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수요일 

* 연설 speech : 오늘은 긴 연설을 할 생각입니다. 짧은 연설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윈스턴 처칠의 재치와 지혜, 제임스 C. 흄스, 권국성 옮김, 국민서관, 1995>

  무궁화는 흰 무궁화라야 한다. 우리의 선인(先人)이 취한 것도 흰 무궁화임에 틀림이 없다. 백단심(白丹心)이라는 말이 있을 뿐 아니라 흰빛은 우리가 항상 몸에 감는 빛이요, 화심(花心)의 빨강은 또 우리의 선인들이 즐겨 쓰던 단청(丹靑)의 빨강이다. -- 감탄 없이는 바라볼 수 없는 것이다. 꽃은 수줍고 은근하고 겸손하다. 그러나 자신은 없지 아니하다. 왜 그러냐 하면 피기 시작하면 꽃 한 송이 한 송이는 대개 그 날 밤 사이에 시들어 쉬 말라 버리고 말지만 다음날 새 송이 잇대어 피고 하는 것이 8월이 가고 9월이 가고 10월에 들어서도 어떤 때는 아침 저녁 산들바람에 흰 무명 바지저고리가 차가울 때까지 끊임없이 핀다. 그 동안 피고 지는 꽃송이를 센다면 대체 몇천 송이 몇만 송이가 필 것일까. 그 중 많은 꽃을 피우는 때는 8월 하순경인데, 이 때면 나의 키만한 나무에 수백 송이를 셀 수가 있다.      

《이양하 李敭河/무궁화 無窮花》

[임성삼; 곧 무궁화의 철이 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맹자(孟子) 한 구절 ; 이루장구 하

9. 착하지 않음을 말하지 말라

　　孟子曰: ｢言人之不善, 當如後患何? ｣

맹자가 말했다.

“남의 착하지 않은 점을 말하다가, 그 후환을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성경에는 다만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흐르는 강물은 멈추지 않습니다. 괴어 있지 않고 흐름으로써 깨끗해집니다. 흐르는 강물을 막으면 홍수가 됩니다. 정의는 강물처럼 흐르게 해야지, 한때의 물리적인 힘으로 물길을 막는다면 더 큰 위험이 뒤따릅니다. 채찍질한다고 더 빨리 흐르는 것도 아닙니다. 정의는 자연스럽게 흐르게 해야 됩니다. 인간의 마음속에서 흐르고, 거리에서, 사회에서 흐르게 해야 합니다. 정의는 끊임없이 흘러야 할 영원한 흐름이어야 합니다. 《지학순 池學淳/다만 정의(正義)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   

7월 2일 목요일 

* 연설 speech : 요점이 많은 연설을 하지 말라. 알아들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 가지만 말하라. 물론 말하고자 하는 요점을 갖가지 다른 예를 들어서 되풀이해 말할 수는 있다.   <윈스턴 처칠의 재치와 지혜, 제임스 C. 흄스, 권국성 옮김, 국민서관, 1995>

                                               정도전 鄭道傳(삼봉집 三峯集)

그대 집은 정원이 매우 좋습니다   

솔과 대가 스스로 숲을 이뤘습니다  

바람의 기운은 근래에 달라졌지만   

산과 물은 저렇듯 높고 깊습니다

새벽 기운 혼연히 물과 같고   

어둔 빛은 쉽게도 그늘 생깁니다   

본시부터 문을 닫은 사람이지만   

그래도 양보음을 노래하십니다    

君家庭院好   

松竹也成林   

風氣向來別   

溪山如許深   

曉痕渾似水   

暝色易生陰   

自是閉關者   

猶歌梁甫吟 

내가 좋아하는 맹자(孟子) 한 구절 ; 이루장구 하

10. 지나친 일을 하지 않는 사람

　　孟子曰: ｢仲尼不爲已甚者. ｣

맹자가 말했다.

“공자는 지나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나는 여름을 좋아한다. 여름 중에서도 태양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한낮을 더 좋아한다. 그 한낮을 맞게 되면 빈 구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도 없는, 그래서 만월 그대로의 충족감으로 나의 가슴은 잠자는 바다가 되어 있다. 아무의 갈채가 없어도 나는 수많은 갈채 속에 둘러싸여 있음을 안다. 나는 더위의 승자가 되어 태양을 등뒤에 두고 혼자서 좋아하고 혼자서 우쭐거리고 있다. 이글거리는 태양이라는 상대와, 참으로 힘에 겨운 그 상대와 겨루어서 쓰러지지도 않고 녹음 사이로 숨어 버리지도 않은 채 끝내는 맞서서 이겨 낸 꼭 그러한 기분인 나와 함께 한여름의 한낮을 지금 앉아 있는 것이다. 《손소희 孫素熙/더 진한 열기(熱氣)를》  

7월 3일 금요일 

* 영국 Britain : 영국 국민을 애완 동물로 기를 수 있다고 장담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임성삼; 차차 애완 동물이 되어 가는 듯이 보이는 때도 있습니다.]

   <윈스턴 처칠의 재치와 지혜, 제임스 C. 흄스, 권국성 옮김, 국민서관, 1995>

山 . 소묘(素描) 6      

                                          朴木月

아아한 山, 주름잡힌 긴 솔기 치마자락에 이슬, 비, 아지랑이. 봄달, 가을 단풍(丹楓), 겨울 진눈깨비. 雲靄 안개, 구름, 무지개…..

 피고 지고 어리고 풀렸다.

 <雲靄>라는 아지랑이 애字는 선고(先考)께 배운 字구나.

내가 좋아하는 맹자(孟子) 한 구절 ; 이루장구 하

11. 오직 의(義)만을

　　孟子曰: ｢大人者, 言不必信, 行不必果, 惟義所在. ｣

맹자가 말했다.

“대인은

그가 한 말이 반드시 믿음이 있다고 말하지 않으며,

그의 행동을 반드시 끝맺으려고 하지 않는다.

