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페이지 1

子曰:篤信好學, 守死善道. 재왈: 독신호학, 수사선도.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굳게 믿고 학문을 사랑하자. 생명을 걸고 착한 도를 지키자.

* 용기 있는 사람이 성을 내면 칼을 뽑고 강한 자에게 덤벼들지만, 겁쟁이가 성을 내면 칼을 뽑고 약한 자에게 덤벼든다. 구제될 길이 없는 민족 중에는 어린애들에게 눈을 부라리는 영웅이 반드시 많다. <노신(1881~1936)의 잡감(1925)>

청송 성수침이 기묘사화에 얽혀서 아들 성혼의 처가 가까이 은거하고 있었다. 그 부근에 있던 율곡이 이 시를 지어 올렸다.

危邦不入, 亂邦不居. 天下有道則見, 無道則隱.

위방불입, 난방불거. 천하유도즉현, 무도즉은.

위험한 나라에는 들어가지 말고, 어지러운 나라에는 머물지 말라.

천하에 도(道)가 행해지면 나아가 벼슬을 하고, 도가 행해지고 있지 않으면 숨어 있는 것이다.

* 임금이 거하던 궁궐에서도 단청하여 화려하게 꾸민 편전을 놓아두고 후원 깊숙이 호젓한 곳에 소박하고 꾸밈없는 민가 형식의 주택을 짓고 거기나와 있기를 즐겼으니, 창덕궁 비원 안의 장락궁에서 그 심정을 읽을 수 있겠다.

상류 가정에서 저택 안에 별도의 구역을 접해 별장을 짓더라도 검소하게 초가로 꾸며 자녀들의 공부방으로 활용하고, 간간이 주인과 객이 술잔을 나누는 정자라도 통나무로 짓고 풀로 덮어 모정(茅亭)으로 짓고, 되도록 검소하기를 힘썼으니 대자연 앞에 극도로 겸양하고 애착하는 마음가짐을 읽을 수 있다.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우리 속담>

유명 스님이 매우 귀찮게 시를 지어 달라고 하여 붓 가는 대고 써서 주다

子曰:不在其位, 不謀其政. 재왈: 부재기위, 불모기정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 그 직무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

* 고을마다 고장마다 그곳을 대표하는 승경지엔, 유서 깊은 정자가 없는 곳이 없으니 유명한 관동팔경(關東八景)에도 자연 그대로를 가리킨 것이 있긴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그 지역을 대표하는 정자 이름으로 엮어져 있어 정자는 경관으로 해 이름나고, 본래의 경치는 정자로 인해 그 빛을 더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건물들을 둘러볼 때 공통점으로는 구조물 모두가 장엄하게 영구적으로 지어졌다는 것과 그 어느 정자도 담과 울타리로 구분됨이 없이 개방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오려면 오고, 가려면 가고, 들어앉으려면 들어앉고, 말려면 말고, 따로 오라는 일도 없고, 가라고 쫓을 사람도 없으며, 있어서 비실거리면 안에 있던 분들이 미안해서 비켜앉고, 청해들이면 마지못한 척 김 삿갓 모양 염치없이 섞여들어 함게 풍월을 읊조리기도 하여, 도무지 얽매인 데 없는 자유로운 공간이요 공유물이다.

집안에 두어 무시로 돌아보아 지붕도 고쳐 잇고 하는 초당과 달라 자주 잔손질을 할 수 없는 형편이기에 튼튼하고 완구하게 지었거니 생각하면 이 또한 그럴 듯하다.

우리나라에는 경치 좋은 곳이면 어디나 크고 작은 정자를 아니 지은 곳이 없고, 심지어 평지에 위치해 있어 내세울 만한 경치가 없을 때 봇물을 끌어들여 연못을 만들고, 둘레로 꽃과 버들을 심어 가꾼 가운데 정자를 지어 사랑하기도 했는데, 그 어느 하나도 주위의 경관을 해칠 만큼 규모가 크거나 어울리지 않는 것이란 없다. 주위와의 조화를 그렇게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창경궁 안의 춘당대는 옛날 과거를 보던 곳인데, 임금이 나와 전좌(殿座)하시던 영화당은 과거같은 큰 일을 치르는 본부답지 않게 너무나 비좁다. 그런데 정작 과거행사를 치르는 며칠 동안, 마루 둘레로 비베게를 매고 판자를 깔아 바닥을 넓히고 추녀 끝으로 차일을 쳐서 평소의 몇 배 되는 공간으로 넓혀서 활용하였다. 무척 구차해 보이지만, 그 지역은 임금이 백관에게 연회를 베풀어 위로하던 주합루 연못의 한 귀퉁이다. 평소 안 쓰는 동안 주위에 어울리게 하려면 그 이상 커서는 거추장스러워 안됐던 것이다.

子曰:狂而不直, 侗悾悾吾不知之矣.

재왈: 광자부직, 동이불원, 공공이불신, 오부지지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열정적인 사람은 곧은 법인데 곧지 않고,

무식한 사람은 성실한 법인데 성실하지 않고,

재주가 없는 사람은 신의가 있는 법인데 신의가 없다.

나는 도대체 어떻게 고쳐주어야 할지 알지 못하겠다."

[임성삼 : 그 당시도 지금과 같았습니다.]

* 양식 먹을 때 앞을 두르는 냅킨처럼, 우리도 그런 것을 펴는 것을 보아왔으며(점잖다는 어른은 수저로 음식을 떴으면 곧장 입으로 가져오지 목을 뻗쳐 입을 수저로 가져가는 일을 절대 하지 않는다. 그런 때문에 무릎과 앞가슴을 걸쳐 새하얀 수건을 덮는 법이라) 그것을 곱게 접어서 상 한 귀에 놓는 것은 상식이다.

子曰:學如不及, 猶恐失之. 오히려 유

재왈: 학여불급, 유공실지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배움이라는 것은 쫓아가서 미치지 못할 듯이 해도, 오히려 놓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임성삼 : 나는 다음과 같이 해석했습니다.

“자기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자세로 배우지 마라.

또한 배운 것을 잃을까 늘 걱정하라.”]

* 옛날에는 남녀 모두 맨머리로 밖에 나서는 일이 없고, 더구나 여자는 남의 앞에 얼굴 드러내는 것을 몹시 꺼렸으며, 남자도 모르는 여인의 앞을 지날 적이면 부채를 펴서 낯을 가려 차면(遮面)을 했다.

의관을 않고는 출입을 않는 법이라 개화 초기의 사진을 보면 서울 동대문 안 길거리에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거의가 다 그 거창한 삿갓을 쓰고 있다. 그야 제대로 갓을 써야 하지만 삿갓도 갓은 갓이라 그것으로 체면을 세웠다.

