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금요일

   모든 일은 연습이 9/10이다. <에머슨>

 소나무 산에 한가히 살며

                                        정구(鄭矩)

蓬蓽門前一老松(봉필문전일노송) : 사립문 앞 소나무 한 그루

百年春雨養髯龍(백년춘우양염룡) : 백년 봄비 맞아 용이 되었소

暮天霜雪埋窮壑(모천상설매궁학) : 저문 하늘 눈서리에 산골짝에 묻혔어도

看取亭亭特殊容(간취정정특수용) : 정정한 그 모습 특출하여라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10편 향당(鄕黨)]

趨進, 翼如也. 추진, 익여야.

국빈을 인도할 때는 종종걸음으로 하였고, 이때 두 옷소매는 새의 날개를 편 듯 단정하게 보였다.

賓退, 必復命曰: 賓不顧矣. 빈퇴, 필복명왈: 빈불고의.  

국빈이 간 후에는 반드시 임금에게 복명하셨다. “국빈은 만족하여 돌아가셨습니다.”

 * 러시아와 터키의 전쟁을 조정하기 위해 1878년 ‘베를린 회의’가 개최되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7개국의 대표가 참석하고 비스마르크가 의장이 되었다. 회의가 끝나고 어떤 사람이 비스마르크에게 물었다.

“누가 세계 제일의 외교관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비스마르크가 대답했다.

“두 번째는 당연히 영국의 디즈레일리이지.”

 <웃으며 사는 지혜, 김덕문 엮음, 출판시대, 1999>  

* 5월 30일 동아일보; 심한섭, 전 보사부 약정국장

- 지구상에는 진단이 가능한 질병이 약 2500종 있고, 그중 약 500종만이 직접 치료제가 나와 있다. 나머지 2000여종은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을 택하거나 수술로 병소를 적출할 수 있을 뿐이다. 

- 대부분의 국가들이 방위예산은 엄청나면서도 질병 대책비용은 미미하다. 그러나 질병으로 인한 피해는 전쟁에 비할 바 아니다. 1918년 스페인독감으로 3000만명, 1960년 홍콩독감으로 3만여명 등 인명 손실 규모는 가히 인류의 종말을 거론하게 한다. 특히 최근 인구와 화물의 국가간 이동이 수월해지면서 이들 질병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약 7억달러, 10여년의 노력이 필요하다. 반면 투자 재원의 회수 가능성은 30%에 불과하다. 현재 지구상의 신약 개발은 미국이 약 60%,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연합이 약 20%, 나머지를 일본 등 기타 국가가 수행하고 있다.

 5월 29일 목요일

   그대들의 일을 사랑하라. 그러나 그대들의 업적을 사랑하지 말라. 《V.V.마야코프스키》

 증명선사에게

                                        강회백(姜淮伯)

人情蟬翼隨時變(인정선익수시변) : 인정은 매미 날개 짓처럼 수시로 변하고

世事牛毛逐日新(세사우모축일신) : 세상사 소털 나듯 나날이 새로워라

想得吾禪師榻上(상득오선사탑상) : 우리 스님 책상 위에 앉아

坐看東海碧潾潾(좌간동해벽린린) : 푸른 물결 넘실대는 동해 바다 보고 싶소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10편 향당(鄕黨)]

君召使擯, 色勃如也, 足躩如也. 군소사빈, 색발여야, 족곽여야.

임금이 불러 국빈의 대접을 맡기면, 낯빛을 긴장하여 발이 움직여지지 않을 만큼 조심하였다.

揖所與立, 左右手. 衣前後, 襜如也. 읍소여립, 좌우수. 의전후, 첨여야.  

국빈과 인사하는 곳에서 함께 서 있을 때는, 왼손과 오른 손을 올리고 내리는 경우 옷의 앞과 뒷 자락이 조금도 흐트러지는 일이 없었다.

 * 인디라 간디는 어린 시절에 그녀의 온 가족이 영국정부에 항쟁하다가 감옥에 드나드는 것을 보면서 자랐다.[임성삼; 인디라의 아버지 네루의 말 - 자유는 감옥의 벽 사이에 있다] 어느날 간디의 집을 방문한 젊은이가 어린 인디라 간디에게 물었다.

“아버지께서 집에 계시냐?”

“아니오, 감옥에 가셨어요."

"어머니는?“

“엄마도 감옥에 가셨어요.”

“그럼, 할아버지는 계시겠지?”

“아니오, 할아버지도 감옥에 가셨어요.”

<소크라테스 시장에 가다, 폴 임, 평단, 2001>

 5월 28일 수요일

   지성을 동반하지 않는 명성과 부는 위험하다. 《데모크리토스》

 백운산을 오르며

이성계(李成桂)

引手攀蘿上碧峯(인수반라상벽봉) : 댕댕이 넝쿨 휘어잡고 상상봉을 오르자니

一庵高臥白雲中(일암고와백운중) : 한 암자가 구름 속에 누워있네

若將眼界爲吾土(약장안계위오토) : 만약 눈에 보이는 대로 나의 땅이 된다면

楚越江南豈不容(초월강남기불용) : 중국의 초월강남 땅인들 어찌 넣지 못 하리오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10편 향당(鄕黨)]

君在, 踧踖如也. 與與如也. 군재, 척착여여. 여여여야.

[공자님 께서는] 임금이 계실 때는 공경하고 주저하는 것 같이 행동하면서도 태연하게 하셨다.

 * <다시 일본 사신 붕중에게 답함; 김감 金勘 1466~1509(세조 12~중종 4)>

 어제 보내주신 편지를 서너 번 내리 읽어 본 결과, 비록 그 사이에 납득되지 않는 것도 있기는 하나, 그 대략의 내용은 내가 말한 두어 마디 말을 들어서 나를 책망한 것에 불과합니다. 바야흐로 답장을 올리려 하는데 마침 연일 손님이 와서 미처 글월을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더구나 귀하가 한 말이 모두 전일에 대면하여 말했던 것이니, 예의로 보아도 잘못된 것이요, 법으로 따져도 근거가 없고, 실정으로 참작해도 또한 합당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답장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중에는 그대로 지나칠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에, 다시금 고명하신 귀하에게 아뢰오니, 용서하고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보내신 편지에, <국왕의 서한에 도장이 찍혔는가 안 찍혔는가를 따지는 것은 너그러운 처사가 아니다>했는데, 이는 귀하가 양국간에 서로 약속한 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하고 하는 말씀입니다. 부신(符信)을 맞추는 일은 당초 우리나라에서 나온 것이 아니고, 지난 갑오년에 귀국의 사절 정구 수좌(首座)가 국왕의 서신을 싸 가지고 와서 <근년에 사자(使者)가 서신(書信)으로 청구한 것은 모두 간사한 도적놈들이 한 짓인데, 이제부터 통신할 때에는 새 도장으로 진가(眞假)의 증거를 삼자>고 하여, 우리 조정에서 상아 인장 열 개를 만들어 왼쪽 것은 우리가 수장하고 오른쪽 것은 귀국에 보내, 이후로 사신이 오면 모두 이 상아 인장에 의해서 증거로 삼기로 하였던 것입니다.

이것으로 두 나라가 비록 깊은 바다에 의해 가로막혔으나, 전혀 의심될 것이 없어서 이웃 나라끼리 우의가 더욱 굳어졌는데, 지금 귀하가 친구간의 사정만을 생각하고 문득 양국이 대대로 지켜온 신의를 철폐하고자 하여, 두 나라의 선조들의 처사를 경솔하게 비난하고 너그럽지 못하다고까지 여기니, 나는 그것이 옳은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보내신 편지에, <우리나라 백성들이 이 사실을 알면 어찌 분개하지 않겠는가>했으니, 모르긴 하지만 귀하의 이 말은 나를 희롱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나에게 공갈하는 것입니까? 어찌 말같지 않은 말을 하십니까? <다시 일본 사신 붕중에게 답함; 김감 金勘 1466~1509(세조 12~중종 4)>

귀하는 친히 신서(信書)를 받들고 겸하여 우부(右符)를 싸 가지고 우리 조정을 예방하여 후한 예우를 받았고, 귀 일행은 부험(符驗)이 없는 까닭으로 도로 돌려보냈지만, 오히려 배와 양식을 내어 돌아갈 노자를 넉넉히 주었습니다. 그러니 귀국의 왕은 반드시 우리 조정이 언약을 굳게 지켜, 이웃의 정의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해서 기쁘게 여길 것이요, 귀국의 신하들도 역시 선왕의 법을 어김도 없고 잊음도 없이 하여 준수하기로 한 것이거늘, 어찌 바르지 못한 망상을 내어 갑자기 옛 정의를 변하게 할 이치가 있겠습니까.

 가령, 섬에 사는 간사한 무리들이 몰래 변방에서 일어나더라도, 천도(天道)는 순한 것을 도와서 착한 자에게 복을 주고 악한 자에게 화를 내리는 법이니, 비록 귀국의 법망에 걸리지 않더라도 반드시 장차 그들의 간장과 뇌수가 우리 변방 장수의 칼날을 더럽히고 말 것이며, 또 나라에 법령이 있다면 반드시 간사한 도적으로 하여금 함부로 날뛰게 하여 순함을 범해서 화를 부르게 하지 않을 것이니, 이는 다른 나라가 알아서는 안 될 수치입니다.

 시 300편을 외고 사방에 다니는 분이 그 말씨가 과연 이럴 수 있습니까. 귀하를 위해 매우 애석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귀하는 일본의 사신이요, 나는 우리 조정의 명을 받드는 관리로서, 함께 대접하고 다니는 사이에 속내를 환히 아는 처지이니, 만약 터럭 한 올이라도 기만하는 일이 있다면 천지의 귀신이 위에서 내려다보고, 곁에서 대질하는 데 어찌 심히 두렵지 않겠습니까.

 보내주신 편지에, <열 개의 상아 인장과 열 통의 서신을 동시에 배에 싣고 떠나서, 서로 먼저 바다를 건너려고 경쟁한 때문이다> 했는데, 이 말은 더욱 사리에 맞지 않습니다. 만약 귀국의 여러 신하가 노(魯)나라 삼가(三家)나 진(晉)나라 육경(六卿)과 같이 서로 세도를 부려 정사가 여러 가문에서 나온다면 혹시 이런 일도 있을 법하지만, 지금 귀국의 전하는 현명하여 권세와 기강을 모두 잡았으니, 절대로 열 개의 부험을 열 사람의 사신에게 맡겨줄 이치가 없을 것입니다. 국교를 위하여 방문하는 길에 어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더구나 3년 만에 한 번씩 예방하는 것은 옛날의 제도요 오늘의 약속이니, 행여 여러 말 말아 주기 바랍니다.

