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화요일 

Constant complaints never get pity.

항상 불평하는 자는 동정을 얻지 못한다.

[임성삼; 불평 자체로는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대안이 있을 때만 불평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큰 소리[대언(大言)]

                                                                    김시습

푸른 바다에 낚싯대 던져 큰 자라를 낚고,

하늘과 땅, 해와 달을 손 아래 감추었노라. 乾坤日月手中鞱

하늘 밖 구름 위로 나는 따오길 지휘하고

세상 뒤덮던 산동의 호걸들을 손바닥에 움켰었노라.

삼천 진토 부처 세계의 끝까지 가 보고

성난 고래의 만리 물결도 내 다 삼켰노라.

팔백 고을 가운데 겨우 한 터럭,

인간 세상 좁은 걸 알고는 돌아와서 크게 웃었네.

<매월당 김시습 시선, 허경진 엮음, 한국의 한시 4, 평민사, 1996>

<파라오의 음모, 필리프 반덴베르크 지음, 박계수 옮김, 한길사, 2001>

“외국인들은 이집트에서도 본국 법의 지배만 받습니다. 이집트 경찰은 절대 외국인의 집에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이집트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은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저기 나일강에 떠 있는 배를 보십시오. 아주 아름다운 요트와 다히비야들을요. 그리고 이제는 그 깃발을 관찰해 보십시오. 미국기, 영국기, 독일기, 이탈리아기 ... 그러나 이집트 국기는 하나도 없습니다.”

“정말이군요. 그 이유는 뭡니까?”

“아주 간단합니다. 이집트에는 국기가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나라 배들은 세금을 내야 합니다. 그러나 외국인들 배는 세금을 낼 필요가 전혀 없어요.”

6월 2일 수요일 

Whover shall smite thee on thy right cheek, turn to him the other also.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마가복음 5:39).    

장자방의 일생을 생각하며

                                                     김시습

사람들은 자방의 꾀는 알아도

자방의 뜻은 아직 모른다네.

한(韓)나라의 원수를 갚으려고 한(漢)나라를 도왔으니

한(漢)을 도움은 원래의 뜻은 아니었네.

공 이루자 용기 있게 물러난 뒤에

세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리고,

적송자를 따라 놀기를 원하였으니

몸을 보전하여 능히 일을 이루었네.

사람들이 자방의 뜻은 알아도

자방의 지혜는 아직 모르네.

제나라의 삼만호 땅을 택하라 해도

그것을 마치 초개처럼 보았네.

유(留)땅 제후에 봉해졌으면 만족하지

공명과 이익이 무슨 소용이랴.

한신, 팽월도 죽음 당했으니

총애와 녹봉 높아지면 조물주도 시기한다네.

공 있으면서도 스스로 자랑하지 않으니

그 처신 맑고도 신비로워라.

사람들이 자방의 지혜는 알지만

자방의 의리는 아직 모르네.

이미 한(漢) 나라의 은혜를 입어

내 마음속 분풀이를 다한 뒤로는,

숨쉬며 살기나 바랐을 뿐

장군이나 재상이 되려 하지 않았네.

마지막에도 상산의 네 늙은이 불러

태자의 자리를 굳혔으니

한(韓)을 위한 충성뿐 아니라

한(漢)을 위해서도 두 마음이 없었네.

......

<파라오의 음모, 필리프 반덴베르크 지음, 박계수 옮김, 한길사, 2001>

“외국인들은 우리의 귀중한 과거를 국외로 빼돌리는 데만 관심이 있지. 그들은 우리의 모든 것을 가져갔어. 우리의 신, 우리의 오벨리스크, 심지어 우리의 조상들이 걸어다녔던 모자이크 바닥까지. 언젠가는 아마 피라미드도 옮겨가서 베를린, 파리, 아니면 런던에 다시 세우려 할 거야.”  　

6월 3일 목요일 

To carry care to bed, is to sleep with a pack on your back.