그런데 지금 유품을 보기 힘들지만 여자들만이 쓰는 삿갓이 있어 그 사진이 남아 전하는데, 허릿노리까지 내리덮고 앞을 아치형으로 터놓은 것이어서 쓰고 나서자면 양쪽 자락을 손으로 쥐어야 했다.

이것은 야외에 나갈 때 쓰는 햇빛가리개였고 동네 안에서는 치마를 머리 위에 쓰고 눈만 빠꼼히 내놓고 다니는 것을 필자도 어려서 보았는데, 이것이 가장 보편적인 장옷이었다.

그냥 두루마기처럼 지은 것을 머리 위로 뒤집어쓰는데, 소맷자락이 흐느적거리지 않게 죽지 부분에서 모아 실로 두어 바늘 떠서 꿰맸다.

색깔은 예외없이 초록색이나 식물성 염료를 들여서 은은한 멋이 나는 것이었다. 동정과 소매, 끝동을 흰 천으로 널찍하고 선명하게 해달았으며, 물론 보는 이가 없으면 어깨에 내려걸친 채다. 그러나 ‘장옷쓰고 엿먹기’라는 속담이 있듯이, 쓰는 쪽이 오히려 편했는지 모른다.

왕비나 귀인의 행차 때는 검은 너울을 쓴 나인들이 말을 타고 호위했다.

이 너울의 밑받침으로 쓰는 것이 있는데 대나무 가지로 어깨를 덮을 만큼 동그랗게 뼈대를 만들어 삿갓처럼 미사리를 받쳐서 쓰는데, 미사리 꼭대기가 그냥 운두가 되어 삿갓보다는 훨씬 경사가 완만해서 흡사 조금 깊숙한 접시같다. 대나무 위에 종이를 발라 만들어 머리에 쓰고, 그 위로 검은 깁이나 흰 천으로 자루같이 만들어 상반신을 가려 덮어씌우는 것이라서 겉으로 보기보다는 자유롭고 바깥도 잘 내다보인다.

이 너울의 밑받침만을 따로 떼어 만든 것을 빛가리개 또는 우비로 썼는데 이것이 전모(氈帽)다. 글자대로라면 전(氈: 담요같은 천)으로 만들어야겠으나 튼튼한 창호지를 바르고 기름을 먹였다. 검은 종이를 오려 중심과 둘레에 붙인 장식이 전(氈)같은 인상이어서 생긴 이름인지도 모른다.

얼굴을 파는 기생들이 여기다 화려한 끈을 달아 명목상 햇빛가리개 삼아 쓰고, 말을 타고 출입했으나 다분히 남의 눈을 끌게 하는 소용이었다.

이것과 이름을 혼동하기 쉬운 것에 전립(氈笠), 흔히 말하는 벙거지가 있다. 농악대에서 짧은 상모를 꼭지에 달아 지휘자인 상쇠잡이가 쓰는, 담요와 같은 천으로 만든 것인데 구군복에서는 정식 갓의 역할을 했다. 화려하게 공작꼬리를 상모로 지어 장식하고 밀화(蜜花: 호박류의 하나)와 산호로 갓끈을 해달아 화려하기가 이를 데 없으나, 재료에 제약을 받아 비를 맞으면 누글누글 쳐지고 무거워지기 때문에 사치하는 층에서는 말총으로 모양을 만들고 그위에 살짝 털을 붙여서 썼다고 한다.

이 마음이 바로 부처인 줄을 일찍이 알았더라면 早識此心元是佛

옥봉에서 끝없이 참선하지 않았으리. 玉峯無竭不須參 다할 갈, 모름지기 수

子曰: 巍巍乎! 舜禹之有天下也, 而不與焉. 높을 위 높고 큰 모양

재왈: 위위호! 순우지유천하야, 이불여언.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장엄한 일이다. 요임금과 순임금이 천하를 다스린 그 모습은.

더구나 두 분이 모두 정치에 관여하지 않으신 것처럼 하였다."

* 어떤 신랑이 장가를 들고 왔으니 의당 재행(再行)을 가야하겠는데, 통히 갈 생각을 않아서 가족들이 걱정하였다. 무엇에 틀려 저러는 것일까? 그래서 나이 비슷한 삼촌이 접근해 타이르고 달래고 하여 속을 떠봤더니,

하고 물어왔다. 절은 갓을 쓴 채로 하는 것이라고 일러주었더니, 그제서야 첫나들이를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 옷차림에는 평상복과 남의 앞에 나갈 때 입는 정장의 구분이 있다. 예모를 갖추자면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한 세트를 이뤄야 한다. 일전에 영국 왕자 결혼 때 왕자가 군복 차림에 패검까지 찼으면서, 벗은 모자는 들기라도 해야겠는데 맨머리바람이라 의아해했더니, 정작 식이 끝나자 부관이 모자를 갖다바치는 것을 보고 그러면 그렇지 하였다.

필자도 중학교 때 평소 물걸레질을 쳐서 신을 벗고 드나들던 강당엘 식(式) 날이면 구두를 신고 들어가 정렬했었다. 교장도 연미복에 실크 모자를 들었고, 선생님들은 모닝 코트에 중산모를 들어야 했다.

임금 앞에 나갈 때 입는 사모관대에는 목화를 신는 법이며, 이것은 방에까지도 신고 들어간다. 그래서 흙이 묻는 것을 막기 위해 그네들이 딛고 들어오는 통로에는 행보(行步)석(席)을 깔아놓는다. 진날 깔았다가도 볕이 들면 말려야 하기 때문에 새끼줄로 발처럼 성기게 엮어서 썼다. 사극에 많이 나오는 정자관은 평시에 쓰고 앉았다가도 점잖은 분이 찾아오면 갓으로 바꿔 쓰고라야 대면하는 법이다.

김장생이 석담을 찾아와 글을 배우다 평양으로 돌아간다기에 시를 지어 주다

돌아갈 때까지 자루가 비었으니 내 너무나 부끄러워라 歸時垂吾堪愧

이 뒤에는 부디 눈 비비고 다시 만나세 別後須敎刮目頻 자주 빈

[임성삼; 刮目相對 괄목상대; 선비는 헤어진 후 3일 뒤에 만나면, 눈을 비비고 살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동안 많은 발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삼국지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관우를 포로로 한 오나라의 장수 여몽을 보고 사람들이 한 말입니다. ]

舜有臣五人而天下治. 순유신오인이치천하.

순임금은 다섯 신하로 천하를 다스렸다.

[임성삼: 나라를 다스리는 데 유능한 신하가 많아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武王曰:予有亂臣十人. 무왕왈: 여유난신십인.

무왕이 말했다. "나는 어진 신하가 열 사람 있다."