오직 의에 따라 행동할 뿐이다.”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 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 李孝石/메밀꽃 필 무렵》

7월 6일 월요일 

 * 영국 Britain : 훈련을 싫어하고 거의 천년 동안 외부의 공격을 받아 본 일이 없는 섬나라 영국 사람들이, 위험이 다가올수록 점점 침착해지고 위험이 닥치면 맹렬해지며 죽음이 가까워지면 두려움을 잊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임성삼; 일본도 거의 같은 것으로 보아, 도망갈 곳 없는 섬에 사는 사람들의 특성인지도 모릅니다.

  <윈스턴 처칠의 재치와 지혜, 제임스 C. 흄스, 권국성 옮김, 국민서관, 1995>

해바라기 밭으로 가려오

                                                        유치환 柳致環

황금 사자 나룻   

교만한 왕후의 몸매로   

진종일 짝소리 없이   

삼복의 염천을 노리고 서서   

한 점 회의도 감상도 용납치 않는   

그 불운스런 의지의 바다의 한 신분이 되려오. 

내가 좋아하는 맹자(孟子) 한 구절 ; 이루장구 하

12. 큰 사람

　　孟子曰: ｢大人者, 不失其赤子之心者也. ｣

맹자가 말했다.

“대인은 어린아이 때의 마음을 잃지 않고 있는 사람이다.”

[임성삼; 예수께서 가라사대 

어린 아이들을 용납(容納)하고

내게 오는 것을 금(禁)하지 말라 

천국(天國)이 이런 자(者)의 것이니라 하시고 (마태복음 19장 14절)]

  우리는 보다 더 새로운 민주주의의 원리, 즉 누구를 막론하고 굶주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 사회는 그의 모든 성원들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또 어떤 사람이라도 실업과 굶주림이라는 공포에 의해서 위협적으로 복종하게 된다든지, 또는 인간적 자존심을 잃어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원리를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기본적 공적은 다만 보존되지 않으면 안 될 뿐만 아니라 강화되고 확장되지 않으면 안 된다. 《E.프롬/자유(自由)로부터의 도피(逃避)》    

7월 7일 화요일 

* 영국 Britain : 영국은 학연(學緣)에 목을 죄이는 라오콘과 같다.   <윈스턴 처칠의 재치와 지혜, 제임스 C. 흄스, 권국성 옮김, 국민서관, 1995>

[임성삼;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의 학연은 우리보다 더 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얼른 보면 그저 한빛으로 푸른 하늘 같지마는 가만히 들여다보면 눈에 보일락말락한 구름들이 수없이 오락가락하였다. 그것은 마치 상긋한 베일과 같았다. 더 오래 바라보노라면 그 베일폭들이 더러는 동으로 더러는 서쪽으로, 또 더러는 북으로 흘러가는 방향이 달랐다. 그것은 높이를 따라 기류의 방향이 다른 것이었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푸른 하늘의 변화였다. 《이광수 李光洙/사랑》

내가 좋아하는 맹자(孟子) 한 구절 ; 이루장구 하

君子欲其自得之也

군자는 스스로가 깨달아 얻고자 한다.　

   남에게 한 가지 친절한 일을 해주고 은근히 채권자와 같은 마음으로 그 보답을 기다리는 것은 무엇보다도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하여 좋지 않다. 

또 그러한 친절은 상품과 같은 것이 되어 버린다. 친절을 친절로 사려면 어디까지나 순수해야 한다. 그 속에 아무런 목적도 들어 있어서는 안 된다. 친절 그 자체가 목적이어야만 한다. 

다른 사람의 그릇된 행위에 대해서 가혹하게 하지 말라！ 어느 종류의 그릇된 행위에 대해서도 가혹하게 하지 말라！ 어느 종류의 그릇된 일을 삼가고 있다 하더라도 그대의 성품 속에는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일면이 숨어 있는 것이다. 마음이 약하거나 세상의 평판을 두려워하기 때문이 아닌가. 따뜻한 마음은 이를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다 같이 행복하게 해준다. 만약 임금에게 자비심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오히려 그의 머리의 금관보다 빛날 것이다. 《A.아우구스티누스》     

7월 8일 수요일 

* 영국 사립학교 English public schools : 영국 사립학교의 목적은 진짜 돼지에게 가짜 진주를 먹이는 것이다.   <윈스턴 처칠의 재치와 지혜, 제임스 C. 흄스, 권국성 옮김, 국민서관, 1995>

  해바라기

                                                                  김상용 金尙鎔

나도 한낮의 밝은 정기 지극히 미소하나   

내 우주의 핵심이어니……   

시공(時空)에 초연하고   

나를 둘러 세계는 찬연히 돈다.   

나는 아침 이슬에 젖은   

동경의 해바라기   

아-- 영원히 복된 절대로다. 

내가 좋아하는 맹자(孟子) 한 구절 ; 이루장구 하

15. 널리 아는 것의 뜻

　　孟子曰: ｢博學而詳說之, 將以反說約也. ｣

맹자가 말했다.

“널리 배우고 상세하게 설명함은 장차 이것으로써 다시 요점을 설명해 보려는 것이다.”

  역사는 인간을 현명하게 하고, 시는 재주 많은 사람으로 만들고, 수학은 예민하게 하고, 자연 과학은 심원하게 하고, 윤리학은 중후하게 하고, 논리학과 수사학은 논쟁할 수 있게 한다. 《F.베이컨/수상록 隨想錄》    

[임성삼; 이 방학에 위의 분야 하나에라도 관심을 가져 봅시다. 야구나 축구에 가지는 관심의 반이라도 좋습니다.] 

7월 9일 목요일 

* 영문학 English literature : 영문학은 영어의 찬란한 유산이며 그 위대한 저자들은 엄청난 보물이다. 그 가운데 성경과 셰익스피어가 제일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이다.   <윈스턴 처칠의 재치와 지혜, 제임스 C. 흄스, 권국성 옮김, 국민서관, 1995>

변화시켜서는 안 되는 것은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주소서.