침대에까지 그대의 근심을 가지고 가는 것은 등에 짐 보따리를 지고 자는 것과 같다.

[임성삼; 많은 사람들은 짐 보따리를 내려 놓는 방법을 모릅니다. 나를 포함하여.]

[임성삼; 나폴레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머리는 많은 서랍이 있는 장과 같다. 침대에 누워 열려 있던 서랍을 모두 닫으면, 그 순간 잠이 든다.]

준 상인(上人)에게

                                                         김시습

지팡이 하나로 떠돌다 보니

오월이라, 솔꽃 푸른 산에 가득하다.

온종일 바리때 들고 다녔더니

천 집의 방이 내 것이다.

여러 해 동안 누더기 빌어 입었으니

그 몇 사람의 옷이던가.

마음은 흐르는 물 같아 스스로 청정하고 心同流水自淸淨

이 몸은 조각 구름과 더불어 시비가 없어라

강산을 두루 밟으며 두 눈이 푸르렀으니

우담발꽃 피는 때 되면 돌아가리라.

우담발꽃; 삼천 년에 한 번씩 핀다는 상상의 꽃

상ː인(上人)【명사】 『불』 지덕(智德)을 갖춘 승려의 높임말.

<반란의 여름-캐드펠 시리즈, 엘리스 피터스, 김훈, 북하우스, 2002>

“나는 스스로 명예롭게 행동하고 또 자기를 섬기는 사람들에게도 그처럼 행동하기를 요구하는 군주들에게만 충성을 바쳤소.”

[임성삼; 기사의 기준.]

6월 4일 금요일 

When clouds are seen wise men put on their cloaks.

짙은 구름이 떠오르면 슬기로운 사람은 외투를 걸친다. <셰익스피어, 1564~1616>    

전원에 돌아와

                                                              김시습

나이 들어 성 동쪽 모퉁이에 자리잡다.

폭포의 물과 바윗돌이

여산보다 아름다와라.

찬 바윗돌에 붙여 작은 집 짓고

좁은 곳에서 몇 해를 지내었다.

검은 표범은 남산에 숨어 살고,

신룡은 아홉 길 못 속에 잠겨있구나.

이 내 몸은 만물의 도를 훌륭히 닦고

내 마음의 밭도 김을 매리니,

이것으로 남은 생에 넉넉히 지니리라.

........

"자네 그것 아나? 키가 작은 사람 중에 위대한 인물이 많다는 거? 알렉산더 대왕, 아우구스투스(로마 초대 황제), 아틸라(훈족을 통합하고, 프랑스까지 침입한 왕), 넬슨, 나폴레옹..."

<사라진 보석, 콜린 덱스터, 이경아 옮김, 해문출판사, 2005>

6월 7일 월요일 

Discretion is the better part of valour.

조심은 용기의 태반(太半).

valor, 【영국】 -lour [vǽləər] n. U (시어·문어·드물게)(특히 싸움터에서의) 용기, 강용(剛勇), 용맹.   

시를 배우겠다기에

                                                           김시습

손님 말이 시를 배울 수 있느냐기에

내 대답이, 시는 전할 수 없는 거라 했네.

다만 그 묘한 곳만 볼 뿐

소리 있는 연(聯)은 묻지 말게나.

산 고요하면 구름은 들에서 걷히고,

강물 맑으면 달이 하늘에 오르니,

이런 때 만일 뜻을 얻는다면

나의 싯구 가운데서 신선을 찾으리라.

<매월당 김시습 시선, 허경진 엮음, 한국의 한시 4, 평민사, 1996>

김홍섭,『無常을 넘어서』 , 성바오로출판사, 1970, 92면.

법 을 예 장(禮裝)처 럼 차 리 고 서 근 엄(謹嚴)·자 중(自重)하 는 사 람. 

법을 보신(保身)·처세(處世)의 도구로 삼아 변융자재(變融自在)로 구사하는 사람. 

법을 장난감 딱총처럼 휘두르면서 때때로 세간을 놀래어 주는 사람. 