* 황해도 황주 지방을 여행한 사람이라면 온 동네 사람이 다 흰 두건을 쓰고 있는 것을 보고 웬 상제가 이리 많은가 하고 놀랐을 것이다. 맨머리로 있을 수 없어 모두 두건을 쓰는 풍속이 있기 때문이다.

옛날 머리 쓰개에는 종류도 많지만 크게 관(冠), 건(巾), 모(帽), 입(笠)으로 구분할 수 있다.

관은 위엄을 보이기 위해 머리에 쓰는 것으로, 양(梁)이라는 대가 앞에서 뒤로 무지개처럼 휘어덮는 것이 있어야 된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종묘나 성균관에서 제향을 지낼 때 제복 차림에 쓰는 금관(金冠)이 있을 뿐이다.

거기에는 잠(簪)이라는 비녀가 가로지르고 있는데, 이것은 몸을 굽혀 고개를 숙이더라도 관이 벗겨지지 않게 상투에 가로꿰었다. 중국은 상투가 물렁물렁해 그게 가능하지만 우리나라 고추 상투에서는 그것이 안된다. 그래서 관에 꿰인 끈으로 턱을 둘러매야 하는데, 정작 쓰는 분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정중한 절차일수록 실수가 있으면 큰일이라 조심스러워 그런 것이다. 임진왜란 때 일본군을 막으러 떠나는 신립 장군이 퇴궐하는 길에 사모가 땅에 떨어져 구른 것을 보고 모두가 불길한 예감에 떨지 않았는가?

건은 검은 천으로 접을 수 있게 지은 것 모두를 말한다. 정자관, 동파관도 기실은 건이라 해야 옳다. 여러 사극에서 양반댁 도련님들이 쓰는 것으로 되어 있는 복건은 본시 수건으로 머리를 휩싸던 것에서 생겨 유래가 가장 오래고, 유학자들은 옛 법을 따른다고 즐겨 이것을 썼다.

모자의 모(帽)는 머리를 내려덮어서 쓴다는 것이 본래 뜻이다. 일정한 모양으로 미리 만들어 놓고 쓰는 것으로 보면 된다. 학생 모자는 처음에 사포라 했다.

이런 말은 나도 들었는데, 이 프랑스 말 ‘샤포’는 그 뒤 자취를 감췄다. 모의 대표격은 사모(紗帽)인데 유래가 매우 멀다. 지금도 산소 앞에 돌 사람을 해 세운 것을 보면 사포 비슷하면서도 네모가 나 있다. 이것이 복두(幞頭)라는 것인데 사모의 전신이면서 뒤에 따로따로 발달하였다. 애당초 중국에서는 굵직한 상투를 뒤통수 가까이 정수리에 짜서 세우고 사각건(四角巾)이라는 네 발 달린 보자기로 이것을 싸서 동여맸다. 그래서 뒤로 늘어뜨린 끈이 뿔이 되었고, 양 옆에서 올려 턱진 데서 맨 끈은 임금님의 익선관(翼蟬冠) 앞 턱에 매미만하게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

뒤에 이런 모양의 나뭇골을 깎아놓고 그 위에 사(紗: 얇은 비단)를 바르고 말려 굳혀서 벗겨낸 것이 사모다. 뿔은 조선조 초기까지도 연각(軟角)이라 하여 부드러운 끈을 드리운 형식이었으나, 뒤에 손바닥만하게 사를 발라 따로 만들어서 꽂았다. 임금이나 세자의 것은 뿔을 접어 매미가 앉은 모양으로 뒷면에 붙여 세워서 남실남실 보이게 해놓고 생김새를 따라 매미관이라고도 하였다. 벼슬을 하면 ‘감투를 썼다’ 하고 그네들은 가정에서도 그것을 쓰고 지냈다.

- 황주 지방에서 베 두건을 쓰는 것은 특례이고, 상제 아닌 사람은 길(吉)건(巾)이라 하여 평소 검은 건을 썼다. 이것을 사모에 받쳐 쓰자면 중간 절뚝한 데 걸려서 의자같이 턱이 생긴다. 그래서 미리 턱을 지어서 떠낸 것이 탕건(宕巾), 곧 감투이니 벼슬한 사람이나 쓰는 사모에 받쳐쓰는 때문에 감투를 썼다는 것은 곧 벼슬했다는 표시가 된다.

- 입(笠)은 곧 갓이다(일본 말로는 가사). 대 죽(竹) 아래 썼으니 대로 결은 것을 알겠고, 농사꾼이 쓰는 삿갓은 삿이라는 풀로 결어서 삿갓이니까 대나무로 결었다면 대갓, 이것이 갓의 원형이다.

집 밖에 나선 사람이 날이 개면 햇빛을 가리고 궂으면 비를 막는 폭넓은 쓰개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요구다. 그리하여 이것은 서양의 햇(hat)이 되고 농사꾼의 농립이 되었는데, 공기가 잘 통하라고 머리에 닿는 부분을 줄이고 바람에 날리지 않게 턱에 동여매는 지혜는 다시 예쁘고 볼품 있게 발전을 거듭해 갓이 되었다. 그리고 길에 나선 정중한 차림으로 어른을 뵙던 습관은 마침내 비바람치는 야외에서도 갓을 착용하게 되었고 제사를 지내는 형태로까지 발전(?)하였다.

그러자니 갓은 행세벌이 되고 치레벌이 되어 날로 그 수법이 정교해지고 칭을 하여 거기에 걸맞는 풍모를 갖추어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죽세공품으로 칭송받게 되었다. 거기에도 신분상의 차이를 두어 거칠고 볼품없는 것은 너희나 써라 하여 애초 모습 그대로인 것이 천인이나 쓰던 패랭이[平凉子]다. 보부상이 트레이드 마크로 쓴 것도 이 패랭이 양쪽으로 솜뭉치를 단 것이었다. 이 태조가 전쟁에서 부상했을 때 보부상이 팔러나왔던 솜으로 지혈시켜 치료한 공적을 기리어 그것 달기를 허용했다고 한다.

자식은 내 자식이 커 보이고 벼는 남의 벼가 커 보인다. <우리 속담>　

孔子曰:才難, 不其然乎? 唐虞之際, 於斯爲盛. 有婦人焉, 九人而已.

공자왈: 재난, 불기연호? 당우지제, 어사위선. 유부인언, 구인이이.

공자님이 말씀하셨다.

"인재를 얻기 힘들다고 한다. 실제로 그렇지 않은가?

요순 시절을 제외하고는 주나라가 가장 인재가 많았다. 그런데도 부인을 제외하면 아홉 사람에 불과했다.