 또 이 일에 대해서 내가 능히 이러고 저러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예조의 처분을 받들어서 귀하에게 통고한 것뿐인데, 귀하가 어찌 나를 나무람이 이토록 심하단 말입니까. 내가 재질이 용렬하고 견식이 어두워서 응대가 불민한 점은 진실로 있었는지 모르지만, 만약 귀 사신들이 접대를 받지 못했다는 것을 나의 허물로 삼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절대로 승복할 수 없습니다. 예조의 회보가 며칠 사이에 가게 될 것이니, 기다려 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말씀한 소무와 이릉의 사실은 아무리 갓 입학한 어린아이라도 다 아 수 있는데, 어찌 대인이 참으로 모른다고 하겠습니까. 다만 인용한 것이 적당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조롱한 것이니, 그저 글 장난입니다.

 편지 중에 있는 내용을 일일이 다 답하지는 않겠습니다. 만약 하나하나 답한다면 반드시 여러 말이 될 것이니, 주인으로서 손님 대접하는 도리가 아니므로 참고 그만두는 것입니다.

 편지와 아울러 보내 준 시편을 다시 보고, 더욱 대인이 시문에 있어 정확한 안목을 갖추고 삼매의 솜씨를 얻은 것을 알 수 있으니, 감탄해 마지않습니다. 나는 본래 불민하여 문장을 배우지 못했고, 또 자신이 재예(才藝)에 대하여 반드시 애를 써야 할 것으로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문필에 종사하지 않은 지 오래입니다. 시에 화답을 못하게 되어 미안하고 부끄러우나,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 재배하고 아룁니다.

김감 金勘 1466~1509(세조 12~중종 4)

조선 중기의 문신. 자는 자헌(子獻), 호는 일재(一齋). 선동(仙洞). 본관은 연안(延安). 1489년(성종 20) 사마시(司馬試)를 거쳐 식년(式年)문과에 을과로 급제, 승문원정자가 되었다. 98년 홍문관 부교리에 올랐고, 1501년(연산군 7)에 부제학(副提學)이 되었다. 이어 각 승지․호조참판․동지성균관사․추쇄도감제조(推刷都監提調)를 겸하였고, 임사홍(任士洪)과 더불어 갑자사화(甲子士禍)를 다스려 예조판서에 임명되었다. 당시 연산군의 폭정에 아첨하여 판중추부사로서 경상도관찰사를 겸임하였으며, 연산군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경서문(敬誓文)을 올리기도 하였다. 1506년 중종반정에 협력해 정국공신(靖國功臣) 2등으로 연창부원군(延昌府院君)에 봉하여졌고, 감춘추관사(監春秋館事)가 되어 《연산군일기》를 편찬하는 데 참여하였다. 1507년(중종 2) 김공저(金公著)의 옥사에 연루되어 금산(錦山)에 유배되었다가 풀려났다. 중종반정 이후, 연산군 때의 총신이었다는 이유로 사림의 지탄을 받았다. 시호는 문경(文敬).

 5월 27일 화요일

   종교는 생활의 부패를 막는 향료다. 《F.베이컨》

 봄날 호수 위에서

                                                신완(申琓)

夜雨新添水沒磯(야우신첨수몰기) : 밤비에 물 불어 강가 돌 잠기고

桃花浪暖錦鱗肥(도화랑난금린비) : 복사꽃 활짝 핀 물가, 물은 따뜻하여 고기 살찌네

棲身湖海心還逸(서신호해심환일) : 강해에 사는 이몸 마음 편안하고

回首風塵夢亦稀(회수풍진몽역희) : 세상일 생각하기 꿈에도 싫어라

苔逕每携烏竹杖(태경매휴오죽장) : 이끼 낀 좁은 길을 죽장 짚고 거닐고

柳汀時拂綠簑衣(류정시불녹사의) : 때로는 물가 버들에서 비 맞은 도롱이 털어낸다

浮雲世事吾無預(부운세사오무예) : 뜬구름 같은 세상 일 나 모르는데

豈向人間說是非(기향인간설시비) : 어찌 남에게 시비곡직을 말하랴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10편 향당(鄕黨)]

朝, 與下大夫言, 侃侃如也; 與上大夫言, 誾誾如也.    

조, 여하대부언, 간간여야; 여상대부언, 은은여야.

강직할 간; 화락하다   온화할 은; 평온하게 토론하는 모양

조정에서 하대부와 말할 때는 화락하게 하셨다[혹은, 숨김없이 솔직히 의견을 나누었다]. 

상대부와 말씀하실 때는 평온하게 말씀하셨다[혹은, 정확히 소신을 털어 놓으셨다].

* 1858년 9월 일리노이 주 찰스턴에서 링컨이 한 연설:

 “나는 어떤 방법으로든 백인과 흑인이 정치, 사회적으로 평등하게 되는 것을 찬성하지 않으며, 찬성했던 적도 없습니다. 흑인에게 선거권이나 배심원의 권한을 주는 것, 그들이 공식적인 지위를 갖는 것, 또한 백인과 결혼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우리와 함께 머무르고 있는 한 그들이 우리처럼 살 수 없으므로 상층과 하층 계급은 반드시 존재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상층의 지위는 백인들에게 할당되어야 한다는 데 찬성하고 있습니다.

- 링컨이 뉴욕 트리뷴지의 호레이스 그릴리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

 “이 전쟁에서 나의 최대 목표는 연방을 구하는 데 있으며 노예제도를 유지하거나 없애려는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한 사람의 노예도 해방시키지 않고 연방을 유지할 수 있다면 나는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노예를 해방시킴으로써 연방을 구할 수 있다면 또한 그렇게 할 것이며, 일부는 노예로 남겨 두고 일부만 해방시킴으로써 연방을 구할 수 있다면 또한 그렇게 하겠습니다. 내가 노예나 흑인에 대해 어떤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그렇게 함으로써 연방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며,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떤 정책도 삼갈겁니다.”

-  링컨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한 달 후 1861년 4월 12일 섬터 요새에 대한 남부의 공격으로 남북전쟁이 시작되었다.

 전쟁이 시작되었어도 노예 문제에 대한 링컨의 태도는 여전히 모호했다. 전쟁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장군들이 점령 지역에서 노예제도를 즉각 폐지하자고 건의했을 때조차 그는 반대했다. 그러나 전투는 북군의 의도대로 전개되지 않고 남군에게 연전연패했다. 결국 전쟁에서 패배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자 링컨은 1862년 7월 노예 해방령을 선포한다. 그 내용은 1863년 1월 1일을 기해서 반란군 지역에 있는 모든 노예는 영원히 자유의 몸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뉴올리언스와 같이 북군이 미리 점령하고 있던 지역의 노예나 남북 경계 주의 노예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또 반란을 일으킨 주라도 90일 안에 다시 연방으로 돌아오면 노예제의 존속은 그대로 인정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1865년 4월 남부연합의 수도 리치몬드가 함락됨으로써 전쟁은 끝났다.

 학자들의 엄밀한 검증에 의할 경우 그는 결코 노예 해방 지지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에 의해 노예 해방이 결정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보장하는 데 많은 사람들이 주저하지 않는다. 극도의 첨예한 문제를 절묘하게 빠져나간 링컨은 가장 현명하게 거짓말을 한 사람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 대통령 사상 가장 정직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세계를 속인 거짓말, 이종호, 뜨인돌, 2002>

 5월 26일 월요일

   수상(首相)이 갖추어야 할 자격은 인내다. 《W.피트》

 장명보의 강가의 집

허목(許穆)

江水綠如染(강수록여염) : 강물은 푸르러 물감 들인 듯

天涯又暮春(천애우모춘) : 타향의 하늘은 저무는 봄

相逢偶一醉(상봉우일취) : 서로 만나 우연히 한잔 술 나누니

皆是故鄕人(개시고향인) : 우리 모두 고향 친구 같아라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10편 향당(鄕黨)]

孔子於鄕黨, 恂恂如也, 似不能言者.   정성 순; 미쁘다

공자어향당, 순순여야, 사불능언자.

공자께서는 고향에서는 온순하시고 공손하셔서 말을 못하는 사람 같으셨다. 

其在宗廟朝廷, 便便言, 唯謹爾.     

기재종묘조정, 편편언, 유근이.

그런데도 종묘와 조정에서는 거침없이 말씀하셨다. 단지 삼가는 일 만은 잊지 않으셨다.

* 루스벨트는 철저할 정도로 '정치가로서의 다음 다섯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 용기, 둘째, 인내심, 셋째, 아주 작은 일에서 아주 큰 일을 보고, 극히 사소한 세부 문제를 포괄적인 전체와 연결시키는 능력, 넷째, 이상주의와 확고한 목적에 대한 분별력, 다섯째, 사람들의 마음속에 결단성을 심어 놓는 능력. 

 그는 또 단점도 많이 갖고 있었다. 그것은, 만사에 느린 점, 이중성(비판자들이 단순한 부정직성이라고 할 만한 것이었다), 일부 대인 관계에 있어서의 솔직성의 철저한 결여(그러나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청을 물리치지 못하는 점, 임시 변통적 수법을 좋아하는 점, 말이 많은 점, 아마추어적 기질, 그리고 「명랑한 보수심」이라고 불린 점 등이 있다. 아마추어적 기질？ 어떻게 보면 그런 것이 분명히 있기는 했다. 그러나 미국 사상 그만큼 솜씨가 뛰어난 실천적 정치가가 일찍이 태어난 적이 없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J.건서》

 5월 23일 금요일

   평등의 결점은 우리가 그것을 우리의 손윗사람에게만 바란다는 것이다. 《H.F.베크》

 서울에 와서

                                  宋時烈(송시열)

綠水喧如怒(록수훤여노) : 푸른 물 성난 듯 소리치며 흘러가고

靑山黙似嚬(청산묵사빈) : 푸른 산은 말없이 찡그리는 듯

靜觀山水意(정관산수의) : 가만히 청산의 속마음 생각해보니

嫌我向風塵(혐아향풍진) : 풍진으로 나가는 나를 미워함이라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唐棣之華, 偏其反而. 豈不爾思? 室是遠而. ｣     

｢당체지화, 편기반이. 개불이사? 실시원이. ｣

민요에 이런 것이 있다. “앵두나무 고운 꽃잎, 팔락팔락 손짓하네. 그대 생각 나네만은, 집이 멀어 못가겠네.” 

子曰: 未之思也, 夫何遠之有?

재왈: 미지사야, 부하원지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아직 생각이 극진하지 못한 것이다. 어찌 먼 것을 탓하겠는가?”

[임성삼; 정확하게 분석하셨습니다.]

 * <미 국가안보국 NSA, 제임스 뱀포드, 곽미경 박수미 번역, 서울문화사, 2002>

 1950년 한국에 대한 공격이 이루어지기까지 몇 주 동안, 한국은 국가안보국의 신호정보 대상국에 올라 있지도 않았다. 일본 주둔의 도청 요원과 해독 전문가의 대부분은 러시아에 관해 일하고 있었다.