변화시켜야 하는 것을 과감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그리고 이 두 능력에 더하여, 이 두 가지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J.나이버》

내가 좋아하는 맹자(孟子) 한 구절 ; 이루장구 하

16. 선을 행하여 사람을 감화시킴

　　孟子曰: ｢以善服人者, 未有能服人者也; 以善養人, 然後能服天下. 天下不心服而王者, 未之有也. ｣

맹자가 말했다.

“선으로써 사람을 복종시키려는 자는 사람을 복종시킬 수 없다.

선으로써 사람을 키운 뒤에야 천하를 복종시킬 수 있다.

온 천하가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는데 왕노릇을 한 사람은 아직 없다.”

 머지 않은 장래에 일본은 세계 평화를 교란하여 영국으로 하여금 고통을 받게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일본의 한국에 대한 그러한 무법, 무도함을 인용한다면, 그 마음에는 그런 나쁜 행동이 점점 자라서 청국을, 인도를, 그리하여 동양 평화를 파괴하는 날, 세계 평화는 교란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준; 헤이그에서>

[임성삼; 이준 열사의 이 말씀이 거의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7월 14일은 이준 열사 순국 102 주기입니다.]

7월 10일 금요일 

* 영미동맹 Anglo-American alliance : 법과 언어와 문학은 영어권 세계를 하나로 묶어 준다.   <윈스턴 처칠의 재치와 지혜, 제임스 C. 흄스, 권국성 옮김, 국민서관, 1995>

비 갠 여름 아침

                                                         김광섭

비가 갠 날

맑은 하늘이 못 속에 내려와서

여름 아침을 이루었으니

녹음의 종이가 되어

금붕어가 시를 쓴다.

내가 좋아하는 맹자(孟子) 한 구절 ; 이루장구 하

18. 물이여, 물이여

　　徐子曰: ｢仲尼亟稱於水, 曰: 㰡?水哉, 水哉! 㰡? 何取於水也? ｣

서자가 말했다.

“공자께서 물을 칭송하며 말하기를 ‘물이여, 물이여’ 했는데, 물의 어떤 점을 취한 것입니까?”

孟子曰: ｢原泉混混, 不舍晝夜. 盈科而後進, 放乎四海, 有本者如是, 是之取爾.

맹자가 대답했다.

“샘을 근원으로 하는 물은 밤낮을 끊이지 않고 흘러서 웅덩이를 채우고 난 다음에 흘러 바다에 이른다. 근본이 있는 것은 이와 같으므로 이것을 취한 것이다.

 다른 사람이 모두 출옥되고 나만 남아 있었는데 나는 실로 조석으로 기도하기를 이와 같이 나오게 되지 말고 하루라도 더 있으면서 우리 형제의 마음을 위로코자 하였다. 지금 경성 감옥에 있는 정치범이 수백 명인데 그 중에 종신 징역이 22 명이요, 그 외 십 년 이상의 징역을 받은 사람이 수십 명이라. 그들을 불덩이 같이 뜨거운 옥 속에 두고 나온 생각을 하니 감옥문을 나서자 뜨거운 눈물이 앞을 가리어 차마 발길이 돌아 서지 못하였다.

<남강 이승훈; 1922 년 7 월 22 일 동아일보>

[임성삼; 동아일보는 1920 년 4 월 1 일 창간호를 내었습니다. 위의 글은 남강 선생님이 삼일 독립선언 후 3 년 반 동안 감옥에 계시다가 출감한 날 말씀하신 것입니다.]

7월 13일 월요일 

몸무게는 백 근을 훨씬 줄어들어도   

내 의욕은 까닥 않는 천 근의 무게다. 《김용호 金容浩/간다 거리에서》    

이제야 피는 양은 때가 늦어 그리는지   

푸른 잎 사이사이 흰 송이 붉은 송이   

제여곰 수줍은 듯이 고개 절로 숙인다   

유달리 풍성하고 화려한 그 얼굴을   

우거진 녹엽(綠葉) 속에 으늑히 숨겨 두고   

행여나 뉘라 알까 봐 향기마저 없더라. 《이병기 李秉岐/함박꽃》

내가 좋아하는 논어 한 구절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재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시간이 있는 대로 익히니, 어찌 즐겁지 아니하리오.

전반전에서 크게 진 뒤 텍사스 A. & M.대학의 선수들은 코치 D.X.바이블 씨의 꾸중을 기다리면서 맥없이 앉아 있었다. 코치는 후반전 지시를 하러 들어와서 천천히 선수들 한 명 한 명을 둘러보더니 문으로 돌아서서 한동안 침묵하다가 말했다. 

「자, 소녀들이여, 나가 볼까요？」  

그들은 그 시합에서 승리했다. 《S.건》　

7월 14일 화요일 

너희는 짐승처럼 살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덕과 지식을 구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A.단테/신곡 神曲》   

그러나 난 고요한 별 중의 하나   

나는 아직도 나 자신의 빛을 보내고 있노라. 《G.벤/진테제》

내가 좋아하는 논어 한 구절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유붕 자 원방래, 불역락호?

벗이 있어 스스로 먼 곳에서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사람 앞에 무슨 일이 생길 것인가 묻지 말라！ 오로지 전진하라！ 그리고 대담하게 나의 운명에 부딪치라！ 이 말에 복종하는 사람은 물새 등에 물이 흘러 버린 듯 인생의 물결은 가볍게 뒤로 사라진다. 《O.E.L.비스마르크》　

7월 15일 수요일 

 내가 인생을 안 것은 사람과 접촉한 결과는 아니다. 책과 접촉한 결과다. 《A.프랑스》  

 첫여름 아침 이슬을 머금고 햇빛에 반짝이는 그 청초하고 단아한 풀잎의 맵시！ 피어남에 꽃과 같이 처소를 가리지 않아 창공을 찌르는 거목의 하늘 가에도, 인적이 닿지 않는 심심산천에도, 넓은 들에도, 시냇가에도, 산골짝에도, 물새가 사는 바닷가에도 우리 눈이 닿지 않는 곳이라면 우리의 발길이 가는 곳이면 언제 어디서든지 만날 수 있는 친한 벗이다. 《모기윤 毛麒允/녹음(綠陰)과 방초(芳草)의 미(美)》 

내가 좋아하는 논어 한 구절

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

재왈: 교언영색, 선의인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듣기좋게 꾸며대는 간사한 말, 보기 좋게 아양떠는 얼굴 표정, 이러한 기교에는 인(仁)이 드물다.”