법을 빨간 넥타이처럼 속에 달고서 장식에 이용하는 사람. 

법을 양식 바가지처럼 꽁무니에 차고서 염치없이 쫓아다니는 사람. 

법을 경이원지(敬而遠之)는 하지만 끊어 팽개칠 용기도 없어 질질 끌고 다니는 사람. 

법을 사갈(蛇蝎)같이 혐오하는 사람. 

법을 악마처럼 증오하는 사람. 등등…….

6월 8일 화요일 

A life spent worthily should be measured by deeds, not years.

값지게 보낸 인생이란 연수에 의해서가 아니라 행위로 계산되어야 한다. <셰리단(1751~1816), 영국 극작가>   

학시(學詩) 2

                                                     김시습

손님 말이 시를 배울 수 있느냐기에

시의 법은 차가운 샘물과도 같다고 했네.

돌에 부딪치면 흐느끼는 소리도 많네만

연못에 가득 차면 고요하여 떠들지도 않는다네.

 인간이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 때의 식물 상태와 최초의 유년 시대의 상태인 순연한 동물 상태에서 이성(理性)의 성숙하기 시작하는 상태에 이르기까지는 20 년을 필요로 한다. 

  인간의 구조를 조금이라도 알기 위해서는 30 세기를 필요로 했다. 

  그 혼(魂)에 관해서 무엇인가 알기 위해서는 영원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을 죽이는 데는 순간이면 충분하다. 

<철학사전; 볼테르 Voltaire, 1694~1778>　

6월 9일 수요일 

What is defeat? Nothing but education; nothing but the first step to something better.

패배(좌절)란 무엇인가? 다만 교육일 뿐이다. 좀 더 나은 것으로 가는 첫 걸음일 뿐이다. <웬델 필립스(1811~1884), 미국 웅변가>   

궁궐을 떠나 금오산으로 가면서

                                                           김시습

십 년 동안 명아주나물이

내 창자를 길들였으니,

궁궐의 기름진 음식을

내 어찌 늘 먹으랴.

명예는 사람을 더럽히니

이젠 그만 물러가야겠고,

헛된 이야기는 뜻을 잃게 하니

받아들일 수 없구나.

내려주신 돈은 벌써

교서각에 바쳤고,

남은 돈도 또다시

공화방에 가져다 주었네.

토란과 밤은 동산에 가득

탈없이 익었으니,

잔나비와 나누어서

한 해 양식으로 삼으리라.

 1570년 2월 18일 이반 황제는 쁘스코흐 시에 입성하여 이 도시를 이전에 노브코로드를 다룬 것과 마찬가지로 다루겠노라고 협박했다.[임성삼; 즉 모두 죽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황제는 시간을 내어 어떤 성자에게 선물을 보내었다. 성자는 그에게 고맙다고 하고, 고기 한 조각을 황제에게 보내었다. 그 때는 사순절의 단식 기간이었다. 

 황제는 

<진실한 기독교도가 사순절에 고기를 보내 준 것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자 성자는 대답을 보내었다. 

<사순절에 동물의 고기를 조금 먹는 것이 죄가 되고, 

지금까지 황제가 먹은 것보다 더 많은 사람 고기를 먹는 것은 죄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가?> 

이 성자는 이렇게 하여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 

<러시아 국가에 관해, 1591; 플래처, Fletcher, G.>　

6월 10일 목요일 

Good deeds ring clear through heaven like a bell.

선한 행위는 마치 종소리처럼 하늘로 맑게 울려 퍼진다. <쟝 파울 리히터(1763~1826), 독일 해학가>   

산속 집에서

                                                       매월당 김시습

산속에서 자던 어젯밤 비가 내려

뚝뚝 빈 섬돌에 떨어졌네.

자리에 누웠으나 잠 못 이루고

아침이 오기까지 시름만 쌓였네.

대장부 굳센 뜻으로

한 칼에 절벽도 무너뜨릴 것이지,

어찌 끝까지 진흙 속에 묻혀서

유한한 인생을 처량하게 보낼 텐가.

