(復唱)시킬 것. 이상은 9 시까지 끝내기로 한다.

* 그 후 내 아들을 데리고 나에게 오도록 한다. 나와 함께 교회에 다녀와서 아침식사를 한다.

* 그 날의 나머지 시간은 그의 자유이다.

* 밤 9 시 반에 아버지를 찾아와 밤 인사를 하게 한 다음 즉시 방으로 돌아가 신속히 옷을 벗고 세수를 할 것.

* 이 후 선생님과 함께 무릎을 꿇고 앉아 기도를 올리고 찬송가를 부를 것. 이 때는 역시 시종 전원이 참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과가 끝난 후엔 즉시 취임할 것. 따라서 10 시 반에는 취침하기로 한다.

월요일

* 아침 6 시에 기상시킬 것. 기상 후에는 어물어물하다가 또다시 졸리지 않도록 속히 움직이도록 서두를 것. 다음에 일요일과 마찬가지로 무릎을 꿇고 짧은 기도를 올린다.

* 7 시까지 일요일과 같은 세수, 옷입고, 기도를 마친다.

* 7 시부터 9 시까지, 선생님과 함께 역사 공부.

* 9 시 정각에 노르테니우스가 들어가 10 시 45 분까지 그리스도교에 관한 수업

* 10 시 45 분, 황태자는 재빨리 얼굴을 물로 씻고, 손은 비누로 씻을 것. 그 후에 흰옷을 입고 옷차림을 매만진 다음 저고리를 입고 11 시에 나에게 올 것. 내 곁에서 2 시까지 지내기로 한다.

* 2 시 정각에 자기 방으로 돌아간다. 선생님도 같이 방에 들어가 3 시까지 지리 학습. 그 경우, 전 유럽의 각국 및 여러 도시의 세력의 강약 관계, 영토의 대소, 빈부의 상황 등을 상세히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 3 시부터 4 시까지는 선생님의 지도하에 독일어로 편지 쓰는 요령을 배운다. 그 경우에는 올바른 언어의 용법을 익히도록 유의할 것.

* 정각 5 시, 손을 씻은 다음 국왕에게 간다. 그 후 야외로 마차를 타고 멀리 가서 놀기로 한다. 방안에 틀어박혀 딴 짓으로 기분을 전환시키려고 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제멋대로의 행동은 일체 허락하지 않는다.

 이 월요일처럼 화, 수, 목, 금요일도 매일같이 동일한 스케줄이었으며, 다른 점은 수업의 내용 정도였다. 그리고 토요일이면 7 세의 황태자는 감독관인 핑켄시타인과 카르크시타인의 입회하에 시험을 치러야 했다. 그 일주일의 학습 내용을 습득(習得)했다고 인정받으면, 그 날 오후는 자유 시간이 되었다. 불합격되면 2 시부터 6 시까지 지난 일주일 동안에 달성하지 못했던 부분을 복습해야 했다.

 성 안에서 절대로 허락되지 않는 독서의 즐거움을 해결하기 위해 돈을 빌어 서적을 구입하였다. 이것이 알려진 1730 년까지 황태자의 장서는 4000 권 가까이 되었다.

 볼테르와의 교제는 젊은 프리드리히에게는 하나의 전기가 되었다. 24세 때, 당시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던 18 세 위의 볼테르에게 철학에 관한 질문을 편지로 보내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두 사람 사이에 편지가 왕래하기 시작하여 거의 40 년에 걸쳐 볼테르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1739 년 2 월 3 일에는 27 세의 황태자가 다음과 같이 볼테르에게 편지하였다.