 공산국인 중국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었으므로 87명의 요원이 중국의 암호를 전담했다. 그러나 중국의 암호 시스템 중 아무것도 해독하지 못했다. 따라서 요원들은 대부분 발신일이나 수신인, 발신인 같은 통신문의 외적 척도만 조사하는 통신분석을 담당했다.

 한편 전쟁이 터질 당시 한국에는 단 2명의 도청 요원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들이 수집한 통신은 모두 합쳐도 겨우 2백 건에 불과했고, 이들 중 처리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훗날 NSA의 분석에 의하면 “국군 보안국에는 한국어 전문가도, 한국어 사전도, 통신 분석 요원들도 그리고 한국어 타자기도 전혀 없었다.”

 제한된 자료에도 실마리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앞서 2월에 도청했던 소련의 통신문 더미 속에는 엄청난 양의 의료 장비가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운송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거의 같은 시기에 또 다른 통신문은 소련의 무선방향 탐지부대들이 갑작스럽고도 급박하게 남한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음을 보여주었다.

 5월 22일 목요일

   문체(文體)가 청순(淸純)하고 정확한 최대의 문학은 성경이다. 《H.블레어》

 한가한 시간에 두보 시의 운을 빌어

                                                     崔奇男(최기남)

綠樹陰中黃鳥節(록수음중황조절) : 나무 그늘 우거진 곳 꾀꼬리 노래하고

靑山影裏白茅家(청산영이백모가) : 산 그림자 드리운 곳에 흰 띠 집 한 채

閒來獨步蒼苔逕(한내독보창태경) : 한가히 와 푸른 이끼 좁은 길을 혼자 걸으면

雨後微香動草花(우후미향동초화) : 비 갠 뒤 향긋한 향기 풀과 꽃에서 풍겨오네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子曰: 可與共學, 未可與適道; 可與適道, 未可與立; 可與立, 未可與權.

재왈: 가여공학, 미가여적도; 가여적도, 미가여립; 가여립, 미가여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함께 배울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와) 함께 도에 정진할 수 없을 수 있다.

함께 도에 정진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와 함께 확고하게 일에 대처할 수 없을 수 있다.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같이 권력을 가지고 나라 일을 하지는 못할 수도 있다.”

[임성삼; 당연한 개념입니다. 이 개념이 없이 우정만을 강요하는 사람은 함께 커 나갈 수 없는 사람입니다.]

 * <어느 젊은이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 앙드레 모로와, 방곤 옮김, 범우사, 2판 7쇄, 1998>

 자기를 비판하는 데 너무 좋아해도 너무 인색해도 안 됩니다. 당신의 성격에 맞는 일과 당신의 힘의 한계를 넘어선 일을 명확히 구별하여 주십시오. 경험과 관습을 쌓아 올리면 당신의 재능은 크게 향상되어 갈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믿으십시오. 더욱이 자기 자신을 욕해선 절대로 안 됩니다.

 천천히 해 나가십시오. 스토브에 불을 붙일 때, 당신은 먼저 거기에 불쏘시개를 넣고, 그 다음에 타기 쉬운 작은 나뭇 조각을 넣을 것입니다. 불이 타오르고 탁탁 소리내어 탈 때, 당신은 얼른 장작을 한 개비 던져 넣을 것입니다. 그 장작에 불이 붙는 소리가 나면, 또 한 개비, 이런 식으로 당신의 불은 제대로 타들어 갈 것입니다. 작은 나뭇 조각에 불이 붙을 시간이 지나지 않은 채 몇 개비의 큰 장작에 눌려 버렸다면, 그 나무 토막의 불길은 꺼져 버리고 불은 타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것은 당신 인생에 있어서 어느 정도 정곡(正鵠, 고니 곡)을 찌른 광경입니다. 당신은 금방 해야 될 일을 그냥 방치해 두는 것은 아닙니까? 지금부터 필요하게 되는 것을 전부 정돈하십시오. 시작은 작은 나뭇 조각입니다. 일을 착수하는 데 있어서 사소한 것부터 정리하십시오. 큰 장작에 손을 대는 것은 한참 뒤에 가서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의 성취는 확실치 않게 됩니다.

 5월 21일 수요일

   천재란 장기간에 걸친 인내다. 《G.L.L.뷔퐁》

 강남의 봄날

                                               李健(이건)

聞說江南又到春(문설강남우도춘) : 강남에 봄이 와

上樓多少看花人(상누다소간화인) : 누각에 올라 꽃구경 하는 사람 많다지

牧童橫笛驅黃犢(목동횡적구황독) : 목동은 피리불어 소몰이 하고

兒女携筐採白蘋(아녀휴광채백빈) : 처녀들 광주리 끼고 마름 딸거야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子曰: 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

재왈: 지자불혹, 인자불우, 용자불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사람은 의혹됨이 없고, 

어진 사람은 근심함이 없고, 

용감한 사람은 두려워함이 없다.”

 * <쇼펜하우어 수상록, 최혁순 옮김, 범우문고 122, 1997>

 남에게 배워서 얻은 진리는 우리에게 붙어 있을 뿐, 그것은 마치 의수, 의족, 의치, 아니면 초로 만든 코, 다른 살을 이용하여 성형 수술한 코 같은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여 얻은 진리는 살아 있는 수족과 같은 것으로, 그것만이 정말로 우리 자신의 것이다.

 사상가와 단순한 학자의 차이도 여기서 유래한다. 따라서 스스로 사색하는 사람의 정신적 작품은 정확한 빛과 그림자의 배합, 부드러운 색조, 색채의 완전한 조화로 생생하게 약동하는 한 장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보인다. 그러나 단순한 학자의 저작은 색채도 풍부하고 잘 배열되어 있으나 조화가 결여된 무의미한 팔레트와 같다.

 5월 20일 화요일

   위엄은 향기와 같은 것, 위엄을 활용하는 자는 그것을 거의 의식하지 않는다. 《크리스티나 女王》

 나의 뜻을 말한다(言志)

                                       鄭薀(정온)

生世何巇嶮(생세하희험) : 세상 살아 어찌 이리 험준한지

三旬月暈中(삼순월훈중) : 한 달을 두고 달무리 진 것 같소

一身無足惜(일신무족석) : 이 한 몸 족히 아까울 것 없지만

千乘亦云窮(천승역운궁) : 임금 또한 사정이 어렵다하네

外絶動王事(외절동왕사) : 외부에는 나라 일 도울 사람 전혀 없고

朝多賣國凶(조다매국흉) : 조정엔 매국노만 득실득실

老臣何所事(노신하소사) : 나 같이 늙은 신하 할 일이 무엇이뇨

腰下佩霜鋒(요하패상봉) : 허리에는 시퍼런 칼을 차고 있소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정온(鄭蘊, 1569∼1641(선조 2∼인조 19))

조선 중기 문신. 자는 휘원(輝遠), 호는 동계(桐溪)·고고자(鼓鼓子). 본관은 초계(草溪). 정구(鄭逑)를 사숙하고 정인홍(鄭仁弘)을 사사하였다. 1610년(광해군 2) 진사로서 별시문과에 급제하였으며, 14년 부사직(副司直)으로 재직시, 영창대군을 살해한 강화부사(江華府使) 정항(鄭沆)의 처벌을 주장하는 상소를 했다가 제주도에 유배되었다. 유배생활 10년 동안 《덕변록(德辨錄)》 등을 지어 반관자성(反觀自省)하였다. 23년 인조반정 뒤 석방되어 헌납·대사간·부제학 등을 역임하였고, 36년 병자호란 때는 이조참판으로서 조선과 명(明)나라의 의리를 내세워 척화(斥和)를 주장하였다. 항복이 결정되자 자결을 기도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이후 관직을 단념, 덕유산(德裕山)에 들어갔다. 조식(曺植)의 학풍을 이어받아 강개(慷慨)한 처신으로 사림의 추앙을 받았으며, 사후 영의정에 추증되었다. 광주(廣州)의 현절사, 제주의 귤림서원, 함양(咸陽)의 남계서원에 제향되었다. 시호는 문간(文簡).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子曰: 歲寒, 然後知松柏之後彫也. 나무 이름 백  

재왈: 세한, 연후지송백지후조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날씨가 추워진 다음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더디 시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예술에 관한 피카소의 명상, 다니엘 킬 엮음, 조정옥 옮김, 사계절, 1999>

 나는 가끔 내게 말한다. "이것은 무엇인가 잘못되어 있어. 넌 그것을 좀더 잘할 수 있을 텐데..."

 한 가지 일을 다시 하고.... 똑같은 것을 몇 번씩이나 반복한다..... 나는 흔쾌히 그 일에 다시 착수한다. 가끔 그것은 하나의 고정관념이 된다. 똑같은 것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무엇 때문에 작업을 한다는 말인가? 사람은 항상 완전을 추구해야 한다. 물론 이 말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 내게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한 그림에서 다른 그림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계속, 항상 계속해서......

 5월 19일 월요일

   독창력이란 사려 깊은 모방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볼테르》

 하늘의 닭(天鷄)

                                                        홍량호(洪良浩;1724-1802)

天鷄一聲(천계일성) : 하늘 닭, 한번 소리내니

天下鷄鳴(천하계명) : 세상 닭이 따라 운다

海色蒼蒼(해색창창) : 바다의 물빛 짙푸르고

日出之光(일출지광) : 해 돋는 광경 찬란하다

八表同明(팔표동명) : 온 세상 동시에 밝아지는 것

自我東方(자아동방) : 우리 동방에서부터 시작된다

(이하 두 줄 생략)

[임성삼; 번역문의 토씨를 약간 고쳤습니다.]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不忮不求, 何用不臧?’ ‘불기불구, 하용부장?’   

시경에 ‘해롭게도 하지 않으며, 구하지도 않으면, 어찌 착하다고 하지 않겠는가’라고 하였다.

子路終身誦之. 子曰: 是道也, 何足以臧?

자로종신송지. 자왈: 시도야, 하족이장

자로가 늘 이 시를 외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정도로 뭘 그리 우쭐대느냐?”

* 우리나라에서는 5월 19일을 발명의 날로 정해놓고 있는데, 이것은 세종 24년 세자(뒷날의 문종)의 착안에서 비롯된다. 즉 비오는 분량을 그릇에 받아 기록으로 남김 사실에 바탕한 것으로서 서양의 그것보다 실로 200년이나 앞선다.

 석가탑 사리함 속에서 1966년 대단한 보물이 발견되었다. 서기 751년 이전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목판으로 인쇄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그것이다.

그때까지 일본에서 입이 마르도록 자랑하던 ‘백만탑다라니경’의 770년이나, 중국의 ‘금강반야바라밀경’의 868년보다 앞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인쇄물이다.