[임성삼주(註); 후대에는 말을 꾸며대는 것과, 윗 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유교의 본질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입니다.]

 문왕(文王)이 검객의 칼 싸움을 좋아했다. 장자가 찾아가자 문왕이 말했다.「

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장자가 대답했다. 

칼에는 천자(天子)의 칼이 있고 제후(諸侯)의 칼이 있고 서인(庶人)의 칼이 있습니다.」 

 「천자의 칼은 어떤 것입니까？」 

「천자의 칼은 연나라의 연계(燕谿)와 색외(塞外)의 석성(石城)으로써 칼끝으로 삼고, 제나라의 태산으로써 칼날로 삼고, 진나라·위(衛)나라로써 칼등으로 삼고, 주나라·송나라로써 칼콧등으로 삼고, 한나라·위(魏)나라로써 칼자루를 삼아서, 이것을 사이(四夷:사방의 오랑캐인 東夷, 西戎, 南蠻, 北狄)로써 싸고, 사시(四時: 春, 夏, 秋, 冬)의 무한한 시간으로 다시 싸고, 발해(渤海)로써 두르고, 상산(常山)으로써 띠를 띤 것입니다. [주석; 이상은 칼의 몸(體)의 큼을 말한 것이다] 그리고 다시 이것은 오행(五行: 金, 木, 水, 火, 土)으로써 통제하는데, 형벌과 은덕으로써 따지고, 음과 양의 기운으로써 인도하며(시작함), 봄과 여름의 화(和)로써 가지고...[주석; 상당한 정도 계속된다. 생략]... 가을과 겨울의 기상으로써 나타내는 것입니다. [주석; 이상은 그 만듦의 정교(精巧)함을 말한 것이다.] 그래서 이 칼로 곧장 찌르면 그 앞에는 당할 것이 없고, 위로 치올려 찌르면 위에는 걸릴 것이 없으며, 아래로 내리치면 밑에는 버틸 것이 없고, 이것을 휘두르면 사방에는 막을 것이 없습니다. 위로는 떠도는 구름을 헤치고, 아래로는 지기(地紀:맨 땅 밑에 있는 基軸)를 끊는 것입니다(이상은 그 쓰임의 신기함을 말함). 그러므로 이 칼을 한 번 쓰면 제후를 바루고 온 천하가 항복하게 마련인 것입니다(이상은 그 효험의 큼을 말함). 천자(天子)의 이것이 칼입니다.」 하였다. 

 듣고 있던 문왕은 엄청난 그 말에 멍하니 정신을 잃고 있다가 다시 물었다. 「

그러면 제후의 칼은 어떤 것입니까？」 

「제후의 칼이란 지혜 있고 용기 있는 선비로써 칼끝을 삼고, 청렴한 선비로써 칼날을 삼고, 어질고 착한 선비로써 칼등을 삼고, 충성 있고 밝은 선비로써 칼콧등을 삼고, 호걸스러운 선비로써 칼자루를 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칼로 바로 치면 앞에는 맞설 것이 없고, 위를 치면 위에는 걸릴 것이 없으며, 아래를 내리치면 밑에는 버틸 것이 없고, 휘두르면 사방에는 막을 것이 아무도 없습니다. 위로는 둥근 하늘을 본받아 삼광[三光:하늘에는 日, 月, 星辰을 이름. 참고로, 땅에는 高, 下, 平의 三形, 사람에는 君, 父, 師의 三尊이 있다]의 운행을 따르고, 아래로는 모(方)난 땅을 본떠서 사시의 추이(推移)를 따라가고, 가운데로는 백성[民]의 뜻을 살펴서 사향(四鄕:四方)을 편안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칼을 한 번 쓰면 우레와 번개가 천지를 뒤흔드는 것 같아서 온 세상의 제후들이 항복해서 그 명령을 듣지 않을 자가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제후의 칼입니다.」 

 「임금께서 좋아하시는 보통 사람의 칼은 풀어헤친 머리에 일어선 구레나룻, 숙어진 갓에 굵고 험한 갓끈, 뒷자락이 짧은 옷에 눈을 부릅뜨고 고함을 지르면서, 임금 앞에서 칼로 서로 치며, 위로는 겨우 목이나 옷깃을 베고 밑으로는 간이나 폐를 찌를 뿐입니다. 이것이 서인의 칼이니 싸움하는 닭과 다를 바가 없는 터입니다. 이런 일로 일단 목숨이 끊어지고 보면 다시는 나라 일에 쓰일 바가 없는 터입니다. 지금 임금께서는 천자나 다름없는 지위에 계시면서 서인의 칼을 좋아하신다니, 나는 남 몰래 임금님을 위하여 부끄러이 여기는 바입니다.」 《장자 설검편 莊子 說劍篇》  

7월 16일 목요일 

 나는 고서(古書)를 소중히 한다. 그것은, 무엇인가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신간(新刊)으로부터 배우는 것은 거의 없다. 《볼테르》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를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비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 《박두진 朴斗鎭/청산도 靑山道》

내가 좋아하는 논어 한 구절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

인 부지이 불온, 불역군자호?”

사람이 알아주지 않아도 마음에 성냄이 없으니, 군자답지 않은가?”

미국의 제4대 대통령의 부인인 매디슨 여사는 언동이 우아하고 사교적인 사람이었다. 이 부인이 나타나는 사교장에는 언제나 화사한 웃음과 고상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러나 이런 조용한 미소 뒤에는 굳은 의지가 감추어져 있었다. 영미전쟁(英美戰爭) 당시 영국의 대군이 메릴랜드에 상륙하여 워싱턴을 향해 진격해 왔을 때 정부는 할 수 없이 버지니아로 옮기게 되었다. 이 때 부인은 대포 소리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관저에 남아 대통령으로부터 오는 연락을 기다렸다. 부인이 관저를 떠날 때는 벽에 걸렸던 조지 워싱턴의 초상화를 하인에게 주며, 「이것을 잘 보관하고 만약 영국군에게 빼앗기게 되면 태워 버리도록 하시오.」라고 하였다 한다.