 나의 연구에 관한 보고로서 물리학 분야에 있어서의 약간의 성과를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배기(排氣) 펌프를 사용하는 실험을 모두 다 해볼 셈입니다만, 역시 두어 가지의 새로운 실험을 고안했습니다. 한 가지는, 시계 뚜껑을 연 채로 배기통 속에 넣고 시계가 제대로 가는 지 늦어지는지, 그렇지 않으면 멎어 버리는지 관찰하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실험은 공기와 발아(發芽)력의 관계를 조사하는 것입니다. 흙을 조금 떠다가 완두콩을 한 알 심어 배기통 속에 넣고서 펌프로 공기를 뺍니다. 틀림없이 그 콩은 싹이 트지 않을 것이 아닙니까. 공기와 발아력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임성삼;  프리드리히 대왕은 삼류국가였던 프러시아를 유럽의 강국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업적과 위의 교육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아직 정리하지 못하였습니다.]

3 월 13 일 수요일의 산책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데 있지 않고, 사람을 만드는 데 있다. 《J.J.루소》  

     새끼 게는 즐거웠습니다. 보료같이 보드라운 물이끼가 깔린 바위 위에서 동무들과 뛰놀기도 하고 햇빛이 화사하게 내리쬐는 강기슭에 나가 해바라기를 하기도 합니다. 담뿍 햇볕을 쏘이면서 입으로 거품을 내뿜어 거품 방울마다 무지개를 어리게 하는 장난도 합니다. 《황순원 黃順元/달과 발과》

     불가능하다고 확신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거기에 상반되는 사실에 직면하고서도 좀처럼 그 생각을 고치지 못한다. 로버트 풀턴이 그의 증기선을 처음 공개 시험했을 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믿었던 사람 중의 하나가 강변의 군중 속에 끼어, 저 배는 「움직이지 않을 거야.」를 되풀이하고 있었다. 그런데 돌연 증기를 구름같이 내뿜더니 기선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그 사내는 한참 동안 눈이 휘둥그래져 있다가 이번에는 저 배는 「멈춰지지 않을 거야.」를 연발하기 시작했다.

3 월 12 일 화요일의 산책    

     승리는 가장 끈기있는 사람에게로 돌아간다.    <나폴레옹>  

       봄 비 ---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어느 분야에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한결같이 쉬지 않고 부지런히 자신이 뜻하는 바를 향하여 걸었던 사람들이다. 크게 성공한 사람일수록 그 뒤에는 그만큼 큰 노력이 숨어 있다. 결국 사람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 부지런한 만큼 거두어들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패를 걱정하지 말고, 먼저 부지런히 목표를 향하여 노력하라. 노력한 만큼 반드시 보상을 받을 것이다. <노만 V. 필>

3 월 11 일 월요일의 산책    

     민중 속에서 진리와 정의와 평등을 위해서 끊임없이 싸우는 것 -- 그 이상으로 존귀한 생활은 아마도 바랄 수 없을 것이다. 《P.A.크로포트킨/청년에게 호소한다》  

     으스름 달밤에 그윽한 매화 향기가 스미어 들어올 때 그것이 고요한 주위의 공기를 청정화(淸淨化), 신성화(神聖化)하며 그윽하게 풍겨 오는 개(槪)가 있다. 《문일평 文一平/호암전집 湖岩全集》             

       갑, 을, 두 사람의 학자가 있었다. 그 두 사람은 어떠한 점에서도 일치되는 법이 없었다. 갑은 엄하기 짝이 없었고 조그만 일에도 화를 잘 내고 했지만, 을은 선량하고 온순했다. 어느 때 갑에게 한 사람이 찾아와서, 「나는 참된 신앙을 갖고 싶습니다. 그러나 내가 한 발을 중심으로 하고 한 바퀴 빙 돌 동안에 가르쳐 주셔야 합니다.」 하고 말했다. 갑은 화를 벌컥 내면서 그를 쫓아 버렸다. 그래서 그 사람은 이번에는 을에게 가서 같은 청을 했다. 「내가 원하는 일을 남에게 하라.」 하고 을은 대답했다. 그의 이 짧은 말은 모든 가르침을 다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남에게서부터 주입된 진리는 단지 우리들의 외면에 붙어 있을 뿐이다. 그것은 인공적인 갈빗대다. 의치, 또는 융비술로 만든 코와도 같은 것이다. 자기 자신의 사색으로써 얻은 진리는 우리들의 참된 갈빗대다. 오직 그것만이 실제에 있어서 우리들에게 속하고 있는 것이다. 《A.쇼펜하우어》  

3 월 8 일 금요일의 산책    

     이 세상에서 가장 상쾌한 과일은 다름 사람들에게 고마워하는  '감사'이다. 《메난드로스/단편 斷片》

Menandros BC 342~BC 292?