그물 한 번 던져 곤어와 고래 모두 잡고

한 낚시에 여섯 자라를 잇달아 잡아야지.

한 발로 봉래, 영주 걷어차면

큰 땅덩이도 터럭처럼 보이련만,

아, 사람 사는 일이란 게 마음대로 안 되어

세상과 내 신세가 서로 어긋났어라.

새벽쯤 닭 울음소리에 박차고 일어섰지만

치밀어오르는 회포가 언제쯤 풀어질꺼나.

고문의 발명은 위험한 발명이고, 그것은 진실을 시험하기보다는 오히려 인내를 시험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고문에 견디어 낼 수 있는 자는 진실을 감추고, 견딜 수 없는 자도 진실을 감춘다. <수상록 1580~88; 몽테뉴>　

6월 11일 금요일 

부부라는 사회에서는 일에 따라 각자가 상대를 돕고, 혹은 상대를 지배한다. 따라서 부부는 대등하면서도 다르다. 그들은 다르므로 대등한 것이다. <알랭 Alain, 1868∼1951 프랑스 철학자>   

땅을 보고 하늘을 보며

                                                    매월당 김시습

굽어보고 올려보아도 아득해 끝이 없는데

그 가운데 이 한 몸이 있어,

삼재(三才)에 끼어들어 나란히 서고

한 가지 이치를 나누어 가졌네.

육체 위해 일한다면 한갓 미물 되지만

몸으로 도를 행한다면 큰 군자 되니,

옛날과 오늘 사이에 무슨 끊김 있으랴

요임금 순임금도 나와 같은 무리일세.

형벌의 목적은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니다. ... 그 범죄자가 사회에 대해 더 해악을 끼치는 것을 막고, 또 다른 사람이 같은 위법을 자행하는 것을 막는 데 있다.

범죄를 처벌하는 것보다 이를 방지해야 한다. 이것은 입법의 기본적 원리다. <범죄와 형벌, 1764; 베카리아 Beccaria, 1738~1794>

6월 14일 월요일 

생각하는 것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다. <알랭 Alain, 1868∼1951 프랑스 철학자>   

외나무 다리

                                         김시습

작은 다리 푸른 물 위에

가로질렀는데, 小橋橫斷碧波心

아른거리는 아지랑이를 사람이 건너자

푸른 노을 더욱 짙어집니다

양쪽 언덕의 이끼꽃은 비를 맞아 윤기 있고

산봉우리 가을빛은 구름에 가려집니다

시냇물 소리는 무생(無生)의 설법을 하고

소나무 소리는 태고의 거문고를 탑니다

이리로 가면 나의 집이 멀지 않으니

원숭이 울고 달 밝은 곳이 바로 동림이라오

 루터가 <여러분은 성경에 따라, 또는 올바른 이유에 의해 나의 설을 반대할 수 있습니다>라고 확실히 말했을 때부터 

인간의 이성(理性)으로 성서를 설명하는 권리가 인정되고, 

그 이성이 종교상의 모든 논쟁의 최고의 심판자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독일에는 이른바 정신의 자유가 성립되었다. 

이 자유는 또한 사상의 자유라고 부른다. 

사상에 권리가 부여되고, 

이성의 권능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기에 이르렀다. 

<독일의 종교와 철학의 역사, 1832; 하이네 Heine, 1797~1856>　

6월 15일 화요일 

Quarrels would not last long if the fault were only on one side.

잘못이 한쪽에만 있을 때는 싸움이 오래가지 않는다.   

초여름

                                                                  가엄

강남의 초여름

대나무 숲 죽순이 엮은 듯 솟아나네

아지랑이는 뭉게뭉게 누각을 이루고

개구리 소리가 그대로 관현악이로다 蛙聲作管絃

<치자꽃 향기 코끝을 스치더니, 이병한 엮음, 민음사, 2000>    

<명심보감> 

漢昭烈이 將終에 勅後主曰勿以善小而不爲하고 勿以惡小而爲之하라.