 우리에게는 고려 때 1234년 구리활자로 ‘고금상정예문’ 50권을 인쇄했다는 기록이 있고, 또 조선조 태종 3년(1403)부터 수십만 개의 동활자를 만들어 많은 서적을 찍었다는 역사상 유명한 계미자가 있었다. 1450년경에야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납으로 된 활자를 개발했으니 인쇄술에 있어 한민족은 어깨를 한번 쭉 펴도 좋을 만하다.

<흥부의 작은마누라, 이종훈 지음, 한길사, 1994> 

 * <쇼펜하우어 수상록, 최혁순 옮김, 범우문고 122, 1997> 

 이따금 우리는, 오랜 세월을 두고 애써 스스로 생각하고 또 생각한 것을 정리하여 겨우 만들어 낸 진리나 견해가 우연히 수중에 들어온 책 속에 그대로 씌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실망하는 일이 있다. 그러나 스스로 생각하여 획득한 것은 단지 읽어서 안 것에 비해 100배나 더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스스로 획득해야 비로소 그 진리는 우리 사상의 전 체계 속에 없어선 안될 구성 성분으로, 또 유기적인 구성 요소로 편입되어, 그  체계와 완전하고 긴밀하게 결합되어 그 근거와 결론이 모두 이해되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 우리의 모든 사고 방식은 색조, 색채 그리고 특징을 띠게 된다. 또한 이런 사상은 필요하다고 느낄 때 때맞추어 나타나기 때문에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여 두 번 다시 사라져 버리는 일이 없다. 다음과 같은 성구는 아주 적절한 표현으로 이러한 사실을 규명해 주고 있다.

 그대가 그대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소유하려면 그것을 스스로 획득해야 한다.

                                            - 괴테, 파우스트 682, 683행

[임성삼; 혜개의 ‘무문관’에 44번째의 화두로 다음과 같은 주제가 있습니다.

  파초 화상이 대중에게 말했다.

 "너희에게 주장자가 있으면 내 주장자를 주리라. 너희에게 주장자가 없으면 주장자를 빼앗으리라."

 또한 이 무문관의 서문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그대는 어찌 듣지 못하였던가!

문으로 들어온 것은 집안의 보배가 아니며, 인연으로 얻은 것은 마침내 허물어진다는 것을!”

 괴테나 쇼펜하우어와 파초화상과 혜개를 비교해보기 바랍니다.]

 5월 16일 금요일

   일반적으로 청년이 주장하는 내용은 옳지 않다. 그러나 청년이 그것을 주장한다는 것, 그것 자체는 옳다. 《G.지멜/유고 遺稿》

[임성삼; 일반적으로 청년이 주장하는 내용은 옳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주장을 사회에 직접 도입하기에는 대부분 부작용이 많습니다.]

 동둔팔영(東屯八詠)

차천로(車天輅)

楊花雪欲漫(양화설욕만) : 버드나무꽃 눈 같아, 퍼져 날고

桃花紅欲燒(도화홍욕소) : 복숭아꽃 붉어, 불타는 듯하다

繡作暮江圖(수작모강도) : 해 저무는 강가의 한 폭의 수 놓은 그림

天西餘落照(천서여낙조) : 아직 서편 하늘엔 낙조가 남아있네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子曰: 衣敝縕袍, 與衣狐貉者立, 而不恥者, 其由也與?

재왈: 의폐온포, 여의호락자립, 이불치자, 기유야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떨어진 무명 도포를 입고, 멋진 털가죽 옷을 입은 자와 함께 어울리면서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사람은 오로지 자로일 뿐이다.”

[임성삼; 공자님은 제자인 자로의 이런 호쾌한 점을 매우 좋아하셨습니다.]

 * [임성삼; 앞으로 자주 우리의 예절을 실을 예정입니다. 

오늘은 모르는 사람과 인사하는 예절입니다.]

- 옛날엔 통성(通姓)이라는 게 있었다. 같은 주막에서 밥 사먹다 사귀어 한나절 같은 길을 걷게 되었을 때, 서로 성이나 알고 지내면 될 그런 사이의 인사다.

“알고나 지냅시다. 나 제천 사는 김서방이오.”

“난 안성사는 송참봉이라고 하오. 평안하시오?”

“평안하시오?”

벼슬 경력이 없을 때는 그냥 O서방이고, 하잘것없는 지위라도 직함이 있으면 얹어서 호칭한다.

- 그런데 요새는 모조리 통성명이다. 

- 통성이나 통성명 후에는 꼭 안부를 물어야 하는 법이다. 

연령이 비슷하면 “평안하오?” “평안하시오?”

나이차가 나면 “안녕하십니까?”고 교환하는데 과공(過恭)이 비례(非禮)라고 평교간에 안녕은 격에 안 맞지만 모두가 그러니 어쩔 수 없다. 

- 중간에 사람이 들어서 소개하든지 했을 때는 의당 서로 알 만한 처지일 것이라, 약간의 치사를 넣는다.

“성화(聲華)는 익히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좀더 친숙해질 조건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들어서 격의없이 통하면 된다.

“거 ‘우리문화’에 쓰신 글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면대해 뵙기는 처음입니다마는 OO군을 통해서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 일상 사교계에서는 그만하면 족할 것을, 장가를 들러 간다든지 하면 공연히 까장스럽게 군다. 상대방을 떠보느라고 공연히 유식한 체 평소에 안 쓰는 용어를 들먹여 괴롭힌다.

“관향이 어디시죠?”

“예? 관향이라니요?”

하는 날이면 교양 정도에 바닥이 난다. 관향이라면 호적에 나오는 흔히 말하는 본이라는 것이다. 한번은 새로 부임해간 학교에서 아주 착해보이는 학생이 있기에 물었다.

“너 이름이 뭐지?”

“성OO입니다.”

“어디 성가냐?”

“예?”
“본이 어디냐 말이야.”
“그런 거 잘 몰라요.”

“그 정도는 알아야지. 고등학교까지 다니면서 그런 것도 몰라서야 쓰노?”

학생은 아주 머쓱해서 돌아갔다.

이튿날 교정에서 마주쳤더니 익살스럽게 웃으면서 그런다.

“우리 아버지 말씀이 선생님더러 오히려 무식하시다고 해요. 성(成)씨는 창녕(昌寧) 한 본뿐이라고 하셔요.”

이번엔 내가 밀리면서도 기어이 한 마디 했다.

“그건 그렇다치고, 저의 성을 말할 때는 씨라 안하고 성(成)가라고 하는 법이야.”

<흥부의 작은마누라, 이종훈 지음, 한길사, 1994> 

 5월 15일 목요일

   지식은 열심히 배우는 사람에게, 부유함은 조심성 있는 자에게, 권력은 용감한 자에게 있으며, 하늘나라는 착한 행동을 하는 사람의 것이다. 《B.프랭클린/가난한 리처드의 책력(冊曆)》

 스님이 쓴 시의 운을 빌어

신흠(申欽)

躑躅花開亂燕飛(척촉화개난연비) : 철쭉꽃 활짝 피고, 제비는 어지러이 날아다니고

枯梧睡罷正忘機(고오수파정망기) : 오동나무에서 잠이 깨니, 세상 근심 다 잊었네

僧來不作人間話(승내부작인간화) : 스님이 (산아래서) 돌아와 세상일을 말하지 않음은

知我歸心在翠微(지아귀심재취미) : 내 마음이 산에 있음을 알았음이라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子曰: 三軍可奪帥也, 匹夫不可奪志也. 필 필   

재왈: 삼군사탈사야, 필부불가탈지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한 나라의 모든 군사가 있는 곳에서 그 장수를 포로로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일개 평민에게서 그의 자유로운 뜻을 빼앗을 수는 없다.” 

[임성삼; 요즈음은 여론 조작으로 평민들의 자유로운 뜻조차 빼앗는 듯이 보입니다.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  어느 신문의 정치만평 만화에서 처칠을 ‘시거를 문 불독’으로 묘사했다. 처칠의 비서들은 모두 야단법석을 떨며 신문사에 항의해야 한다는 등 비난을 퍼부었다. 당사자인 처칠은 평상시처럼 시거를 입에 물고 그 만평을 자세히 보더니 말했다.

“이 방 벽에 걸린 사진보다 이 그림이 나를 더 잘 표현했어. 어쩌면 이렇게 잘 그렸을까. 이봐. 당장 저 사진을 떼고 이 만평을 크게 확대해서 붙여놓게.”

<세계 역사를 뒤흔든 인물, 조재선 지음, 지원 북클럽, 2003>

* 이상은 잡찬(雜簒)이라는 책에 보면 멋대가리 없는 짓을 자그마치 열다섯 가지나 열거하였는데

        꽃 사잇길로 벽제(辟除; 하인 시켜 길비키라고 외쳐대는 것)하며 가는 일

        이끼 낀 위에다 자리 깔기

        꽃나무 아래 잠방이 빨아 넌 꼴

        산을 등지고 높이 지은 집(背山起樓)

        꽃나무시렁아래 닭이나 오리 키우는 것(花架下養鷄鴨)

        꽃을 대해 앉아 차를 마시는 것(對花啜茶)         마실철

황윤문 잡찬(雜簒)에도 살풍경이 있다.

        음악연주하며 유산하기(鼓樂遊山)

        솔밭 사이에 뒷간 지은 것(松間作厠)

        명산 좋은 석벽에 시를 쓰는 일(名山壁上題詩)

<흥부의 작은마누라, 이종훈, 한길사, 1994> 

 5월 14일 수요일

   신기한 것은 많다. 그러나 인간만큼 신기한 것은 없다. 《소포클레스》

 산사에서

                    이달(李達) 

寺在白雲中(사재백운중) : 절은 흰 구름 속에 있는데

白雲僧不掃(백운승불소) : 흰 구름을 스님은 쓸지 않네

客來門始開(객내문시개) : 손님이 와서야 문이 비로소 열리니

萬壑松花老(만학송화노) : 온 골짜기에 소나무 꽃가루 가득하네

[임성삼; 꽃가루가 가득한 계절입니다.]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子曰: 主忠信, 毋友不如己者, 過則勿憚改. 꺼릴 탄

재왈: 주충신, 무우불여기가, 과즉물탄개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충성과 신의를 첫째로 삼고,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친구로 삼지 말며,

과실이 있으면 고치는 것을 꺼리지 말라.”   

 * 작년의 항구 당 컨테이너 처리 실적 (1 TEU = 20피트 콘테이너 한 개); 동아일보

1위; 홍콩   1870만 TEU

2위; 싱가포르   1700만 TEU

3위; 부산   945만 TEU 

[임성삼; 위의 두 항구는 부산과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4위; 상해   860만 TEU

5위; 대만 가오슝(高雄)

* <유람을 떠나는 스님께; 성간(成侃, 1427~1456(세종 9~세조 2))>

내가 과거에 낙방한 이후로 생활은 곤궁하고 이름은 떨치지 못해 천보산에서 스님들과 사귀기를 좋아했는데, 그 때 범상인(梵上人)을 알게 되었다.