[임성삼; 미국의 수도 워싱턴이 영국군에게 점령된 날, 영국군 지휘관은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을 위해 준비해 놓았던 그때까지도 따뜻한 저녁을 먹었다고 합니다. 이런 미국에 치욕적인 역사적인 사실을 미국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는 물론 미국 사람들이 쓴 역사책에서는 보기 어렵습니다. 위의 일화에서도 백악관이 점령당했다는 이야기는 슬그머니 삭제했습니다. 위의 문장을 자세히 분석하기 바랍니다.]  　

7월 17일 금요일 

사람은 그의 출생에 의하여 천한 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또 그 출생에 의하여 성스러운 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사람은 다만 그의 행위에 의하여 천한 자가 되고 또 그의 행위에 의하여 성스러운 자가 된다. 《석가; 수타니파타》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뮐쌔   

꽃 좋고 여름 하나니   

샘이 깊은 물은 가물에 아니 그칠쌔   

내를 이루어 바다에 가나니. 《용비어천가 龍飛御天歌》 

내가 좋아하는 논어 한 구절

子曰: ｢道千乘之國: 敬事而信, 節用而愛人, 使民以時. ｣

재왈: 도천승지국: 경사이신, 절용이애인, 사민이시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천승의 전차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도

정치를 신중히 하여 백성의 신의를 얻어야하며

나라의 소비를 절약하여 백성을 사랑해야 하며

백성에게 노역을 시킬 경우 농사에 지장이 없는 계절을 가려서 해야 한다.”

[임성삼; 큰 나라를 다스리는데도 특별한 비결이 없습니다. 백성의 믿음을 얻고, 백성을 괴롭히지 않는 시책을 시행하면 됩니다.]

마음과 손이 다 같이 한가할 때, 시를 읽고 피곤을 느꼈을 때, 생각이 어수선할 때,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때, 노래가 끝났을 때, 휴일에 집에서 쉬고 있을 때, 금(琴)을 뜯고 그림을 바라다볼 때, 한밤중에 이야기를 나눌 때, 명창정궤(明窓淨免)에 향할 때, 벗들을 방문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하늘이 맑고 산들바람이 불 때, 가벼운 소나기가 내리는 날, 조그만 나무 다리 아래 곱게 색칠한 배 안, 높다란 참대 밭 속, 여름날 연꽃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누각 위, 조그만 서재에서 향을 피우면서, 연회가 끝나고 손님이 돌아간 뒤, 아이들이 학교에 간 뒤, 사람 사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조용한 절에서, 명천기암(名泉奇巖)이 가까운 곳에서 차를 마실 일이다. 《린 위탕 林語堂/생활(生活)의 발견(發見)》　

7월 20일 월요일 

허물이 있으면 곧 참회하고 잘못한 일이 있으면 부끄러워하여야 대장부의 기상이 있는 것이다. <휴정 休靜 1520∼1604(중종 15∼선조 37, 서산대사>    

지리하던 장마가 들었다. 한 주일 동안이나 퍼붓던 비는 서울 한복판을 지글지글 끓이던 더위와 흐더분한 티끌을 한바탕 훌부시어 내었다. 얕은 하늘에 칡덩굴같이 서리었던 구름장은 선들바람에 쫓기어 바다 속의 풀잎처럼 흐느적거리다가는 스러지는 저녁 놀에 물이 들어서 산호 가지같이 빨갛게 타는 성싶다. 《심훈 沈熏》  

내가 좋아하는 논어 한 구절

子曰: ｢弟子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汎愛衆, 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 ｣

재왈: 제자입즉효, 출즉제, 근이신, 범애중, 이친인.

행유여력, 즉이학문.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제자들아 집에서는 효도하고, 나가서는 공손하며,

행동에는 부지런하고, 말한 바는 반드시 지키며,

널리 모든 사람을 사랑하되, 어진 사람을 가까이하라.

이런 일을 실천하고 남는 힘이 있으면 학문을 배우라.”

[임주(任註); 학문은 인간이 이루어진 다음에 하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이루기 위해 조광조 이후의 우리 선비들은 소학을 매우 귀중히 여기게 되었습니다.]

옛날 양나라에 송취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국경지대의 감독관이었다. 송취는 근면한 사람이어서 그 땅에 참외를 심게 하고 자기가 감독하므로 무척 잘되었다. 이웃인 초나라에서도 참외를 심기는 했으나 열심히 하지 않아서 잘되지 않았다. 그러자 초나라 사람들은 어느 날 밤 양나라의 참외밭을 짓밟아 버렸다. 화가 난 양나라 사람들이 초나라 참외밭을 밟으려 하자 송취는 초나라 참외밭이 잘되면 시기하지 않을 거라고 하며 솔선수범해서 그 참외밭에 물을 주고 이쪽보다 오히려 잘되게 했다. 초나라 사람들은 부끄러워 이를 자기나라의 왕에게 이야기하자 초왕은 양나라의 왕에게 많은 보물을 보내며 송취의 행동을 크게 치하하였다. 양나라 왕은 그것을 송취에게 보내주었다.

[임성삼; 역사 속에는 이런 행동을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성경/ 신약 마태복음 5 장 9 절)

Blessed are the peacemakers, for they will be called sons of God. ]  

7월 21일 화요일 

우리는 과거에 사는 자(者)가 아니라 미래에 살 자이외다. 《안창호 安昌浩/동지(同志)들께 주는 글》   

마천령(摩天嶺) 올라 앉아 동해를 굽어보니   

물 밖이 구름이요 구름 밖이 하늘이라   

아마도 평생장관(平生壯觀)은 이것인가 하노라. 《송계연월옹 松桂烟月翁》

내가 좋아하는 논어 한 구절

子夏曰: ｢賢賢易色, 事父母能竭其力, 事君能致其身, 與朋友交言而有信. 雖曰未學, 吾必謂之學矣. ｣

자하왈: 현현역색, 사부모 능갈기력, 사군 능치기신, 여붕우교 언이유신.