마음 --- 김광섭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나리고

숲은 말없이 잠드나니

행여 백조(白鳥)가 오는 날

이 물라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

     만일 세상에 비난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되는 습관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악수의 습관이다. 그러나 이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습관도 방금 심리(審理)에 걸린 모양이다. 신문지상에 이에 대하여 위생적인 이유에서 엄중한 고발이 나왔고, 우리들은 만나고 헤어질 때에 상호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좀 위생적인 방법을 채택하도록 종용받고 있는 것이다. ……인사할 때 거기 수반하여 손잡는 맛이 없다면, 그것은 일격을 가하는 기분, 혹은 신성 모독과 같은 느낌일 것이다. 그것은 날인이 없는 증서 같을 것이고, 서명까지도 타이프로 찍은 편지처럼 공식적일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손으로 하여금 그 본연의 임무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손은 반감을 살 것이고, 우리 주머니 속이나 등뒤에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고, 단추를 만지작거리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는 손을 쇠사슬로 묶어 두어야 할 것이다. 손이 동기간의 손에 뛰어 덤비는 충동은 본능이고, 격렬한 것이다. 물론 이 습관에는 불리한 점도 있다. 아무리 해도 잡고 싶지 않은 손, 미지근하고 끈적거리는 손, 맥없고 시들부들한 손, 뼈만 있는 억센 손 들이 있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당찮은 말인지는 몰라도, 악수가 육체적·정신적 건강 상태를 아는 데 그리 나쁘지 않은 단서가 될 수 있다. ……어떤 인격은 악수 속에 녹아 들어오는 것같이 생각된다. 악수는 너무 표현력이 강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써 인격에 대한 것이 완전히 드러나고 마는 것이다. ……악수는 서로 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결코 악수가 아니다. ……이 악수의 의례는 우리들이 때때로 벌금을 지불해야 할 만한 가치가 있다. 그것은 동양인의 의례적인 액수례(額手禮)와 러시아인의 거창한 포옹과의 중간적인 온건한 중용을 취한 것으로서, 아라비아인의 손끝을 가슴에 대는 예, 그것은 일종의 축도와 같은 것인데, 그것만큼 위엄은 없다 하더라도 따뜻한 맛과 인간적인 우애 정신을 더욱 지닌 것이다. 《A.G.가드너/악수론 握手論》

3 월 7 일 목요일의 산책    

     진리를 등불로 하고, 진리를 의지할 곳으로 하라.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말라. 《석가모니 釋迦牟尼》   

      그들의 머리 위에는 둥근 보름달이 훤한 그 얼굴로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노가 삐거덕하며 뱃머리가 물살을 가를 때마다 달빛은 장쾌한 웃음소리와 같이 호면(湖面)에 부서졌다. 부드러운 바람과 함께 배가 물살을 뛰어넘으면 달빛은 고기떼처럼 하얀 배때기를 뒤집은 채 미끄러져 달아났다. 《김동리 金東里/사반의 십자가(十字架)》

* 3층집 짓기; 백유경

 옛날이 어떤 부자가 살았는데 어리석어 아는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었다. 다른 부자집에 가서 보니 3 층 누각이 넓고 화려하며 처마도 높고 시원스러웠다. 부자는 그 집을 지은 목공을 불렀다.

 "나는 아래 두 층은 필요 없으니 빨리 내게 가장 윗층만 지어주게."