그는 기품이 날래고 재주와 심지가 거리낌이 없어 널리 천태종의 불서를 통달했고 또 즐겨 시를 지었는데, 붓을 들면 바람이 이는 듯, 종이를 펼치면 곧 바로 이루어 내니, 스님들 중에 학식이 가장 뛰어났다. 나와 함께 정답게 이야기한 지 며칠 뒤인 어느 날, 스님들 사회에서 재주가 많은 이로 알려진 우천봉이 쓴 큰 글자와 한 때의 재사(才士) 대부들이 남긴 시 한 두루말이를 가지고 와 나에게 서문 써 주기를 부탁하며 말했다.

“나는 지금 여러 곳을 유람하고자 하니 선생께서 한 마디 말로써 나의 길을 인도해 주었으면 합니다.”

내가 사양하면서 말했다.

“미사 여구로 글을 잘 짓는 이가 한두 사람이 아닐 터인데, 어찌하여 나에게 글을 받으려 합니까?”

그러나 상인(上人)의 청함이 간절해서 글을 써주지 않을 수 없어 이에 한두 마디 근사한 말로써 다음과 같이 서문을 쓴다.

대개 사람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은 여기서 사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즐거우면 집착하게 되고 집착하면 고루해지게 되는데, 수도자의 학문은 이와 같지 않으니 대개 한 뽕나무 아래에서 3일을 묵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게 된 것이다.

세도가 쇠퇴해지면서 비록 중의 무리라 하지만 흔히 그 가르침과는 반대로 스스로 자기 몸을 편안하게 하기 위하여 많은 재물을 모으니, 속인과 거의 다름이 없다. 슬프다. 부자간의 정도 이루지 못하고 가정도 이루지 못하되 오직 교리마저 스스로 배반한다면 이것도 아니요 저것도 아니니 그가 어찌 스스로 하늘과 땅 사이에 설 데가 있겠는가?

지금 상인은 그렇지 않다. 바야흐로 세상의 근심을 떨쳐 버리고 지팡이 하나를 의지해서 산수를 유람하고 강과 바다에 노닐어 궁벽한 곳을 찾아 이르지 않은 곳이 없으니, 앞의 무리들과 비교해 본다면 어떠한가?

이로부터 섭렵함이 날로 광범해지고 견문이 날로 넓어져, 이른바 조사(祖師)의 법등(法燈)을 전해 가지고 부처의 혜명(慧明)을 이음이 장차 이번 여행에 있을 것이니, 그것을 보잘것없는 것으로 자처하면 되겠는가? 상인은 머물지 말고 갈 것이다.

그 산하 풍토의 기이함과 인물과 세상사의 변화 같은 것은 마땅히 상인이 돌아옴을 기다려 상세히 묻고 역력히 찾아 선성(宣城)에서 나는 좋은 붓이 다 닳아 없어지고, 단계(端溪)에서 나는 좋은 벼루가 구멍이 난 후에야 말하기를 그만둘 것이다. ///

 5월 13일 화요일

   인생의 목적에 대한 의문은 무한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제출되었지만, 아직까지 대답이 주어진 일은 없다. 그처럼 답은 결코 허용되지 않는 모양이다. <프로이트>

 저무는 봄에 [모춘(暮春)]

                                                               홍적(洪迪) 

草深窮巷客來稀(초심궁항객내희) : 풀 우거진 외진 거리 사람들 드물고

鳥啼聲中午枕依(조제성중오침의) : 새소리는 들려오고, 베개 베고 누웠노라

茶罷小窓無個事(차용파창무개사) : 차를 마시고 창가에 앉으니, 너무 한가롭고

落花高下不齊飛(낙화고하부제비) : 높은 곳에서, 지는 꽃잎 어지러이 날아 떨어지네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子曰:  法語之言, 能無從乎? 改之爲貴. 巽與之言, 能無說乎? 繹之爲貴. 說而不繹, 從而不改, 吾末如之何也已矣.

재왈: 법어지언, 능무종호? 개지위귀. 존여지언, 능무열호? 석지위귀. 설이불역, 종이불개, 오미여지하이이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주 않아서 바르게 말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수긍하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잘못을 고치는 일이다. 친절하게 말하면 누가 기뻐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참 뜻을 해석하는 것이 귀중한 일이다. 참 뜻을 해석하려 하지 않고, 잘못을 고치려 하지 않는 사람을 나로서는 도무지 어떻게 할 수 없다.”

[임성삼; 사람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써의 한계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 미국의 비영리 민간 연구소인 국방정보센터(CDI)의 추정; 5월 9일 동아일보

미국 보유 전략 핵무기 8855기, 소형 전술 핵무기 1600기; 합 1만 455기로 추정.

* 우리나라 방위를 위한 새로운 무기 공급 계획; 5월 9일 동아일보

- 육군 대형 공격용 헬기(AH4) 36대에 2조원

- 전투기(F15K) 40대에 5조5천억원

- 공중 조기 경보통제기 4대에 1조8천억원

- 공중 급유기 3, 4대에 2조원

- 패트리어트 미사일 48기에 1조9600억원

- 7000톤급 이지스함 3척에 3조원

  참고; 공중급유기 1대에 30톤의 기름을 적재하고, 8대의 전투기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다.

* 기원전 355년 (현왕 14년) 제나라 위왕과 위나라 혜왕이 교외에서 사냥을 하였다.  혜왕이 “제나라에도 보물이 있습니까”하니, 위왕이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혜왕이 말하기를 “과인의 나라가 비록 작으나 그래도 수레 12대의 전후를 각기 비출 수 있는 직경 1촌(寸) 되는 구슬이 10개가 있는데 어찌 대국인 제나라에 보물이 없겠습니까”하니, 위왕이 말하기를

 “과인이 보배로 삼는 것은 왕과 다릅니다.

 내 신하 가운데 단자라는 사람이 있어 이로 하여금 남성을 지키게 하면 초나라 사람이 감히 노략질을 하지 못하고, 사수 부근의 열 두 제후가 모두 와서 조회합니다.

 내 신하 가운데 반자라는 사람이 있어 그를 시켜 고당을 지키게 하면 조나라 사람이 감히 동쪽으로 황하의 고기를 잡지 못합니다.

 또 검부란 자가 있는데 그를 시켜 서주를 지키게 하면 연나라 사람들은 북문에서 제사를 지내고 조나라 사람들은 두려워하여 서문에서 제사를 지내고, 이사하여 따라온 자가 70여 집이나 됩니다.

 내 신하 가운데 종수란 자가 있는데 그를 시켜 도적을 방비하게 하면 길에 떨어진 물건도 줍지 않습니다.

 이 네 신하는 천리를 비춥니다. 어찌 다만 12승뿐이겠습니까.”하니 혜왕은 부끄러운 기색이 있었다.

<통감절요, 강지, 조수익 석해, 홍신신서, 1996> 

[임성삼; 우리나라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이 만나서는 무슨 이야기를 할지 모르겠습니다.]

 5월 12일 월요일

   참된 지식과 실천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아서 어느 하나도 빠뜨릴 수 없으니,

마치 사람의 두 다리가 서로 기다려 함께 나아가는 것과 같다.  

<이황(李滉, 물 깊고 넓을 황), 무진 6조 소>

 내 평생의 뜻

                          길재(吉再)

臨溪茅屋獨閑居(임계모옥독한거) : 개울가에 초가집 지어, 한가히 홀로 사니

月白風淸興有餘(월백풍청흥유여) : 달은 밝고 바람은 맑아, 즐거움이 넘치네

外客不來山鳥語(외객부래산조어) : 손님이 찾지 않아도, 산새들이 울어주고

移床竹塢臥看書(이상죽오와간서) : 대나무 둔덕으로 평상을 옮겨, 누워 글을 읽는다오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子曰: 後生可畏, 焉知來者之不如今也? 四十, 五十而無聞焉, 斯亦不足畏也已.   두려워할 외

재왈: 후생가외, 언지래자지불여금야? 사십, 오십이무문언, 사역부족외야이.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후배를 두려워하라. 뒤에 오는 자가 지금 있는 사람들보다 못하다고 어찌 단언할 수 있는가? 그러나 40, 50 살이 되어도 주목을 끌지 못한다면 두려워할 바가 못된다.”

 * 뽕나무밭과 보리밭은 위아래에서 서로 아름다움을 다투고, 장끼는 따스한 봄볕 속에 짝을 부르고, 비둘기는 아침 보슬비 속에 노래한다. 전원에 묻혀 사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참다운 경지란 이 밖에 더 무엇이 있겠는가.

 때로는 스님과 함께 솔밭 바위에 앉아 인과(因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공안(公案)에 대해 설왕설래하다 보면 어느덧 시간은 흘러 소나무 가지 끝에 달이 걸린다. 이윽고 길에 비친 나무 그림자를 밟으며 집으로 돌아온다.

<숨어 사는 선비의 즐거움, 상촌(象村) 신흠 1566~1628(명종 21~인조 6)> 

* <아들 학연(學淵)에게; 정약용 丁若鏞 1762~1836(영조 38~헌종 2)>

 여기 내가 데리고 있는 네 아우의 재주는 형인 너에 비하면 조금 모자란 듯하다. 그렇지만 금년 여름에 고시(古詩)와 산부(散賦)를 짓게 했더니 볼 만한 것들이 많이 나왔구나. 가을 내내 <주역>을 베끼는 일어 몰두하느라 비록 독서는 많이 할 수가 없었지만 그 애의 견해는 제법이란다. 요즈음은 <좌전(左傳)>을 읽는데, 옛 임금들의 전장(典章)이라든지 대부들의 사령(辭令)의 법도들을 제법 잘 배워서 벌써 볼 만한 경지에 이르렀다.

 하물며 너는 본래 재주가 네 동생보다 한참 낫고, 또 어려서 공부한 것도 동생에 비해서 대강은 갖추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용맹스럽게 뜻을 세워 떨쳐 일어나 학문에 매진한다면, 서른을 넘기기 전에 반드시 큰 선비라는 이름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는 쓰이고 쓰이지 않고, 나아가 행하고 물러나 숨고 하는 일이 어찌 말할 거리나 되겠느냐?