수왈미학, 오필위지학의.

자하가 말했다.

“미인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현명한 사람을 친하며,

부모를 섬기되 모든 힘을 다하며,

임금을 섬길 때는 몸을 돌보지 않으며,

벗을 사귈 때 말에 신의가 있으면

배우지 않은 사람이라도 나는 그를 학자라고 부를 것이다.”

[임주(任註); 학문의 본질을 말하고 있습니다. 학문의 목적은 위의 네 가지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다 더 새로운 민주주의의 원리, 

즉 누구를 막론하고 굶주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 

사회는 그의 모든 성원들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또 어떤 사람이라도 실업과 굶주림이라는 공포에 의해서 위협적으로 복종하게 된다든지, 또는 인간적 자존심을 잃어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원리를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기본적 공식은 다만 보존되지 않으면 안 될 뿐만 아니라 강화되고 확장되지 않으면 안 된다. 《E.프롬/자유(自由)로부터의 도피(逃避)》    　

7월 22일 수요일 

민중을 위해서 큰 소리로 호소하는 자가 민중의 행복을 제일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 사고방식은 일반적으로 잘못이다. 《E.바커/출판(出版)에 대한 고찰(考察)》   

눈부신 나래로   

백로가   

여름의 기억(記憶)을   

하나하나 접어서   

몰고 간   

하늘 끝 《정한모 鄭漢模/여장 餘章》

내가 좋아하는 논어 한 구절

子曰: ｢君子不重則不威, 學則不固.

재왈: 군자 부중즉 불위, 학즉 불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항상 언동을 신중히 하여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위엄이 없어진다.

신중하지 않은 사람은 학문을 하여도 견고하지 못하다.”

[임주(任註); 나는 과거에 “배우면 고집스럽지 않게 된다”라고 해석했었습니다.]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 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 李孝石/메밀꽃 필 무렵》

[임성삼; 좋은 음악과 같습니다. 어제 이 단편이 담겨 있는 이효석의 단편집을 구입했습니다.] 　

7월 23일 목요일 

남의 책을 읽는 데 시간을 보내라. 남이 고생한 것에 의해 쉽게 자기를 개선할 수가 있다. 《소크라테스》   

철석, 보니 연못에 잉어가 올라 뛰고 만개한 복사꽃은 바람에 풍겨 향기 그윽이 천기를 덮는다. 펄떡 한 마리의 잉어가 올라 뛰었다. 올라 뛰었던 잉어는 불행히 연잎 위에 나려졌다. 여기서 낭패한 잉어는 펄떡펄떡 몸을 뒤척였다. 두어 번 뒤척일 때에 연잎이 기울며 잉어는 다시 물에 들어가게 되었다. 다시 물에 들어간 잉어는 꼬리를 치며 물 속으로 깊이 잠겨 버렸다. 《김동인 金東仁/백마강 白馬江》

내가 좋아하는 논어 한 구절

主忠信.

주 충신.

충실과 믿음성을 생활의 신조로 삼아야 한다.

영국 국민은 자기들이 자유를 향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영국 국민은 의회의 구성원을 선거할 동안만 자유로울 뿐, 선거가 끝나면 노예가 되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J.J.루소/사회계약론 社會契約論》

[임성삼; 우리는 어떤가요? 이 현상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요?]

7월 24일 금요일 

예의 바른 행동 -- 그것은 고귀한 성품의 최종적인 완성의 꽃이다. 《W.윈터/행동(行動)하는 이와 그의 책임(責任)》   

우는 것이 뻐꾸기가 푸른 것이 버들숲가   

어촌(漁村) 두어 집이 냇속의 나락들락   

두어라 말가한 깊은 소(沼)에 온갖 고기 뛰노나다. 《윤선도 尹善道/고산유고 孤山遺稿》

내가 좋아하는 논어 한 구절

過則勿憚改. ｣

과즉물탄개“

과실이 있으면, 그것을 고치기를 꺼려하지 말라.

동일한 의상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유행하기 10년 전에는 흉하게 보이고, 유행중에는 멋지게 보이며, 유행의 철이 지난 1년 후에는 초라하게 보인다. 그리고 20년 후에는 진귀하게 보이고, 100년 뒤에는 로맨틱하게 보인다. 그리고 150년 후에는 아름답게 보인다. 《J.레이버》

[임성삼; 유행에 대한 진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의상만이 아니라 인문학의 여러 학설들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7월 27일 월요일 

귀중한 것은 

큰 뜻을 품고, 

그리고 그것을 완수할 수 있는 기능과 인내를 갖는다는 것이다. 

그 외에는 모두가 중요하지 않다. 《J.W.괴테》    

금강산

                                                                송시열

산과 구름 모두 희니                                  山如雲俱白

구름과 산을 분별할 수 없습니다.                     雲山不辨容   분변할 변

구름 걷히고 산이 우뚝 드러나니                  雲歸山獨立

일만 이천 봉.                                          一萬二千峰

송시열: 1607(선조 40)-1689(숙종 15). 호는 우암(尤庵, 더욱 우), 생원시에 1 등으로 합격, 천거로 벼슬에 올라 좌의정. 많은 학자를 길러냄.

내가 좋아하는 논어 한 구절

有子曰: ｢禮之用, 和爲貴. 先王之道斯爲美, 小大由之.

유재왈: 예지용, 화위귀. 선왕지도 사(이 사)위미, 소대유지.

유자가 말했다. 

"예절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는 조화가 귀중하다. 

과거의 왕들이 행하신 바들도 조화를 실행함으로써 아름다웠다. 

작은 일에서 큰 일까지 모두 조화로 이루어야 한다."

[임성삼; 잘 해석된 책을 참고하여 다시 살펴보기 바랍니다.