한나라의 소열황제가 죽을 때 후주에게 조칙을 내려서 말하기를, “

선이 작다고 해서 아니치 말며, 악이 작다고 해서 하지 말라.”고 하셨다.　

  [임성삼; 소열황제는 삼국지의 "유비"입니다.]

6월 16일 수요일 

Cleopatra's nose, had it been shorter, the whole face of the world would have been changed.<Pascal, 1623 - 1662>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도, 세계의 얼굴은 전체가 달라졌을 것이다.

성큼 다가온 여름

                                                                   범성대

창가의 매실 익어 뚝뚝 떨어지고

담 아래 죽순 돋아 쑥쑥 자라누나

연일 오는 비에 봄 가는 줄 몰랐더니

날씨 개이자 어느덧 여름

<치자꽃 향기 코끝을 스치더니, 이병한 엮음, 민음사, 2000>

 <명심보감>

司馬溫公이 曰 積金以遺子孫이라도 未必 子孫이 能盡守요 積書以遺子孫이라도 未必 子孫이 能盡讀이니 不如 積陰德於冥冥之中하야 以爲子孫之計也니라.

 사마온공이 말하기를, 

“돈을 모아 자손에게 넘겨준다 하여도 자손이 반드시 다 지킨다고 볼 수 없으며, 

책을 모아서 자손에게 남겨 준다 하여도 자손이 반드시 다 읽는다고 볼 수 없다. 

남모르는 가운데 덕을 쌓아서 자손을 위한 계교를 하느니만 같지 못하느니라.”고 하셨다.

6월 17일 목요일 

We die only once, and for such a long time! <Moliere, 1622 - 1673>

우리는 꼭 한 번 죽는다. 그리고 그토록 오랜 기간 죽는다.   

대나무 그림에 부쳐

                                                      대희

비 온 뒤 대나무 쑥쑥 자라고

바람 부니 대나무 산들거리네

속 비었고 뿌리 굳으니

이제 곧 하늘까지 닿으리라

* 이 시는 대나무의 생태를 사람에게 비유하여, 누구나 마음을 비우고 뿌리를 다져나가면 곧 출중한 인물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치자꽃 향기 코끝을 스치더니, 이병한 엮음, 민음사, 2000>

[명심보감] 

莊子曰 於我善者도 我亦善之하고 於我惡者도 我亦善之니라 我旣於人에 無惡이면 人能於我에 無惡哉인저

장자가 말하기를, 

“나에게 착한 일을 하는 자에게도 내, 또한 착하게 하고 

나에게 악한 일을 하는 자에게도 내, 또한 착하게 할 것이다. 

내가 이미 남에게 악하게 아니하였으면 남도 나에게 악하게 할 수 없을 것이니라.”고 하셨다.　

6월 18일 금요일 

A learned fool is more foolish than an ignorant one.

배운 바보는 안 배운 바보보다 더 어리석다.   

장소부에게

                                                      왕유

나이 드니 그저 조용한 것이 좋고

모든 일에 마음을 쓰지 않게 되었네

돌이켜보건대 별 방책이 없는지라

고향으로 돌아오는 수밖에요

솔바람 부니 허리띠 풀리고

산의 달은 거문고 타는 내 모습을 비추네

그대 궁통(窮通)의 이치를 물으시는가?

개울가 저쪽에서 들리는 어부의 노래, 그 아니 흥겨운가!

[명심보감]

東岳聖帝垂訓에 曰 一日行善이라도 福雖未至나 禍者遠矣요 一日行惡이라도 禍雖未至나 福者遠矣니 行善之人은 如春園之草하여 不見其長이라도 日有所增하고 行惡之人은 如磨刀之石하여 不見其損이라도 日有所虧니라.

 동악성제가 훈계를 내려 말하기를,

“하루 착한 일을 행할지라도 복은 비록 이르지 아니하나 화는 스스로 멀어진다.