 목공이 대답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가장 아래층을 짓지 않고 2 층을 지을 수가 있으며, 2 층을 짓지 않고 어찌 3 층을 지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부자는 고집스레 말했다.

 "나는 아래 두 층은 필요 없으니 어서 내게 가장 위층을 지어 주게."

<우언의 재미와 교훈, 윤승준 지음, 월인 출판, 2000.>

 [임성삼; 학문을 배우는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입니다. 3 층 집으로 비유해서 말하면 곧 이해가 가지만, 정신적인 3 층에 대하여는 잘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3 월 6 일 수요일의 산책    

     상식은 본능이며, 그것이 충분히 있는 것은 천재다. 《G.B.쇼 George Bernard Show 1856~1950》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 김영랑                     

내 마음의 어딘 듯 한 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돋쳐오르는 아침 날빛이

빤질한 은결을 돋우네

가슴엔 듯 눈엔 듯 또 핏줄엔 듯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 있는 곳

내 마음의 어딘 듯 한 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 수주대토(守株待兎); 한비자[ 韓非子;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말기 사상가 한비(韓非)와 그 문류(門流)의 저서]

 송(宋)나라에 농부가 있었다. 밭에 그루터기(株, 그루 주; 나무, 곡식 따위의 줄기의 밑동)가 있었는데, 토끼가 뛰어가다가 거기에 걸려 목이 부러져 죽었다. 그리하여 쟁기를 내던지고 그루터기를 지키고 앉아 또다시 토끼가 걸리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토끼는 다시 얻을 수 없었고 그는 송나라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지금 과거의 정치 방법으로 현재의 백성을 다스리려 한다면, 이는 그루터기를 지키고 있는 것과 같다.

주(註); 열심히 땀흘려 일하는 농부라면 밭 한 가운데 있는 그루터기는 뽑아버려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우언의 재미와 교훈, 윤승준 지음, 월인 출판, 2000.>

3 월 5 일 화요일의 산책    

     소년은 늙기 쉽고 배움을 성취하기는 어렵다. 한 치의 광음(光陰; 시간)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 

＊소년이로 학난성 少年易老學難成 

    일촌광음 불가경 一寸光陰不可輕 《주희 朱熹 1130∼1200》   

푸른빛이 창에 비친다. 풀을 뽑지 않고 놓아 둔다. 오직 독서가 낙이다(봄).

훈풍에 거문고를 뜯는다. 오직 독서가 낙이다(여름).

달을 바라본다. 서리가 하늘에 가득하다. 오직 독서가 낙이다(가을).

피어 있는 두어 송이 매화는 천지의 마음이다. 오직 독서가 낙이다(겨울). 《주희 朱熹 1130∼1200》

     부호가 되고 영웅이 되고자 함은 인류 향상의 욕망이다. 그러나 부호와 영웅은 도연(徒然)의 산물이 아니라 상당한 노력과 분투를 쌓아야 얻는 것이니, 부호는 부호 될 만한 근면이 있고 영웅은 영웅 될 만한 분투가 있음이거늘 다만 타인의 이성(已成)한 굉공대업(宏功大業)의 미명에만 유연(流涎)하여 부호는 되고자 하되 근면을 피하고 영웅은 되고자 하되 분투를 싫어하면 세상에서 어찌 타태(惰怠)의 사람에 일확천금(一攫千金)의 부가 있을 것이며, 퇴굴(退屈)의 사람에게 좌수영명(坐受榮名)의 영웅이 있으리요. 《한용운 韓龍雲 1879∼1944/조선청년(朝鮮靑年)에게》       

* 동아일보 3 월 5 일; 남한 지난해 음식 쓰레기 400여만 t - 북한주민 한해 식량보다 많다[정부 발표]

북한의 주식 소비량; 395만 ton

남한의 음식 쓰레기; 405만 ton

   채소 215만 ton(53%)

   어육 117만 ton(29%)

   곡류  53만 ton(13%)

   과일  20만 ton(5%)

음식 쓰레기 재활용율; 56.6 %, 8조 원 경제손실, 처리에 4천억 원 소요.