* 서양 사람 선교사가 처음 와 갓 위에 갓모 씌운 것을 보고 세상에 모자만 가리는 우비가 어디 있느냐고 웃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 옷차림에도 유행이 있어서 갓이 의관으로 쓰이면서부터 중간 오똑한 부분인 갓모자의 운두가 높아졌다 낮아졌다 형태가 우긋해졌다 편편해졌다 변덕을 무려왔지만 갓 본래의 소용은 변치 않아 어깨를 가리는 정도의 넓이엔 변함이 없었고, 비 오는 날 그 위에다 갓모를 덮어 쓰면 훌륭한 우비가 되었다. 그러기에 갓을 쓸 처지가 못되는 사람들이 갓 크기만하게 양태를 만들어 그 위에 갓모를 펼쳐서 쓰는 갓모태라는 것도 있었다.

그러하던 것이 안동 김씨네들이 세도를 부리던 시절, 갓 양태가 넓은 것이 유행되면서 상류층 사람 세 명만 둘러앉아도 양태가 서로 두딪쳤다 하니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백성들은

먹지고 못해 허덕이는데 이게 무슨 꼴이야? 흥선 대원군이 집권하면서 바짝 줄이라고 호통을 치자 이번엔 줄여도 너무 줄였지, 양태가 시늉만 남게 된 것이 최근까지 내려오는 갓이다.

- 산길에 사람이 기진해 쓰러져 있어서 두루마기 속 옷고름에 찬 갓모를 끌러 물을 떠다 먹여 소생시킨 이야기를 가끔 들었다.

갓모는 종이로 부채처럼 주름을 잡아 접으면 품 안에 들고 펼치면 피라미드 형으로 벌어져 갓 위를 덮게 되어 있는, 실끈을 달아서 턱에 매게 된 것은 갓과 같다. 기름을 먹여서 방수를 하는데, 해군에서 입는 반 망토처럼 천으로 지어 기름에 절은 것을 우삼(雨衫)이라 하여 상반신을 가리는 우비로 쓰였다.

- 갓 쓰고 갓모 쓰고 술 먹고 수란(水卵) 먹고 - 갓모 쓰고는 갓을 못 쓰고, 수란 먹고는 술 안 먹고로 들려 재담으로 통한다. 수란은 계란을 그릇에 담아 끓는 물에 잠깐 익힌 것으로, 익어야 좋다는 흰자만 익고 노른자는 생것으로 그냥 있어서, 영양학적으로 가장 우수하다는 우리의 전통 조리법이다.

아이를 기르려면 무당 반에 어사 반이 되어야 한다. <우리 속담>　

子曰:禹, 吾無間然矣. 菲飮食, 而致孝乎鬼神惡衣服, 而致美乎黻卑宮室, 而盡力乎溝洫禹, 吾無間然矣.

재왈: 우, 오무간연의. 비음식, 이치효호귀신 약의복, 이치미호불면 비궁실, 이진력호구혈.

우, 오무간연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우왕을 나는 조금도 흠잡을 수 없다.

자기의 음식은 보잘 것 없이 먹으면서, 신에 대한 제사는 풍성하게 하였고,

자기의 옷은 누추하게 입으면서, 제복은 아름답게 갖추어 입었다.

궁궐을 허술하게 하면서, 농사에 물 댈 도랑에는 힘을 다했다.

우임금을 나는 흠잡을 수 없다."

* 갈모의 갈은 고깔의 깔과 같은 것이고, 고깔은 꽃(옛날 말로는 곳)을 달아서 장식한 것이라 꽃이 없으면 그냥 갈이다.

옛날 군인 중의 졸병은 깔때기라는 위가 뾰족한 모자를 썼는데, 깔때기는 갈의 복잡한 표현이다. 병에 기름을 따르든지 할 때의 깔때기도 같은 착상의 이름인데, 군인 소용에 또 달리 깔때기라는 것이 있었다. 유지로 접어 속옷고름에 차고 ‘행군하다가 물을 떠 먹는 제구’라는 것이 사전의 설명이다. 그러고 보니 갓모로 물을 떠다 먹인 것하고 신통하게도 일치한다.

유명한 이태백이, 당시 세계에서 주름잡던 당나라 서울에서 당당히 자기 나라 복장으로 활보하는 고구려 사람을 읊은 것이다.

절풍은 고구려 고유의 관으로 사람마다 쓰는데, 모양은 꽃잎과 같으며 사인(士人)은 그 위에 두 개의 새 깃을 꽃는다 하였다. 귀족의 관은 소골(蘇骨)이라 하여 대개 자라(紫羅: 보라색 비단)로 짓고 금, 은으로 장식하며, 소매 넓은 홑옷에 너그러운 바지를 입으며 흰 가죽띠를 매고 누른 빛 가죽신을 신는다고 북사(北史) 고구려전에 기록돼 있다.

우리나라의 고분이 북쪽 고구려 것은 석곽이라 부장품이 고스란히 없어진 대신에 벽화가 있고, 남쪽 신라의 것은 목곽이라 천장이 폭삭 주저앉아서 내용물이 곱게 보존돼 있어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벽화에 그려진 것이 위 기록과 일치하고, 신라의 것은 금관의 바깥 장식말고 안의 내관(內冠)은 보편적인 형태겠는데, 백마총에서 나온 화피(樺皮: 자작나무 껍질)관과 모양이 같다.

머리에 썼을 때 앞에서 보아 뾰족하게 보이는 이 깔때기의 모양은 대단히 오랜 전통임을 미루어 알겠다.

* 율곡은 1576 년 10 월에 해주 석담으로 돌아와 청계당을 짓고, 1578 년 은병정사를 지었다. 이 정사 부근의 봉우리 이름이 대은병(大隱屛)이었다.

子罕言利與命與仁. 자한언리여명여인

공자께서는 전혀 이익에 관한 문제는 말씀하시지 않았다. 때때로 여쭈어 보면 반드시 천명이나 인이라는 걸 결부시켜서 말씀하셨다.

[임성삼: 선생님께서는 이익, 천명, 어짊에 대해서는 드물게 말씀하셨다. (김성원 역도 나와 동일함.)

정자의 주: 이익을 챙기는 것은 의를 해롭게 하는 것이며, 천명은 알기 어려우며, 인은 큰 도이다. 그러므로 선생님께서는 드물게 말씀하신 것이다.]

* 아이들 수수께끼에 나오는 물음이다. “십리는 가도 오리는 못 가는 것은?” 팔굽히기가 그것 아닌가? 팔을 굽혔을 때 손 끝이 어깨에는 닿아도 그 반 거리밖에 안되는 팔굽이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처럼 아주 옛날의 옷은 알겠는데, 중간쯤 고려시대의 복식이 분명치 않아 걱정이다.

신라, 백제, 고구려 삼국시대의 복식은 그런 대로 복원이 된다. 그리고 상류층 곧 궁이나 벼슬을 한 사관들의 근무복 내지 외출복은 중국이나 일본 것이 있으니까 참고할 길이 있다. 지금도 우리는 가정에서 한복을 입고 지내다가도 나들이할 때면 양복을 입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지만, 집안에서까지 양복으로 지내는 이가 늘어나니 얘기는 다르다. 옛날에는 선명한 이중구조의 생활을 하였다.