 자질구레한 시율(詩律)을 가지고 어쩌다 이름을 얻었다 하더라도 별로 쓸모가 없는 일이니, 모름지기 올 겨울부터 내년 봄까지는 <상서>와 <좌전>을 읽어야 한다. 비록 어려워서 읽기 힘든 곳이나 글이 난삽하고 뜻이 심오한 대목이 있더라도, 이미 다 주석이 달려 있으니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리저리 연구하면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틈틈이 <고려사>, <반계수록>, <서애집>, <징비록>, <성호사설>, <문헌비고> 등의 책을 읽고 이 중에서 중요하고 쓸모 있는 대목을 뽑아 적어 두는 일도 그만두어서는 아니 된다.

 너는 점점 공부해야 할 때를 놓치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보아서는 마땅히 밖에서 유학을 해야 할 것 같으니, 이곳으로 와서 나와 함께 지내는 것이 여러 가지로 옳은 일일 테지만, 부녀자들이 대의는 모르고 떨쳐 보내기 어려운 인정으로 너를 놓아 주지 않을 것 같구나.

 너의 아우는 문학이나 식견이 바야흐로 봄 기운이 돌아 온갖 식물이 싹터 오를 듯한 기세를 보이고 있다. 형인 너의 처지를 딱하게 여겨, 동생을 집으로 보내려고 해 보지만 차마 그렇게도 못하고 있다. 지금 생각으로는 내년을 지내고 내후년(경오년) 봄에나 겨우 네 아우를 돌려보낼 것 같으니, 너도 그 날까지 세월을 헛되이 보내서는 아니된다.

 백 번 생각해 보아도, 나와 함께 공부할 생각이 있다면 집에서 꾹 참고 네 아우를 기다리다가 서로 만나보고 교대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만약 그 사정이 만의 하나도 희망이 없다면, 내년 봄 화창해진 뒤에 온갖 일 다 떨쳐 버리고 내려와서 함께 공부하자꾸나. 이 일은 결코 그만두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첫째로 네 마음가짐이 날로 흐트러지고 네 행실도 날로 거칠어지니, 이곳으로 와서 내 가르침을 받는 것이 좋겠다. 둘째로 너의 안목이 좁고 다급한 데다 뜻과 기상이 저상(沮喪)되어 가니 이곳으로 와서 내 가르침을 받는 것이 좋겠다. 셋째로는 경전 공부는 거칠고 서툴며, 재주와 식견이 빈약하고 결점 투성이니 이곳으로 와서 내 가르침을 받는 것이 좋겠다. 자질구레한 사정일랑 돌아보지도 말고 아까워하지도 말아야 한다.

 지난번에 성수(醒叟; 깰 성, 늙은이 수) 이학규의 시를 보았다. 거기에 너의 시를 논평했는데, 너의 잘못된 점들이 잘 지적된 것 같더라. 마땅히 승복해야 할 것이다. 그가 지은 시들 가운데는 제법 좋은 것들도 있더라만 내가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후세의 시율은 마땅히 두보를 공자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의 시가 모든 시인들 중에서 왕좌를 차지하는 까닭은 <시경(詩經)> 300편이 끼쳐준 뜻을 터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경>이라고 하는 것은 모두가 충신, 효자, 열녀 그리고 좋은 벗들의 불쌍히 여기고 슬퍼하고 충직하고 순후한 마음의 발로인 것이다.

 그러니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면 시가 아니요, 시대를 아파하고 시속을 분개하는 것이 아니면 시가 아니며, 아름다움을 아름답다고 하고 미운 것을 밉다고 하며, 선을 권하고 악을 경계하는 뜻이 담겨 있지 않은 것이면 시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뜻이 서 있지 못하고, 학문이 순수하지 못하고, 인생의 대도(大道)를 아직 듣지 못하고, 임금을 도와 백성을 이롭게 하려는 마음가짐을 지니지 못한 사람은 시를 지을 수 없는 것이니, 너는 그 점에 힘써야 할 것이다.

 두보는 시를 지을 때 고사(故事)를 인용하되 그 흔적이 보이지 않아서 자기가 지어낸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다 뿌리가 있으니, 시성(詩聖)이라 할 만하니라. 한유는 시를 지을 때 자법(字法)에 모두 뿌리가 있지만 어구는 자기가 지어낸 것이 많았으니, 시의 대현(大賢)이라고 할 만하니라. 소동파는 시를 지을 때 구절마다 고사를 인용하되 그 인용한 티가 나고 흔적이 있는데 얼핏보면 의미를 깨칠 수가 없고 반드시 이리저리 따져 보아서 그 인용한 출처를 캐낸 뒤라야 겨우 그 뜻을 통할 수 있으니, 이것이 그가 시의 박사가 된 까닭이다.

 소동파의 시로 말하면, 우리 세 부자의 재주로도 모름지기 종신토록 전공한다면 아마 그 근처에는 갈 수 있을 것이다만,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해야 할 일도 많은데 무엇 때문에 여기에 매달리겠느냐? 그러나 시를 지을 때 전연 고사를 인용하지 않고 음풍영월(吟風詠月)이나 하고 장기 두고 술 마시는 이야기를 가지고 운이나 맞추어 시라고 지어 놓는다면, 이것이야말로 서너 집밖에 안 되는 마을에 사는 선비의 시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 뒤로 시를 지을 때에는 고사를 인용하는 일에 주안점을 두도록 하여라.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고사를 인용한답시고 걸핏하면 중국의 고사를 인용하고 있으니, 이 또한 품격이 떨어지는 일이다. 모름지기 <삼국사기>, <고려사>, <국조보감>, <여지승람>, <징비록>, <연려실기술> 등 우리나라의 책 속에서 그 사실을 캐내고 그 지방을 가려내서 시에 인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뒤라야 세상에 명성을 떨칠 수도 있고 후세에 전할 수 있는 좋은 시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유득공이 지은 <이십육국 회고시>는 중국 사람들이 출판할 정도이니, 이를 증명할 만하다 하겠다.

 <동사즐(東史櫛)>은 본디 이럴 때 쓰려고 편집해 놓은 것인데, 지금은 대연(大淵)이가 차지하고 있으니 너에게 빌려줄 리가 없다. 중국의 17사(史)에 있는 <동이전> 가운데 유명한 고사들일 가려 뽑아 놓았다가 인용하면 될 것이다. ///

 5월 9일 금요일

   예지란 남으로부터 받는 게 아니다. 아무도 대신해 주지 못하는 나그네길을 걸은 후에 제 자신이 발견하는 것이다. 예지란 사물을 보는 관점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우물 속의 달

                            이규보(李奎報;1168-1241)

山僧貪月色(산승탐월색) : 산속 스님이 달빛을 탐하여

竝汲一甁中(병급일병중) : 함께 병속에 길어 담았네

到寺方應覺(도사방응각) : 절에 돌아와서야 알았네

甁傾月亦空(병경월역공) : 병을 기울이면 병속의 달도 없어지는 것을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子謂顔淵, 曰: 惜乎! 吾見其進也, 未見其止也.

재위안연, 왈: 석호! 오견기진야, 미경기지야.

선생님께서 안연에 대해 말씀하셨다.

“애석하다!

나는 그가 진보하는 것을 보았을 뿐, 멈추어 있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子曰; 苗而不秀者有矣夫! 秀而不實者有矣夫!

재왈; 묘이불수자유의부! 수이불실자유의부!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싹이 났으나 꽃이 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꽃은 피었으나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도 있구나.”

* 5월 8일 SARS 

전세계 감염자 7000명, 사망자 508명

중국의 감염자 4698명, 사망자 225명(중국 의료진 중 15명 근무지 이탈; 당적박탈과 해고)

5월 7일 WHO 발표 치사율 14~15%

SARS로 인해 올해 중국의 무역수지가 20~25억 달러 적자 예상.

참고; 작년의 중국 무역수지 흑자는 303억5천만 달러였다.

 * 사 랑 - 신약고린도전서 13장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사랑은 언제까지든지 떨어지지 아니하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

* Love - 1 Corinthians 13

       Love is patient and kind;
       love is not jealous or boastful;
       it is not arrogant or rude.
       Love does not insist on its own way;
       it is not irritable or resentful;
       it does not rejoice at wrong,
       but rejoices in the right.
       Love bears all things,
       believes all things,
       hopes all things,

       Love never ends;
       as for prophecy, it will pass away;
       as for tongues, they will cease;
       as for knowledge, it will pass away.
             

 5월 8일 목요일

   건강은 최상의 이익, 만족은 최상의 재산, 신뢰는 최상의 인연(因緣)이다. 그러나 마음의 평안보다 더 행복한 것은 없다. <법구경>

 연사에서의 저녁 종소리 (煙寺晩鐘)  

                                  이인로(李仁老;1152-1220)

千回石徑白雲封(천회석경백운봉) : 천 구비 구부러진 돌길 흰 구름에 가려있고

巖樹蒼蒼晩色濃(암수창창만색농) : 바위 위 나무는 푸르고 황혼이 짙어가네

知有蓮坊藏翠壁(지유연방장취벽) : 부처님 극락세계 푸른 벽 속에 있음을 알고

好風吹落一聲鐘(호풍취락일성종) : 좋은 바람 불어와 종소리 울리네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子曰: 語之而不惰者, 其回也與!     게으를 타

재왈: 어지이불타자, 기회야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말해주면 게으르지 않은 자는 안회 한 사람이었다.”

[임성삼; 공자님은 삼천 명의 제자를 가지셨습니다.]

 * 스파르타는 죽었는가

                                                                 스파르타쿠스(? - BC 71) 

 여러분은 나를 지도자라고 부르지만, 나는 어려서부터 투사는 아니었습니다. 나의 아버지는 지극히 경건한 어른이었고, 헤리콘 산기슭 포도 덩굴과 올리브 수풀 속에 사셨습니다. 나의 어릴 적 생활은 늘 놀러 다니는 것이 일이었습니다. 날마다 포도나무를 베거나 양을 지키고, 정오가 되면 양떼를 나무 그늘 한 곳에 모아 두고 양을 치는 피리를 구슬프게 불며 지냈습니다. 그때 나의 친구들은 나와 마찬가지로 농사꾼 아들이어서, 그들과 항상 같이 목장에서 양을 지키고 변변치 않은 점심을 함께 나누어 먹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이었습니다. 양을 외양간에 몰아넣고 집 옆 고목나무 아래 앉으려 할 때, 할아버지께서 오셔서 옛날 전쟁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적은 병력의 스파르타 군사가 굉장히 어마어마한 적의 대군(大軍)을 산길에서 무찌르던 이야기였습니다. 나는 그때 전쟁이 무엇인지 몰랐으나 웬일인지 내 뺨에 더운 피가 솟아오르고, 나는 꿈꾸듯 할아버지 손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오셔서 내개 키스를 하시고,

 “무서운 전쟁 이야기는 생각도 하지 말고 일찍 자거라.” 하시며 집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공교롭게도 그날 밤이었습니다. 때 아닌 활과 검 소리가 산골의 평화를 여지없이 깨뜨렸습니다. 나를 길러 주신 어머니의 가슴이 잔인무도한 로마병 말굽에 걷어 채이고, 또 피투성이가 된 할아버지의 시신이 내 앞에 구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늘 나는 결투로 나의 적을 죽였습니다. 죽인 후 내가 그의 투구 끈을 풀고 얼굴을 보았을 때, 그는 나의 어렸을 때 벗이었습니다. 그도 나를 아는지 빙긋이 미소를 머금더니 곧 눈을 감았습니다. 그 웃는 얼굴은 우리가 어릴 때 둘이서 높은 낭떠러지를 타고 올라가 포도를 따 가지고 올 때 웃던 바로 그 얼굴 같았습니다.