하루 악한 일을 행할지라도 화는 비록 이르지 아니하나 복은 스스로 멀어진다.

착한 일을 행하는 사람은 봄 동산에 풀과 같아서 그 자라나는 것이 보이지 않으나 날로 더하는 바가 있고,

악을 행하는 사람은 칼을 가는 숫돌과 같아서 갈리어서 닳아 없어지는 것이 보이지 않아도 날로 이지러지는 것과 같으니라.”고 하셨다.

[임성삼; 소설가 이광수의 호 춘원(春園)은 이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생각합니다.]

6월 21일 월요일 

Things are always at their best in their beginning. <Pascal, 1623 - 1662>

사물은 언제나 처음이 최상이다.   

악양루에 올라

                                                  이백

누각 경치로는 악양루가 그만

강물 아득히 흐르고 동정호가 탁 트였습니다

기러기는 내 맘 속 근심 끌고 날아가고

산은 둥근 달 머금고 다가섭니다

구름 사이에 잠시 머물고

하늘 위에서 술잔 주고받습니다

취하니 또 서늘한 바람 일어                      醉後凉風起

너울너울 춤추는 사람 옷소매를 휘마릅니다

[명심보감] 

子曰 見善如不及하고 見不善如探湯하라.

 공자가 말하기를, 

“착한 것을 보거든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이 하고 

악한 것을 보거든 끓는 물을 만지는 것과 같이 하라.”고 하셨다.　

<파라오의 음모, 필리프 반덴베르크 지음, 박계수 옮김, 한길사, 2001>

“외국인들은 우리의 귀중한 과거를 국외로 빼돌리는 데만 관심이 있지. 그들은 우리의 모든 것을 가져갔어. 우리의 신, 우리의 오벨리스크, 심지어 우리의 조상들이 걸어다녔던 모자이크 바닥까지. 언젠가는 아마 피라미드도 옮겨가서 베를린, 파리, 아니면 런던에 다시 세우려 할 거야.”

6월 22일 화요일 

Man is but a reed, the weakest in nature, but he is a thinking reed.<Pascal, 1623 - 1662>

인간은 한 줄기의 갈대이고, 그 본성은 매우 약하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편지

                                                   진자룡

손가락 굽혀 편지 보낸 날 세어보니

지금쯤 님께서는 이미 받아보셨을 것

그러나 어찌 아시랴 백 가지 근심

편지 보낸 뒤 새삼 떠오르는 것을

<치자꽃 향기 코끝을 스치더니, 이병한 엮음, 민음사, 2000>

種瓜得瓜요 種豆得豆니 天網이 恢恢하야 疎而不漏니라.

 오이씨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다. 

하늘의 그물이 넓어서 보이지는 않으나 새지 않는다.　

6월 23일 수요일 

He that is down needs fear no fall,

He that is low no pride. <John Bunyan, 1628 - 88, 설교가, 작가>

밑에 있는 자는 떨어질 걱정이 없고,

지위가 낮은 자는 교만하지 않다.   

벗과 함께 이 밤을

                                                    이백

천고에 쌓인 시름 씻어나 보고져

내리닫이 백 병의 술을 마신다

이 밤 이 좋은 시간 우리 청담(淸談)이나 나누세

휘영청 달까지 밝으니 잠을 잘 수도 없지 않은가!

얼근히 취해서 텅 비인 산에 벌렁 누우니

하늘과 땅이 바로 이불이고 베개로다

滌蕩千古愁                      씻을 척, 씻어버릴 탕

留連百壺飮

良宵宜淸談 밤 소, 마땅할 의

晧月未能寢 밝을 호

醉來臥空山

天地則衾枕

景行錄에 云大丈夫- 當容人이언정 無爲人所容이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대장부는 마땅히 남을 용서할지언정 

남의 용서를 받는 사람이 되지 말 것이니라.”

고 하였다.　