김화진 옹이 양담뱃갑에 국산 담배를 넣어가지고 다니며 피우다가 단속반에 걸려든 적이 있었다. 담당자가 담배가치를 보고 나서 왜 양담뱃갑에다 넣어 가지고 사람을 놀리느냐 했더니 대뜸,

“자네는 한국 사람이 왜 양복을 입고 다니나?” 했다는 얘기가 있다.

고려시대에도 상류층의 겉모습 생활은 중국 당, 송의 짙은 영향 아래 있었을 것은 짐작이 간다. 그런데 여자들 저고리가 언제 지금처럼 짧아졌는가? 이것을 밝혀낼 재간이 아직은 없다. 적삼(赤衫)이라는 단어가 말하듯 속에 받쳐 입었던 것이 겉으로 나오면서 생긴 것은 분명하나 그 이상은 모른다. 서민들의 생활사야말로 핵심적으로 중요한 것인데 이것을 밝히지 못하다니 딱한 노릇이다.

천연스님에게 시를 지어주다, 그는 예전에 지리산 천왕봉의 음사(淫祠)를 (주먹으로) 깨뜨린 사람이다.

巷黨人曰:大哉孔子! 博學而無所成名.

항당인왈: 대재공자! 박학이무소성명.

달항 마을 사람이 말했다. "공선생님은 위대하신 선생님이다. 박학이고 무엇에나 능통하시므로 이렇다할 특징이 눈에 띄지 않고, 그 때문에 오히려 유명하게 되지 않는다."

謂門弟子曰:吾何執? 執御乎? 執射乎? 吾執御矣.

위문제자왈: 오하집? 집어호? 집사호? 오집어의.

선생님께서 들으시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무엇으로 유명해질까? 마부로 이름을 날릴까, 궁수로 이름을 날릴까? 역시, 가장 쉬운 마부 정도로 해 두는 게 좋겠네."

외래품은 사치 풍조를 부채질하고 유행의 물결을 일으키는데, 이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다. 중국과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저네들의 제도를 받아 들이게 되자, 포(袍)라고 온몸을 내리덮는 웃옷이 예복 차림을 대표해 오늘날의 두루마기로까지 이어진다.

이렇게 기장이 긴 웃옷을 입게 되니, 최초 호복 계통의 위아래 옷으로 구성됐던 우리 옷은 자연히 변동을 갖게 되었다. 남녀간 허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지금의 양복 상의만큼 길었던 저고리는 가정에서의 일상복으로 변하자 지금처럼 기장이 짧아져 그대로 나다니기에는 창피한 차림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따로이 예복이 필요로 않는 막노동꾼, 사냥꾼들은 삼한 때 그대로의 긴 저고리로 일관해왔다. 의외로 고유의 풍습을 잘 지켜온 것은 절간의 승려들이다. 그들은 특별한 의식이 아니면 ‘동방’이라는 긴 저고리에 바지에는 웃대님을 치고 옛날과 다름없는 차림으로 지냈다.

일제말 서울 근방 달구지꾼들 사이에서 두루마기처럼 방한도 되고 활동하기도 편리한 꼭 유도복 상의 같은 저고리가 유행하였다. 허리통을 동여매고 보니 고구려 벽화하고 어찌 그리 같으며, 함경도의 톱옷하고도 기이하리만큼 흡사하다. 솜을 두둑이 두어 드문드문 누비거나 뜨는 것까지 같은데, 국경 지대에서는 모피가 흔해서 도회지 사람이 보면 놀랄 만한 고급 가죽으로 목에 닿는 부분을 장식하였다. 또 솜이 귀한 지방이라 안에 모피를 받치기도 했는데, 삼 농사가 잘되는 지방이라 삼베(톱O로 푸대만큼이나 굵게 짠 천으로 거죽을 해서 톱옷이라 하였더란다.

고향의 풍습을 재현해서 후손들에게 보여줄 기념관쯤 생겼으면 좋으련만...

생활 간소화의 극치는 승려들의 살림이다. 안 갖는 것을 수양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의, 식, 주의 모두가 간략하다. 옷이 더러워도 빨아댈 이가 있나? 그래서 회색으로 물들여 입고(새까만 천은 흰 옷만큼이나 유표하게 더러움을 탄다) 누비옷은 그들의 전용물이 되었다.

‘누더기 납’의 본래 발음은 ‘누옵’이라고 복자음이다. 승려들이 자신을 천납(賤衲)이라고 하는 것은 누더기를 걸치고 지내는 천한 사람이란 뜻이다.그 납의(衲衣)를 원음대로 읽으면 노옵이 - 누비가 된다. 승려도 추우면 핫옷(=솜옷)을 입어야겠는데 가죽옷은 살생을 금하는 교리상 안되겠고, 솜옷은 뜯어 빨아서 잘 다듬어 다시 넣어 지어야 하니 그들에게는 가당치 않다. 그래서 통째로 빨 수 있는 솜옷으로 등장한 것이 누비옷이다.

지금처럼 재봉틀로 드르럭 하는 것과 달라 그것을 손끝으로 한 땀 한 땀 꿰매나간다는 것은 보통 공력이 아니다. 그래서 승려들은 대부분 드문드문 그저 솜이 뭉치지 않을 정도로 떠서 지금도 그것을 걸치고 산다. 공덕이 있어 신도 사이에 인기 높은 대사쯤 되면, 열성 있는 신도가 일부러 염불하듯 온 마음의 정성을 쏟아 한 땀 한 땀 잘고 곱게 누벼서 지어다 바쳤다. 그러나 너무 곱다 보면 방한에는 오히려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제일 손이 많이 간 잔누비 바지저고리는 궁중, 민간에까지 최고급 춘추간복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누비옷을 지을 때면 여러 땀 뜬 바늘을 뽑기가 여가 힘들지 않다. 그럴 때 천을 겹쳐서 쥐고 힘주어 빼야 하는데 중심에 누빗대라는 대나무 가지를 넣기도 한다. 상류 가정의 소용으로 화각(華角)으로 장식한 것을 많이 썼다.

이 누비질은 꼭 소가 논밭을 갈 듯 줄을 지어서 나아간다. 그러다보니 ‘눕이-누비’라던 명사가 활용하여 동사로 둔갑을 했다. ‘곱게 누빈다.’ ‘잘도 누벼 나간다.’ 그러다가 또 한번 비약을 하였다.

“그도 젊어서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명동거리를 누비고 돌아다니던 사랑이오.”