참고; 북한의 주식은 쌀, 보리, 감자, 고구마

[임성삼; 비교가 올바로 된 것인가를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비교를 정확히 하려면 북한의 주식과 우리 쓰레기의 곡류를 비교해야 합니다.

또한 쓰레기 중의 곡류가 수분 몇 %짜리인지를 밝혀야 합니다. 곡류 중의 수분 함량은 10% 정도이나 쓰레기 중의 곡류의 수분 함량은 60% 정도이므로 직접적인 무게 비교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3 월 4 일 월요일의 산책    

     성공의 비결은 그 지망(志望)하는 것이 일정하고 변하지 않는 데에 있다. 사람들이 성공 못 하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외곬으로 나아가지 않았기 때문이지 성공의 길이 험악해서가 아니다. 한마음 한뜻은 쇠를 뚫고 만물(萬物)을 굴복시킬 수 있다. 《B. 디즈레일리 Benjamin Disraeli, lst Earl of Beaconsfield 1804~1881》  

장백산에 기(旗)를 꽂고 두만강에 말 씻기니   

썩은 저 선비야 우리 아니 사나이냐   

어떻다 능연각상(凌烟閣上)에 뉘 얼굴을 그릴꼬. 《김종서 金宗瑞 1390∼1453(고려 공앙왕 2∼조선 단종 1)》

     석가는 무엇을 위하여 설산(雪山)에서 고행을 하였으며, 예수는 무엇을 위하여 황야에서 방황하였으며, 공자는 무엇을 위하여 천하를 철환(轍環)하였는가？ 밥을 위하여서, 옷을 위하여서, 미인을 구하기 위하여서 그리하였는가？ 아니다. 그들은 커다란 이상, 곧 만천하의 대중을 품에 안고, 그들에게 밝은 길을 찾아 주며, 그들을 행복스럽고 평화스러운 곳으로 인도하겠다는 커다란 이상을 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길지 아니한 목숨을 사는가시피 살았으며, 그들의 그림자는 천고에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가장 현저하여 일월과 같은 예가 되려니와, 그와 같지 못하다 할지라도 창공에 번쩍이는 뭇 별과 같이, 산야에 피어나는 군영(群英)과 같이, 이상은 실로 인간의 부패를 방지하는 소금이라 할지니, 인생에 가치를 주는 원질(原質)이 되는 것이다. 《민태완 閔泰瑗/청춘예찬 靑春禮讚》          

3 월 1 일 금요일의 산책    

     삼일 운동은 정확하게 평가해서 결코 신화일 수 없으며, 우리 한민족이 적어도 근세사 이후엔 처음으로 세계 만방에 보여 준, 민족의 영생을 과시한 거족적 항거이었던 것이다. (1969 년 3 월 1 일<조선일보> 사설)

매화 피다커늘 산중(山中)에 들어가니   

봄눈 깊었는데 만개의 골짜기(萬壑)가 한 빛이라   

어디서 꽃다운 향내는 골골이서 나느니. 《무명씨 無名氏》

모택동은 서방국가 원수들이 방문했을 때마다 하는 연설문이 항상 정해져 있었다. 미국의 외교관이 모택동을 방문했을 때에도 그는 전처럼 똑같은 연설문을 시작했다.

"우리 조상들은 머리가 아주 좋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는 공자와 같은 최고의 철학자가 있었지만 그리스 사람들과 같이 철학자인 소크라테스처럼 독살시키지 않았고,

인쇄기계는 송나라 때 이미 발명했으나, 신문은 만들어내지 않았습니다.

화약을 일찍부터 발명했으나 단지 불꽃놀이에만 사용했고,

나침반을 발명했으나 미국 같은 나라를 발견하는데 쓰지는 않았습니다."

<소크라테스 시장에 가다, 폴 임 지음, 평단 출판, 2001 년 발행> [임성삼; 실화라고 보증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