 나는 입회관에게 그 벗의 시체를 가져다 장례를 치르겠노라고, 모래와 피로 범벅된 싸움의 현장에 꿇어앉아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구경꾼은 나를 비웃고 야유를 퍼부었습니다. 게다가 입회관은 매정하게 “뭐? 장례? 로마 사람 외에도 사람이 있단 말이냐?”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불행한 벗! 그의 망령은 이 세상에서 돌아다니다가 멀리 선조의 영(靈)이 쉬고 있는 에리시아의 정토(淨土)로 돌아갈 것입니다. 여러분! 이번에는 내가 개죽음을 당할 것입니다.

 오, 로마여! 로마여! 나를 길러 준 은인인 로마여!

 피리 소리밖에 모르고 자라난 양치기 아이에게 무쇠 골격과 돌 심장을 갖게 해준 것은 바로 로마입니다. 싸움의 현장에서 악마같이 적과 결투를 하며 사나운 누미디아 사자(獅子)에게 거침없이 덤벼들도록 가르친 것은 바로 로마입니다.

 로마여!

 이 스파르타쿠스는 누런 티베르 강물이 핏물이 되어 그 속 깊이 그대(로마)의 핏덩이가 엉킬 때까지 그대에게 보복하지 않고는 참지 못하리라.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거인(巨人)처럼 여기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내일을 헤아릴 수 없는 운명 아래 놓여 있습니다. 굶주린 사자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어 보십시오. 사흘이나 굶주린 사자는 내일이면 고기를 먹을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만일 짐승이라면 살이 쪄서 퉁퉁한 황소처럼 백성의 칼을 받을 것이며, 여러분이 만일 사람이라면 나를 따라 일어나 여러분의 조상이 테르모필(Thermopylae) 산험(山險)에서 적을 막던 것처럼 산길로 들어서서 원수와 싸울 것입니다.

스파르타는 이제 죽은 것입니까?

 여러분의 핏줄이 흐르는 그리스인의 피는 마르고 말았습니까?

 아, 동포여!

 만일 싸우려거든 자기를 위해 싸우고, 만일 살육하려거든 우리의 압제자를 살육하시오. 만일 죽으려거든 명예로운 싸움에 죽음을 바치십시오.

<명문장 길라잡이, 구인환 감수, 문화문고, 1999>

[임성삼; 전문적인 작가의 솜씨가 보입니다. 어렸을 때 잡혀와서 검투사의 훈련만 받은 노예의 솜씨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좋은 문장입니다.]

* 스파르타쿠스(?-BC 71)

 트라키아에서 출생한 노예. 처음에는 검투사사였으나 동료 70명과 함께 카푸아의 훈련소를 도망하여 베수비오 화산에 근거를 두고 다른 노예를 규합하여 노예 해방 운동을 일으켰다. 정부군과 맞서 로마군을 무찔렀으나, 크라크스, 폼페이우스 등에 의해 진압되었고, 그는 살해당했다.

 5월 7일 수요일

   과학 서적은 새로운 것을 읽고, 문학 서적은 오래된 작품을 읽어라. <프랭클린>

 수나라 장군 우중문에게

을지문덕(乙支文德, 612년 살수대첩)

神策究天文(신책구천문) ; 신묘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 다하고

妙算窮地理(묘산궁지이) ; 교묘한 작전은 땅의 지혜 다했소

戰勝功旣高(전승공기고) ; 전쟁에 이긴 공이 이미 높으니

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 ; 만족함을 알았으면 그치기 원하오

[임성삼; 미국이 언제까지 현재의 정책을 계속 유지할지, 전 세계의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子曰: 譬如爲山, 未成一簣, 止, 吾止也; 譬如平地, 雖覆一簣, 進, 吾往也.  삼태기 궤

재왈: 비여위산, 미성일궤, 지, 오지야; 비여평지, 수복일궤, 진, 오왕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산을 만드는 일과 비유하겠다. 마지막 흙 한 삼태기가 부족한 상태로 그쳐도 내가 그친 것이다. 비유하건대 평지에 비록 한 삼태기를 쏟았더라도 나아간 것이다. 그것도 내가 나아간 것이다.”

[임성삼; 공부 또는 사람의 성장에 대한 정확한 비유입니다.]

* 아이들

                   롱펠로 (Henry Wadsworth Longfellow, 1807. 2. 27~1882. 3. 24)

얘들아, 내게 오너라!

너희들 뛰어노는 소리 듣노라니

나의 괴롭던 의문들이

모두 사라져 버리는구나.

동쪽 창문을 열고

해를 바라보아라.

마음은 노래하는 제비 같고

졸졸 흘러내리는 아침 시냇물 같구나.

너희 가슴엔 새들과 햇빛 깃들고

너희 생각은 흐르는 시냇물 같으나

나는 가을바람

첫눈 내리는 계절

만일 이 아이들이 없다면

이 세상은 우리에게 어떨 것인가?

어둠보다 더 혹독한

사막만이 남지 않을까 두렵구나.

숲속의 나뭇잎들은

빛과 공기로 양분을 만들고

마침내 달콤하고 부드러운 즙을 만들어

나무를 단단하게 하나니--

아이들도 바로 이런 것

이들을 통하여 세상은

더욱 밝고 빛나네

나무줄기 아래까지 닿도록.

얘들아, 내게 오너라!

너희들의 양지 바른 곳에서 울던

새들과 바람의 노래를

내 귀에도 속삭여 주렴.

우리들의 모든 계획과

책들이 가르쳐 주는 지혜는

너희 손길과 기쁨에 넘치는

얼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란다.

너희들은 지금까지 노래 부른

어떤 시보다 더 아름답구나.

너희야말로 살아 있는 시

(.......)

 5월 6일 화요일

   가장 보편적인 착각의 하나는 현재는 결정을 내리기엔 가장 애매한 시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 하루는 일 년 중의 가장 중요한 날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에머슨>

 금나라에 사신으로 와서

                                             진화(陳澕)

西華已蕭索(서화이소색) ; 서쪽 중국은 이미 쓸쓸하고

北塞尙昏濛(북색상혼몽) ; 북쪽 변방은 아직 몽매하구나

坐待文明旦(좌대문명단) ; 문명의 아침을 기다리자니

天東日欲紅(천동일욕홍) ; 동녘 하늘에서 해 붉어지려 하네

<오세주의 한시 감상실, http://osj1952.com.ne.kr/index.html>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子曰: 吾未見好德如好色者也. 재왈: 오미견호덕여호색자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색을[여자를] 좋아하는 것만큼 덕(德)을 좋아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임성삼; 공자님의 제자 삼천명도 포함해서 하신 말씀입니다.]

* 나노의 반란?           2003년 4월 28일 월요일 동아일보

 물질이 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수준으로 작아지면 거시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물리화학적 성질을 나타낸다. 그런데 물질이 나노 크기의 입자가 되면 독성이 강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나노기술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달 23~27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화학회에서 과학자들은 탄소나노튜브가 동물에 대해 독성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미국항공우주국 존슨우주센터와 텍사스대 연구팀은 0.1~0.5mg의 탄소나노튜브를 용액 형태로 쥐의 폐 조직에 주입하고 90일 동안 관찰한 결과 높은 독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나노튜브는 시간이 흐를수록 폐 속에서 서로 뭉쳤고, 폐조직을 손상시텼다.

 듀폰사 연구팀도 비슷한 실험을 한 결과 폐에서 나노튜브가 응집하면서 기관지 튜브를 막아서 쥐가 질식사했다. 두 팀은 폐에 용액으로 탄소나노튜브를 주입했지 공기로 들이마시는 실험을 한 것은 아니어서 정말 독성이 심각하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미국 로체스터대 의대 귄터 오베르되스터 교수는 입자가 작을수록 흡입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는 폴리테트라풀루오로에틸렌(PTFF)[임; E]이란 물질로 만든 지름 20nm의 나노입자를 쥐에게 15분 동안 호흡하게 한 결과 대부분 4시간 이내에 죽었다. 반면 130nm 크기로 입자를 만들어 흡입시켰을 때에는 쥐가 죽지 않았다.

 물질이 작을수록 더 위험한 공해물질이 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예를 들어 굵은 흙먼지보다 엔진에서 나오는 미세한 먼지가 위협적이다. 백남원 서울대 보건대학원장은 “굵은 먼지는 기도나 코의 점막에서 걸러져 배출되지만 미세먼지는 폐포 깊숙이 들어가 박혀버리기 때문에 훨씬 해롭다”고 말했다. 고온 연소시 생성되는 미세먼지는 산업혁명 이전에는 없었던 공해물질이다.

[임성삼; 폐포(허파꽈리)의 직경은 0.1 - 0.2 마이크로미터로 2.5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크기인 미세먼지나 1~0.5 마이크로미터인 박테리아보다 작다. 한 사람의 폐 속의 허파꽈리의 숫자는 3억 개로 전체 표면적은 70~100 평방미터이다.]

 석영도 덩어리일 때는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석영을 캐는 광원, 수정을 연마하는 작업자는 숨을 쉬면서 수정입자를 들이마시게 돼 폐 조직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 이런 병을 규폐증이라고 한다.

 영국 리버풀대의 독성학자인 비비언 하워드 교수는 “나노입자는 물질 자체의 독성보다 크기가 작아질수록 표면적이 상대적으로 넓어지면서 생체조직에 대한 반응성이 증가해 독성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게다가 나노입자는 폐뿐 아니라 소화기관, 피부를 통해 세포와 중추신경계에까지 침투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신중한 검토 없이 벌써 선크림이나 화장품의 원료로 나노입자가 쓰이고 있다는 것.