　가시나무를 심는 자는 장미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필레이>

* 을유문화사에서 포켓북 크기로 김억이 번역한 한국여류한시전집을 간행. 한국문화사에서 김억한시역선을 내었다.

子曰:麻冕, 禮也今也純, 儉. 吾從衆. 재왈: 마면, 예야 금야순, 검. 오종중.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삼실로 만든 제관을 쓰는 것이 예법에 맞지만, 지금에는 명주실로 만든 걸 쓰는 풍습이 이 되었다. 이것은 간편하기 때문이다. 나도 여러분이 하는 대로 따르겠다."

拜下, 禮也今拜乎上, 泰也. 雖違衆, 吾從下.

배하, 예야: 금배평산, 태야. 수위중, 오종하.

신하는 전각 아래서 임금께 배례하는 것이 예법에 맞지만, 지금에는 전각 위에서 배례하는 풍습이 되었다. 이것은 신하가 교만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여러분이 하는 방법과 틀리지만 역시 전각 아래서 배례하기로 하였다."

[임성삼 공자님은 무조건 과거에만 집착하는 분이 아니었습니다. 새로 바꾸어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셨습니다.]

* 제1단; 각설하고, 이왕에 이 세상에 태어났을 바에는 누구나 “아아, 그렇게 태어났더라면 좋았을 것을...]하고 부러워할 일이 오죽이나 많으랴.

우선 첫째로 천황의 자리를 바란다는 것은 매우 황공무지한 일이려니와, 황족분들의 자자손손(子子孫孫)까지도 여느 사람들과는 인종(人種)이 다른 게 아닌가 싶을 만큼 고귀하게 태어나는 일은 무슨 까닭일까. 일인지하(一人之下)요 만인지상(萬人之上)인 섭정(攝政)이나 관백의 집안은 물론, 보통 재상(宰相)가(家)라도 시종(侍從)이나 경호(警護)무관(武官)을 하사(下賜)받는 지체는 부럽기 그지없다. 그 아들이나 손자의 대(代)에 내려가면서 설사 관위(官位)가 낮아진다 하더라도 그런대로 인간의 품위나 고상한 기품은 남아 있다. 그러나 그 이하의 지체 낮은 사람이 제나름대로 요행히 출세해서 내노라고 으스대는 일은, 자신은 장하다고 자부할지 모르지만, 세상 사람들이 볼 때에는 정말 딱하고 뇌꼴스럽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도연초, 전길겸호(요시다 켕코오) 지음, 송숙경 역, 을유문고 182, 1975 년 초판, 1996 년 7 쇄>

　가장 무서운 사람은 침묵을 지키는 사람이다. <호라티우스>

* 방효유는 연왕(영락제)이 군대를 이끌고 남경에 쳐들어와 칭제한 후 등극을 알리는 조서를 기초하라는 명을 받았으나 거절한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 결과 죽임을 당하고 구족까지 멸살되었는데, 이 시에도 이러한 그의 굳센 기질이 보인다.

[임성삼; 영락제는 우리나라의 수양대군처럼 조카의 나라를 빼앗았습니다. 그러므로 방효유는 우리의 사육신에 해당합니다.

참고; 영락제는 명나라 황제로 우리의 태종 임금과 교류가 있었습니다.]

子絶四: 毋意, 毋必, 毋固, 毋我.

자절사: 무의, 무필, 무고, 무아.

공자께서는 다음 네 가지를 절대 하지 아니 하셨다.

그것은 독선, 집착, 고루, 이기이다.

[임성삼 나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의: 자기의 뜻

필: 반드시 이래야 한다고 고집부리는 것

고: 자기의 뜻을 바꾸지 않는 것

아: 나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 세상에 중처럼 선망(羨望)의 대상이 되니 못하는 처지도 없으리라. “사람들로부터 나무 끄트러기처럼 여겨지고 있네요”라고 세이쇼오나공이 쓰고 있는 것도 생각해 보면 과연 그럴듯한 일이다.

그러한 승려(僧侶)에게 때로는 어울리지 않는 권세가 부여되는 수가 있다. 그러나 중이 권세가 있다고 해서 아무리 뽐내보았댔자 별로 신통하게 여겨지지는 않는다. 조오가 스님의 말씀대로, 세간에 명성이 자자하다는 일 자체가 불제자(佛弟子)인 중들에게는 오히려 괴로운 일이어야 하며, 부처님의 계율과도 위배되는 일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외곬으로 둔세(遁世) 수행(修行)을 하는 중을 보면, 경건하게 여겨져 “저렇게 되고 싶구나!”하는 생각도 일지 않겠는가.

<도연초, 전길겸호(요시다 켕코오) 지음, 송숙경 역, 을유문고 182, 1975 년 초판, 1996 년 7 쇄>

　가장 훌륭한 기술, 가장 배우기 어려운 기술은 세상을 살아가는 기술이다. <메이시>

* 눈이 다 녹기도 전에 봄의 벽두에 맨 먼저 피는 꽃이 설중(雪中)매(梅)이다. 추위를 이기고 뭇꽃에 앞서서 피는 매화의 기상을 군자에 비기기도 한다.

子曰:吾有知乎哉? 無知也. 有鄙夫問於我, 空空如也, 我叩其兩端而竭焉.

재왈: 오유지호재? 무지야. 유비부문어아, 공공여야, 아고기양단이갈언.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아는 것이 있는가? 아는 것이 없다.

(그러나)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나에게 묻는다면,

아는 것은 없으나 나는 나의 처음과 끝, 모든 것을 들어서 최선을 다 하겠다."

[임성삼: 이것이 공자님의 장점입니다.]

* 인간은 뭐니뭐니 해도 용모나 풍채가 뛰어나게 훌륭하기를 누구나가 바랄 것이다. 말하는 모습도 역겹니 않고 애교도 있으면서 수다스럽지 않은 그런 사람과는 언제까지나 대화를 나누고 싶어진다. 그런데 아주 훌륭한 분이라고 믿고 있던 사람이 뜻밖에도 어이없는 본성(本性)을 드러내게 되었을 때는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으리라.

또, 신분이나 가문 그리고 용모 등은 타고나는 것이니 하는 수 없다손치더라도, 마음은 현명하고 슬기롭게 하려고만 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될 수가 있는 것이다. 용모나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도 학문이 없고 보면 근본이 비천하고 얼굴이 상스럽게 생긴 인간들과 동렬(同列)로 보여서 보잘것없는 처지로 밀려버리고 말게 되는 것은 어쨌든 간에 유감스러운 일이다.