예절을 지키지 않는다고 꾸짖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버스나 지하철에서 청년이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고 큰 소리로 꾸짖는 사람은 예절의 뜻을 모르는 것입니다. 예절을 실천하는 데는 조화와 화평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밤이 되면 달도 없는 그믐 칠야(漆夜)에 팔봉산도 사람이 침소(寢所)로 들어가듯 이 어둠 속으로 아주 없어져 버립니다.

 그러나 공기는 수정처럼 맑아서 별빛만으로라도 넉넉히 좋아하는 <누가>복음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참 별이 도회에서보다 갑절이나 더 많이 나옵니다. 하도 조용한 것이 처음으로 별들의 운행하는 기척이 들리는 것도 같습니다. ...

<산촌여정(山村餘情), 이상(李箱); 한국의 명문, 조갑제, 월간조선사, 2001 년 7 월>

7월 28일 화요일 

모든 일은 계획으로 시작되고, 노력으로 성취되며, 오만으로 망쳐진다. <관자>   

냉천정(冷泉亭)

                                                      성현  

한 갈래 솟아나는 샘물 줄기가

푸른 홈통 깊은 데서 뿜어 나온다.

처음엔 졸졸 개울에 떨어지더니

나중엔 콸콸 숲속으로 흐른다.

바위로 맑게 쏟아지니 흰 비단이요

돌 위에 차게 울리니 거문고 소리.

더울 때 여기 와서 쉬고 있으니

서늘함이 먼지 묻은 옷깃을 씻습니다.

성현; 1439(세종 21)-1504(연산군 10). 식년 문과, 발영시에 각각 3 등, 문과 중시에 급제, 정 2 품 대제학. 용재총화.

내가 좋아하는 논어 한 구절

有所不行, 知和而和, 不以禮節之, 亦不可行也. ｣

유소불행, 지화이화, 불이예절지, 역불가행야.

이와 같이(예절로 하며, 조화를 가미하는 것) 하지 않고, 

무엇이나 조화만으로 하려하며 예절을 사용하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다.

<이런 사람이 되기를,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

* 아슈케나지: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그는 1937 년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모스크바 콘서바토리움을 졸업했고 1963년 서방세계로 이주했다. 특히 라흐마니노프, 리스트, 쇼팽의 해석자로서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작품들을 많이 연주했다. 1989년부터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의 상임지휘자, 1998 년부터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도 겸하고 있다.

나는 내 손자가 선과 악을 구분하는 법을 일찍 배우기를 바랍니다.

나는 그 아이가 너그러운 사람이 되기를 바라지만, 악까지 참아 넘기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나는 그 아이가 자신에게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정직하기를 바랍니다.

나는 그 아이가 자신에게 하지 않을 일을 남에게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는 그 아이가 꿈을 지닌 현실주의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 아이가 무엇을 하든, 성공을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최선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나는 그 아이가 자유는 면허증 같은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의무임을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세계의 지성 28인의 편지, 사랑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리브 울만 엮음, 김승욱, 이동중 옮김, 작가정신, 1998>

[임성삼; 아이들 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들이 이런 사람들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7월 29일 수요일 

선행이란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칸트>   

하늘

                                  박두진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 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미어 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가운 볕

초가을 햇볕으로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자꾸 목말라 마신다

마시는 하늘에

내가 익는다

능금처럼 내 마음이 익는다

* 1949. 5. 1 제 2 시집 <해>에 수록

영혼과 생명의 근원인 <하늘>을 시화(詩化)한 작품

내가 좋아하는 논어 한 구절

子曰: ｢君子食無求飽, 居無求安, 敏於事而愼於言, 就有道而正焉, 可謂好學也已. ｣

재왈: 군자식무구포, 거무구안, 민어사이 신어언, 취유도이 정언, 가위 호학야이.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배부르게 먹는 것을 구하지 않으며,

편안한 집을 구하지 않는다.

일에 민첩하며 말에 신중하고,

올바른 길을 취해 스스로를 바르게 만든다면

이런 사람을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임성삼; 공부를 좋아한다는 것이 이런 것입니다.]

조국의 강토를 하늘에서 굽어보면 그림같이 신기한 밭이랑 논이랑의 무늬진 아름다움과 순한 버섯처럼 산기슭에 오종종 모여서 돋아난 의좋은 초가 지붕의 정다움이 가슴을 뭉클하게 해 줄 때가 있다. 그리 험하지도 연약하지도 않은 산과 산들이, 그다지 메마르지도 기름지지도 못한 들을 가슴에 안고 그리 슬플 것도 복될 것도 없는 덤덤한 살림살이를 이어가는 하늘이 맑은 고장, 우리 한국사람들은 이 강산에서 먼 조상 때부터 내내 조국의 흙이 되어가면서 순박하게 살아왔다.<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서서; 최순우>　

7월 30일 목요일 

아이는 먹을 권리가 있다. 아이는 놀 권리가 있다. 아이는 잠잘 권리가 있다. 

아이는 꾸지람을 받을 권리가 있다. <페스탈로치>

[임성삼; 아동 교육의 기본을 마련한 분의 말씀입니다.]   

한포 농월

                                            이색(목은)

해가 지니 모래밭 더욱 희고

구름 옮겨가니 물 다시 맑아.

고매한 사람 밝은 달을 즐기니

신선의 피리 없음이 흠이로구나.

이색; 1328-1396. 14 세에 진사가 된 후, 원나라의 국자감 생원이 되어 성리학을 연구. 정 1 품 판문하부사. 문하에 권근, 김종직, 변계량 등을 배출하여 조선 성리학의 주류를 이루게 함.  

내가 좋아하는 논어 한 구절

子貢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 子曰: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

자공왈: 빈이무첨(아첨할 첨), 부이무교(교만할 교), 여하?

재왈: 가야. 미약빈이락, 부이효례자야.

자공이 말했다. “가난하면서 아첨하는 일이 없고, 부자면서 교만하지 않으면 어떠합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쓸만한 인물이다. 그러나 가난하면서도 즐기고, 부자이면서도 예절을 좋아하는 사람만은 못하다.”