 미국 라이스대 나노기술환경생물센터 비키 콜빈 소장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무기물질은 너무 커서 세포나 조직에 침투하지 못하지만 인공의 나노 입자는 어디든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9일 미 하원 과학위원회가 나노기술관련법을 마련하기 위해 소집한 회의에 출석해 “나노입자가 더 퍼지기 전에 안전성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최선책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나노기술 연구에 7억달러를 투자하지만 나노입자의 환경영향평가에는 50만달러만 쓰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나온 연구 결과만 갖고 나노입자를 규제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캐나다의 민간단체인 ETC그룹은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전세계적으로 나노입자의 생산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단체에 따르면 듀폰, 바스프, 로레알 등 140개 기업이 나노입자를 생산해 내고 있으며, 주기율표의 원소 가운데 44개가 나노입자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정부가 2496억원[임성삼; 미국 투자액의 1/4이니, 상당한 액수라고 생각합니다]을 나노기술 개발에 투입하고 있지만 나노기술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연구가 전무한 상태다. 지난해 말 공포된 나노기술개발촉진법은 나노기술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하도록 하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에 하려던 평가를 미뤄 놓은 상태다.

참고; 

머리카락  50㎛

황사        10㎛

적혈구 세포 8㎛

미세먼지(매연)  2.5㎛

대장균    1㎛

70nm(0.07㎛) 폐포에 침투

50nm  세포에 침투

30nm  중추신경에 침투

2nm   탄소나노튜브의 직경

0.2nm  원자 

 5월 5일 월요일

   모든 어린이가 평등한 재능, 평등한 능력, 평등한 동기를 가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그들의 재능, 능력 및 동기를 발전시킬 수 있는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만 한다. (＊1963.6.11. 라디오 放送에서) 《J.F.케네디》

 한가히 살며

                         길재(吉再)

臨溪茅屋獨閑居(임계모옥독한거) ; 개울가에 초가 지어 혼자 살면서

月白風淸興有餘(월백풍청흥유여) ; 바람 맑고 달 밝으니 기분 상쾌하여라

外客不來山鳥語(외객불래산조어) ; 찾는 이 없어도 산새들 지저귀네

移床竹塢臥看書(이상죽오와간서) ; 나는 대나무 언덕에 상을 옮겨 책을 읽는다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子在川上, 曰: 逝者如斯夫! 不舍晝夜.   갈 서; 뜨다   집 사; 머무르는 곳

자재천상, 왈: 거자여사부! 불사주야.

선생님께서 냇가에 서서 말씀하셨다. 

“흐르는 것은 이와 같다. 밤과 낮으로 쉬지 않는구나.” 

[임성삼; 이 말씀을 이퇴계 선생님이 도산구곡가에서 다시 강조하십니다.]

* <어린이 찬미(讚美)>

방정환(方定煥 1899∼1931)

1

 어린이가 잠을 잔다. 내 무릎 앞에 편안히 누워서 낮잠을 자고 있다. 볕 좋은 첫여름 조용한 오후다.

 고요하다는 고요한 것을 모두 모아서 그 중 고요한 것만을 골라 가진 것이 어린이의 자는 얼굴이다. 평화라는 평화 중에 그 중 훌륭한 평화만을 골라 가진 것이 어린이의 자는 얼굴이다. 아니 그래도 나는 이 고요한, 자는 얼굴을 잘 말하지 못하였다. 이 세상의 고요하다는 고요한 것은 모두 이 얼굴에서 우러나는 것 같고, 이 세상의 평화라는 평화는 모두 이 얼굴에서 우러나는 듯싶게 어린 이의 잠자는 얼굴을 고요하고 평화스럽다.

 고운 나비의 날개, 비단 같은 꽃잎, 아니 아니, 이 세상에 곱고 보드랍다는 아무 것으로도 형용할 수가 없어 보드랍고 고운, 이 자는 얼굴을 들여다보라. 그 서늘한 두 눈을 가볍게 감고, 이렇게 귀를 기울여야 들릴 만치 가늘게 코를 골면서 편안히 잠자는 이 좋은 얼굴을 들여다보라. 우리가 종래에 생각해 오던 하느님의 얼굴을 여기서 발견하게 된다.

 어느 구석에 먼지만큼이나 더러운 티가 있느냐? 어느 곳에 우리가 싫어할 한 가지 반 가지나 있느냐? 죄 많은 세상에 나서 죄를 모르고, 부처보다도 예수보다도 하늘 뜻 그대로의 산 하느님이 아니고 무엇이랴!

 아무 꾀도 갖지 않는다. 아무 획책(劃策)도 모른다. 배 고프면 먹을 것을 찾고, 먹어서 배 부르면 웃고 즐긴다. 싫으면 찡그리고, 아프면 울고, 거기에 무슨 꾸밈이 있느냐? 시퍼런 칼을 들고 협박하여도, 맞아서 아프기까지는 벙글벙글 웃으며 대하는 것이다. 이 넓은 세상에 오직 아이가 있을 뿐이다.

 오오! 어린이는 지금 내 무릎 위에서 잠을 잔다. 더할 수 없는 참됨과 더할 수 없는 착함과 더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갖추고, 그 위에 또 위대한 창조의 힘까지 갖추어 가진, 어린 하느님이 편안하게도 고요한 잠을 잔다. 옆에서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생각이 다른 번추(煩醜, 괴로워할 번)한 곳에 미칠 틈을 주지 않고 고결하게 순화시켜 준다.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위엄을 가지고 곱게 순화시켜 준다.

나는 지금 성당에 들어간 이상의 경건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사랑스러운 하느님의 자는 얼굴에 예배하고 있다.

2

 어린이는 복되다!

 이 때까지 모든 사람들은 하느님이 우리에게 복을 준다고 믿어 왔다. 그 복을 가져온 이가 어린이다. 그래, 그 한없이 많이 가지고 온 복을 우리에게도 나누어 준다. 어린이는 순 복덩어리다.

 마른 잔디에 새 풀이 나고, 나뭇가지에 새 움이 돋는다고, 제일 먼저 기뻐 날뛰는 이도 어린이다. 봄이 왔다고 종달새와 함께 노래하는 이도 어린이고, 꽃이 피었다고 나비와 함께 춤을 추는 이도 어린이다. 별을 보고 좋아하고, 달을 보고 노래하는 이도 어린이요, 눈 온다고 기뻐 날뛰는 이도 어린이다.

 산을 좋아하고 바다를 사랑하고, 큰 자연의 모든 것을 골고루 좋아하고, 진정으로 친애하는 이가 어린이요, 태양과 함께 춤추며 사는 이가 어린이다.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기쁨이요, 모든 것이 사랑이요, 또 모든 것이 친한 동무다. 자비와 평등과 박애와 환희와 행복과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만 한없이 많이 가지고 사는 이가 어린이다. 어린이의 살림, 그것 그대로가 하늘의 뜻이다. 우리에게 주는 하늘의 계시(啓示)다.

 5월 2일 금요일

   젊은이여, 자기 자신을 무력하다고 생각하여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자기가 무력하다고 생각하지만 않는다면 어떤 사람이라도 무력하지 않을 것입니다. <펄벅>

 한양 시골 농막에서

한종유(韓宗愈) 

十里平湖細雨過(십리평호세우과) ; 십리 잔잔한 호수에 보슬비 내리고

一聲長笛隔蘆花(일성장적격노화) ; 갈꽃 사이로 멀리 피리소리 들려오네

直將金鼎調羹手(직장금정조갱수) ; 솥걸어 놓고 국 끊일 준비 하여라

聞把漁竿下晩沙(문파어간하만사) ; 낚싯대 들고 사장(沙場)으로 고기잡이 갔단다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子曰: 出則事公卿, 入則事父兄, 喪事不敢不勉, 不爲酒困, 何有於我哉?

재왈: 출즉사공경, 입즉사부형, 상사불감불근, 불위주곤, 하유어아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밖에 나가서는 군주나 제후를 섬기고, 

집에서는 아버지와 형을 섬기고, 

상을 당해서는 근면하게 일하고, 

술로 인해 피곤하지 않는 것. 

이 중 어떤 것을 내가 할 수 있는가? [계산 김성원 역]

[임성삼; 공자님께서도 스스로 완전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후대의 학자들은 공자님께서 겸손하셔서 이런 말씀을 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공자님께서 본심 그대로를 표현하셨다고 생각합니다.]

 * 셰익스피어(1564~1616)

- 그의 연극을 본 시민들은 감동하고 찬사를 보내었다.

- 그러나 몇몇 유명작가들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수준 낮은 삼류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한 정치가는 공연을 본 후 이런 말을 남겼다.

 “저질적이고 웃음만 나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본 것은 내 일생의 실수였다.”

 어떤 비평가는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그의 작품보다 개 짖는 소리가 더 많은 감정을 전달해 준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이와 같이 생존 당시에는 물론이고, 그가 죽은 지 150년이 지난 후에도 프랑스의 대표적 계몽사상가인 볼테르에게 비판을 받는다.

 “차라리 시골뜨기 막노동자가, 햄릿의 독백보다 훨씬 세련된 말을 쓸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평가 속에 영국은 셰익스피어의 삼대 비극 중 <리어왕>의 공연을 1880년대에 약 30년 동안 공연 금지시켰다.

<세계 역사를 뒤흔든 인물, 조재선 지음, 지원 북클럽, 2003>

 5월 1일 목요일

   교육의 목표는 머리와 손과 가슴, 지식과 기술과 도덕의 세 가지가 원만하게 조화된 전인형성(全人形成)에 있다. <페스탈로치>

 산촌의 봄날

왕백(王伯) 

村家昨夜雨濛濛(촌가작야우몽몽) ; 시골집 농가에 어제 밤 가랑비 내려

竹外桃花忽放紅(죽외도화홀방홍) ; 대나무 울 밖으로 복숭아꽃 붉게 피었소

醉裏不知雙鬢雪(취이부지쌍빈설) ; 취하여 산 삶 귀밑머리 백설 된 줄도 모르고

折簪繁萼立東風(절잠번악립동풍) ; 꽃밭에서 비녀 뽑으며 따뜻한 봄바람을 맞는다오

 오늘의 논어(論語) [제 9편 자한(子罕)]

子曰: 吾自衛反魯, 然後樂正, 雅頌各得其所.

재왈: 오자위반로, 연후악적, 아송각득기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돌아온 후, 음악이 바르게 되었다. 아(雅)와 송(頌)이 모두 제 자리를 얻었다.”

[시경은 풍, 아, 송으로 이루어져 있다. 풍(風)은 민요, 아는 조정의 노래, 송은 제사 때 부르는 노래이다.]

 * 미소는

미소는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고도

많은 것을 이루어낸다.

미소는 받는 마음을 풍족하게 하지만

주는 사람의 마음을 가난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미소는 순간적으로 일어나지만

미소에 대한 기억은 영원히 지속된다.

미소는 가정의 행복을 시작하고

사업에서는 호의를 베풀게 하고

우정의 표시로 나타나기도 하고

미소는 지친이에게는 태양이며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묘약이다.

그러나 미소는 살 수도 없고, 구걸할 수도 없고

빌리거나 훔칠 수도 없다.

미소는 누군가에게 주기 전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30초 웃음학, 용혜원 지음, 민예원,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