될 수만 있다면 정식 학문, 즉 한학(漢學)을 배우고 한시(漢詩)를 지으며 와카[和歌], 음악 등 예능에도 통달하고, 또 조정(朝廷)의 고실(故實)에도 정통(精通)하며, 정무(政務)나 의식(儀式) 등에서 여러 사람들의 모범이 되는 일이 무엇보다도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물론 필적(筆跡)도 졸렬하지 않아 술술 써 내려갈 수 있고, 목소리가 청아해서 여러 사람의 선창(先唱)을 맡아 남들을 탄복시키면서도 한편 약간의 술을 즐길 줄 아는 일이 남자로서의 매력이라고 하겠다.

<도연초, 전길겸호(요시다 켕코오) 지음, 송숙경 역, 을유문고 182, 1975 년 초판, 1996 년 7 쇄>

　강한 사람이란 가장 훌륭하게 고독을 견디어 낸 사람이다. <쉴러>

* 자기가 지금 누리고 있는 기쁨을 이 세상 모든 이에게 골고루 나누어주고 싶어하는 시인의 마음이 소중하다. 이방응은 평생 매화를 사랑하였고, 또 매화를 잘 그렸다. 3, 4구에는 온 세상을 봄볕으로 감싸안으려는 인류애가 짙게 배어있다.

顔淵喟仰之彌高, 鑽之彌堅瞻之在前, 忽焉在後. 뚫을 찬, 볼 첨

안연위연탄왈: 앙지이고, 찬지이견 첨지재전, 홀언재후.

안연이 깊이 탄식하며 말했다.

"당신을 우러러보면 너무 높으시며, 뚫어보면 더욱 굳습니다. 보면 앞에 계시다가도 갑자기 뒤에 계십니다.

夫子循循然善誘人, 博我以文, 約我以禮.

부자순순연선유인, 박아이문, 약아이례.

선생님께서는 순순히 사람을 잘 인도하사,

나를 글로 넓게하시고

예절로써 요약하게 하십니다.

* 제2단; 옛적에 훌륭했던 성왕(聖王) 성대(聖代)의 정치를 돌이켜보고 연구해 보려는 생각은 하지도 않고, 백성이 걱정하고 나라가 손상되는 일 따위는 아랑곳없이 호화 극치의 생활을 즐기는 것이 몹시 장한 일이나 되는 것처럼 으스대며 거만하게 구는 인간들이야말로 매우 한심스러운 무리라고 생각한다. “의관(衣冠)에서 승마나 탈 것에 이르기까지 있는 것을 그대로 사용하도록 하라, 결코 미려(美麗)함을 탐내어서는 안된다.”고 쿠조오 모로스케 공은 그 유언에서 경고하고 있다. [당시의 천황의 외조부] 제84 대 천황인 준토쿠잉이 궁중생활을 이모저모 기록한 책에서도 “천자께서 입으실 옷은 허술한 것이 좋다”고 적혀있다.

<도연초, 전길겸호(요시다 켕코오) 지음, 송숙경 역, 을유문고 182, 1975 년 초판, 1996 년 7 쇄>

우르릉 천둥소리 한번 울리기만 기다린다네 只待新雷第一聲

* 장유병은 가경, 도광 년간에 이름을 떨친 정통 시인이다. 이 시는 1824년(도광 4년)에 지은 것이다. 그는 아편전쟁 중 영국의 중국 침략을 눈으로 보았다.

子欲居九夷.

선생님께서 동방의 이족이 사는 곳에 살고 싶어하셨다.

或曰:陋, 如之何! 子曰:君子居之, 何陋之有? 좁을 누

혹왈: 누, 여지하! 재왈: 군자거지, 하누지유?

어떤 사람이 말했다. "누추한 곳입니다. 어떻게 지내시겠습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머물게 된다면 어찌 누추함이 있겠느냐?"

제3단; 만사에 뛰어난 사람이라도 사랑이나 그리움의 정취를 마음에 간직하고 있지 않은 사나이는 몹시 부족한 감이 있어서, 마치 아름다운 옥잔(玉盞)의 밑이 빠진 것같은 기분이 들 것이 틀림없다. 밤이슬, 찬 서리를 맞으며 실의(失意)를 달래어 정처없이 방황하기도 하고, 부모의 꾸지람이나 동네사람들의 뜬소문 따위에 마음을 쓸 여유도 없이 이런가 저런가 사색에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하고, 그러면서도 항시 혼자 쓸쓸히 누워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그러한 일들이 오히려 즐겁기 이를 데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오로지 호색(好色)으로 지새운다는 것도 아니며, 한편 여자가 볼 때 친밀감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그런 일이 남자로 때어난 행복이라고나 할까.

<도연초, 전길겸호(요시다 켕코오) 지음, 송숙경 역, 을유문고 182, 1975 년 초판, 1996 년 7 쇄>

　거짓말쟁이가 받는 가장 큰 벌은 그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신임을 받지 못한다는 것보다 그 자신이 아무도 믿지 못한다는 슬픔에 빠지는 데 있다. <조지 버나드 쇼>

子曰:譬如爲山, 未成一簣止, 吾止也譬如平地, 雖覆一簣進, 吾往也. 삼태기 궤

재왈: 비여위산, 미성일궤, 지, 오지야 비여평지, 수복일궤, 진, 오왕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산을 만드는 일과 비유하겠다. 마지막 흙 한 삼태기가 부족한 상태로 그쳐도 내가 그친 것이다. 비유하건대 평지에 비록 한 삼태기를 쏟았더라도 나아간 것이다. 그것도 내가 나아간 것이다.”

[임성삼: 공부와 사람의 성장에 대한 정확한 비유입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어리석기 그지없는 것이다. 이를테면 향기 따위는 허무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일시적으로 의상(衣裳)에 훈향(薰香)된 것, 금방 날아가고 바래면 아무 냄새도 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코를 간질이는 좋은 향기에는 반드시 마음이 도취되는 것이다.

<도연초, 전길겸호(요시다 켕코오) 지음, 송숙경 역, 을유문고 182, 1975 년 초판, 1996 년 7 쇄>

가격: 13억 달러(1조 2천억원) [임성삼; 현재로는 가장 비싼 폭격기입니다.]

최대 운항거리: 18520km(1회 공중급유시) [임성삼; 지구상 가장 먼 거리는 20000km임]

　건강이 있는 곳에 자유가 있다. 건강은 모든 자유 중에서 으뜸가는 것이다. <앙리 프레데리크 아미엘>

子曰:語之而不惰者, 其回也與! 게으를 타

재왈: 어지이불타자, 기회야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말해주면 게으르지 않은 자는 안회 한 사람이었다."