[논어에 대한 수필]

    우아한 언어의 감촉, 뛰어난 해학, 풍부한 비유, 새겨볼수록 오묘한 진리, 이런 것들을 되풀이 읽을 때마다 입 안에 퍼지는 은은한 향(香)은 바로 녹차 그 맛이다. 그것이 어찌 나뿐이겠는가. 지혜의 열매를 따기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은 심산 유곡에 봄이 내리듯 온고지신(溫故知新)의 그 슬기로운 꽃봉오리의 현란함에 취할 것이다. 그래서 노소재(盧蘇齋)는 논어를 2천 번, 임백호(林白湖)는 1천 번을 읽었다지 않은가? <한국 수필의 미학, 정주환 회갑문집 발간위원회, 신아출판사, 2001>

[임성삼; 

7월 31일 금요일 

힘은 희망을 가진 사람들에게 주어지고, 용기는 가슴속의 의지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펄벅 >

시골길

                                              이수광

강가의 버들은 사람 맞아 춤을 추고

숲속의 꾀꼬리는 나그네 노래에 화답하네.

비가 개니 산에는 생기가 넘치고

훈훈한 바람에 돋아나는 풀들.

아름다운 경치는 시 속의 그림이요,                 景入詩中畵

개울물 소리는 거문고 가락.

가도 가도 시골길은 끝이 없는데

먼 산에 석양이 붉게 타는구나.

이수광: 1563(명종 18)-1628(인조 6). 호는 지봉(芝峰), 진사로 별시 문과에 급제. 이조판서. 실학의 선구자. 영의정에 추증.

내가 좋아하는 논어 한 구절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

재왈: 불환인지부기지, 환부지인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남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걱정하지 말아라. 내가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여라.”

[임성삼; 남을 아는 사람은 관리자가 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입니다.]

<냉면기, 차주환>

 날이 더워지는 데 따라 냉면의 풍미도 한층 더해간다. 학인(學人)이 식도락을 논하는 것은 약간 체통에 어울리지 않는 것같이 보이겠으나 또 먹지 못하면 연구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그것을 그리 타박할 것도 못된다. 그것이야 어찌되었든 간에 어쩌다 외식을 하게 되면 대개 냉면을 먹고 또 그럴 적마다 흔쾌한 기분을 맛보게 되는 것이 보통이므로 이 냉면맛이 더 나는 계절에 냉면을 얘기해 보고 싶어진 것이다.

 여러 해 전에 들은 이야기지만 미국의 대통령까지 지낸 아이젠하워 장군은 취미가 요리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 취미를 물으면, 실상은 별로 읽는 것도 아니지만, 흔히 독서라고 대답하는 데 비하면 좀 궁상스럽게 여겨지기 쉽다. 그가 군인이기 때문에 자기 취미를 솔직하게 공개한 것일 게다.

 사실 음식을 자기가 조리해 보고 싶어지는 충동은 강약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대개 누구에게나 있는 것으로, 이것은 호기심이 대단하고 식욕이 왕성한 어린 시절의 환상이 무의식 속에 잠재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냉면은 이러한 인간의 보편적인 음식 조리욕을 충분 이상으로 만족시켜 준다.

 우선 냉면 한 그릇 받아 놓으면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식초로 시원한 풍미를 돋우어 놓고 겨자로 맵지 않게 콕 쏘는 기운을 조절하고 고춧가루로 얼근하게 맛을 들인다. 내 경우 같으면 거기다 또 설탕을 쳐서 식초와의 배합에서 오는 싱싱한 맛을 구한다. 이 정도만 하더라도 한 사람의 조리욕을 대부분 충족시킨다. 이렇게 하고 나서는 조미료를 골고루 섞기 위해 한참 동안은 국수 사리를 들었다 놓았다 하고 이리저리 휘젓고 하는데, 이렇게 하노라면 식욕은 이미 절정에 도달한다. 아무리 식욕이 부실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냉면 먹는 속도는 놀랄만치 빠른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또 사람은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골고루 먹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냉면에는 사리 위에 여러 가지가 골고루 놓여 있다. 육류는 누구나 대개 좋아하는데, 닭고기를 비롯하여 쇠고기와 육이 다 올라 있고 때로는 (특히 겨울철에는) 꿩고기 다진 것이 올라 야미(野味)에 향수를 풀어 주고 거기에 계란까지 구색으로 등장한다. 함흥 냉면의 경우에는 소원에 따라 생선회도 한몫 낀다. 대부분 식물성에만 의존하는 우리의 식생활이지만 그래도 야채가 없으면 못 견디는 게 우리들인데, 냉면에는 알맞게 익은 무김치를 비롯하여 오이채 등이 채색의 조화를 가지며 올라 있고 거기에 싱싱한 배가 한두 쪽 붙는다. 그런데 또 이런 것들은 올려 놓아져 있으니 그대로 다 먹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기호에 따라 자유로 취사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으니 그 고안이 미상불 잘 되어 있다. 비빔밥도 이와 비슷한 점이 없지 않으나 조미 절차는 거의 없고 또 섞는 것도 냉면의 경우같이 젓가락으로 경묘하게 다루는 게 아니라 숟가락으로 무슨 시멘트 콘크리트를 개는 것같이 비벼대니 희열의 도가 감소되고 또 바탕이 늘 먹는 밥이므로 어쩌다 먹는 국수에 비하면 새로운 맛이 전혀 없다.

... (이후 생략)

   차주환; 중문학자, 수필가. 호는 한당(閑堂). 강원도 영월 출생. (1920~ )

 서울대학교 중문학과 졸업.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중국 문학 연구. 서울대 교수. 평범한 내용을 운필의 묘를 살려 한 편의 가작을 만들어 내는 솜씨가 뛰어나다는 평을 들음. 수필집에는 <허물 없는 이와의 대화>가 있다.

<한국의 명수필, 피천득외 지음, 손광성 엮음, 을유문화사, 초판 1993(3쇄), 개정판 1993(10쇄), 개정판 2001(1 쇄 6월 30일, 2쇄 7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