[임성삼: 공자님은 삼천 명의 제자를 가지셨습니다. 그 중 안회 한 사람만이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사는 주택의 꾸밈새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은, 이 세상이 비록 나그네길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즐거운 것임을 말해 주는 것이다. 정취를 느끼는 뜻있는 사람이 안온하게 살고 있는 곳에는 스며드는 달빛마저도 한결 다정스럽게 느껴지는 법이다. 두드러지게 호사스럽고 대단하지는 않으나 정원의 수목도 어딘지 모르게 새삼스럽지 않은 아취(雅趣)가 풍기고, 자연스럽게 자란 뜨락의 풀포기에도 정취가 남겨져 있으며, 툇마루나 대오리 울타리도 제법 쓸모있게 배치되어 있는 데다, 놓고 쓰는 세간들도 고풍(古風)이 감돌아서 차분하게 느껴지는 일 따위는 참으로 아늑하고 품위있는 정경이 아닐 수 없다.

많은 목수들이 공을 들여 아름답게 꾸민 저택에다 당(唐)나라에서 들여온 것이나 야마토의 진귀한 세간들을 늘어놓고, 뜰에 심은 정원수까지도 자연 그대로가 아닌 인공적으로 가꾸어져 있는 것들은 보기에도 번거로울뿐더러 깊은 실망을 안겨주게 된다. 그렇게까지 해놓고 대체 언제까지 살아보겠다는 것일까. 그야말로 순식간에 연기로 화해서(타서) 잿더미로 변하고 말 수도 있을 것을... 하고, 흘낏 보는 순간 느끼데 된다. 대개는 주택의 모습으로 그 주인의 면모를 짐작하게 되는 것이다.

<도연초, 전길겸호(요시다 켕코오) 지음, 송숙경 역, 을유문고 182, 1975 년 초판, 1996 년 7 쇄>

* 골프선수 최경주; 하루에 4000번 스윙 연습을 매일 계속한다.

[임성삼; 탁구 선수가 하나의 공격 방법을 익히기 위해 평균 7000~8000번 연습합니다.

걸리는 기간은 수 일 정도라고 합니다. 탁구의 경우는 상대편의 일정 방향에 대한 연습이므로 시간이 더 걸립니다.]

이방응은 성미가 강직하여 벼슬하는 동안 자주 윗사람의 비위를 거스려 파직을 당하기도 하였다. 이 시는 그가 스스로의 처지를 소나무에 견주어 그려내고, 그 그림에 붙인 것이다.

子謂顔淵, 曰:惜乎! 吾見其進也, 未見其止也.

재위안연, 왈: 석호! 오견기진야, 미경기지야.

선생님께서 안연에 대해 말씀하셨다.

"애석하다!

나는 그가 진보하는 것을 보았을 뿐, 멈추어 있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임성삼; 공자님의 최대의 칭찬입니다.]

10월의 어느 무렵, 쿠르스노라는 곳을 지나서 한 산마을을 찾아간 일이 있었는데, 아득하게 이어지는 이끼 낀 오솔길을 따라 깊숙한 곳에 고요하게 자리를 잡은 암자(庵子)가 있었다. 나뭇잎으로 뒤덮인 물받이대통에서 방울 지어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외에는 그냥 고요하기만 할 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청수를 긷는 샐 가에 시렁이 있고 그곳에 국화꽃이나 단풍잎이 꺾이어 흩어져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역시 살고 있는 사람이 있음이 분명하다. 이렇게 하고도 살 수 있는 것이구나 하고 깊은 감회에 젖어 두리번거리다 보니 정원 저쪽에 큰 밀감나무의 가지가 휘어지도록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있는데, 그 주위에 단단히 울타리가 쳐진 것이 보여, 감상에 젖어들던 나는 그만 흥이 깨어져,

“이 나무가 없었더라면 좋았을 것을...”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도연초, 전길겸호(요시다 켕코오) 지음, 송숙경 역, 을유문고 182, 1975 년 초판, 1996 년 7 쇄>

　겸손이 없다면 당신은 인생의 가장 기본적인 교훈도 배울 수가 없다. <좀 톤슨>

子曰: 後生可畏, 焉知來者之不如今也? 四十, 五十而無聞焉, 斯亦不足畏也已. 두려워할 외

재왈: 후생가외, 언지래자지불여금야? 사십, 오십이무문언, 사역부족외야이.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후배를 두려워하라. 뒤에 오는 자가 지금 있는 사람들보다 못하다고 어찌 단언할 수 있는가?

그러나 40, 50 살이 되어도 주목을 끌지 못한다면 두려워할 바가 못 된다."

[임성삼: 나이든 사람에 대한 예절을 지키는 것과, 그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일은 다른 것입니다.]

제12단; 기분이 잘 맞는 사람과 차분히 마주앉아서 흥취가 있는 이야기건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건 스스럼없이 말을 주고 받으며 마음을 달랜다는 것은 즐겁고 기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렇게 기분이 맞는 사람도 드물려니와, 조금도 거슬리지 않도록 조심조심 상대를 하는 것은 혼자 고독하게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심정이 되리라.

<도연초, 전길겸호(요시다 켕코오) 지음, 송숙경 역, 을유문고 182, 1975 년 초판, 1996 년 7 쇄>

* 황사: 전국 예년 평균은 5.1일(1979년~2007년)이다. 그러나 서울, 경기 지방은 10~11일이다. 올해의 예측은 10일~15일이다.

겸손하고 양보하는 마음은 인격을 완성하는 데 있어서 절대 필요한 양식이다.

이러한 인격 완성의 양식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교만하고 약해진다. <존 러스킨>

子曰:法語之言, 能無從乎? 改之爲貴. 巽與之言, 能無說乎? 繹之爲貴. 說而不繹, 從而不改, 吾末如之何也已矣.

재왈: 법어지언, 능무종호? 개지위귀. 존여지언, 능무열호? 석지위귀. 설이불역, 종이불개,

오미여지하이이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주 않아서 바르게 말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수긍하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잘못을 고치는 일이다. 친절하게 말하면 누가 기뻐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참 뜻을 해석하는 것이 귀중한 일이다. 참 뜻을 해석하려 하지 않고, 잘못을 고치려 하지 않는 사람을 나로서는 도무지 어떻게 할 수 없다."

[임성삼: 사람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써의 한계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 또 서로 주고받는 말은 어떤 일이건 간에 과연 그렇구나 하고 귀를 기울일 가치가 있다손 치더라도, 약간 의견이 다른 사람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논쟁(論爭)하고 “그러니까 이렇다”라고 반발도 한다면, 마음에 도사리고 있는 쓸쓸한 고독감 따위도 약간은 위로가 될 듯도 싶으나, 실은 약간의 불평을 말할 때에도 자기와 의견이 같지 않은 사람은 보통 막연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동안은 그런 대로 좋겠지만, 진실로 마음이 맞는 벗과 비교한다면 큰 차이와 간격이 있음이 분명한 일이어서, 어떻든 간에 마음은 쓸쓸할 따름이다.

<도연초, 전길겸호(요시다 켕코오) 지음, 송숙경 역, 을유문고 182, 1975 년 초판, 1996 년 7 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