6월 24일 목요일 

With how much ease believe we what we wish! <John Dryden, 1631 - 1700, 시인, 극작가>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어쩌면 그렇게도 쉽게 믿는 것일까!   

강촌에서 묵으며

                                                              항사

달이 지니, 강길 칠흑 같고

앞 마을 사람들 말 소리도 희미합니다

숲 속 깊은 곳에 집 몇 채 보이는데

고깃배 한 척 이 밤을 불 밝히고 포구로 돌아옵니다

馬援이 曰 聞人之過失이어든 如聞父母之名하여 耳可得聞이언정 口不可言也이니라.

마원이 말하기를, 

“남의 허물을 듣거든 부모의 이름을 듣는 것과 같이하여 

귀로 들을지언정 입으로는 말하지 말 것이라.”고 하셨다.　

6월 25일 금요일 

Virtue is harder to be got than knowledge of the world;

and, if lost in a young man, is seldom recovered. <John Locke, 1632 - 1704>

덕은 이 세상의 지식을 얻기보다 어려우며,

젊은 사람이 이것을 잃어버리면 되찾는 일이 드물다.   

달밤에

                                                      문동

소나무 높은 가지 사이로 달빛이 흘러

땅 위에 그림처럼 그림자 드리운다

그 광경 좋아서 

그 밑을 맴돌며

밤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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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자꽃 향기 코끝을 스치더니, 이병한 엮음, 민음사, 2000>

太公이 曰 勤爲無價之寶요 愼是護身之符니라.

 태공이 말하기를, “

부지런히 일하는 것은 더 없는 귀중한 것이 될 것이요. 

정성스럽게 하는 것은 이 몸을 보호하는 부적이니라.”고 하셨다.

[임성삼; 여기의 태공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강태공"입니다.]

6월 28일 월요일 

I often say a great doctor kills more people than a great general. <Gottfried Wilhelm von Leibnitz, 1646 - 1716, 독일 철학자, 수학자(미분 발명자)>

내가 자주 말하지만, 위대한 의사는 위대한 장군보다 많은 사람을 죽인다. 

[임성삼; 내 의견이 아니라, 뉴턴과 맞먹던 라이프니츠의 말입니다. 실제로 유럽의 의학은 열이 날 때 피를 빼었으므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았습니다. 1824년 영국 시인 바이런, 미국 초대 대통령 워싱턴도 이 피해자라고 알려졌습니다.]  

절간 마을의 어부

                                                곽상정

여기저기 모두가 절간

마을이라야 인가가 고작 여덟 아홉

잡은 물고기 팔 곳도 없는지라

술 사들고 갈대꽃 숲 속으로 들어간다네

<치자꽃 향기 코끝을 스치더니, 이병한 엮음, 민음사, 2000>

子曰 君子-有三戒하니 

少之時엔 血氣未定이라 戒之在色하고 

及其長也하얀 血氣方剛이라 戒之在鬪하고 

及其老也하얀 血氣旣衰라 戒之在得이니라.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세 가지 경계할 것이 있으니 

연소할 때는 혈기가 정하여지지 않았는지라 경계할 것이 여색에 있고, 

몸이 장성함에 이르면 혈기가 바야흐로 강성한지라 경계할 것이 싸움하는데 있으며, 

몸이 늙음에 이르면 혈기가 이미 쇠한지라 경계할 것이 탐하여 얻으려는데 있느니라.”고 하셨다.　

6월 29일 화요일 

인간이 지닌 유일하고 진정한 위엄은 아마도

스스로를 부끄러워할 줄 아는 능력일 것이다. <조지 산타야나>

[임성삼; 그러므로 동양에서는 예(예절), 의, 염, 치(부끄러움)를 귀중히 여기었습니다.]   

돌

                                              김양경

음양이 처음 갈라진 뒤로

만물의 종류엔 한이 없어라.

돌은 속에 바탕을 지녀

사람이 그 굳음을 빼앗지 못하네.

힘으로 쳐서 부술 수는 있어도

타고난 본성은 잃지 않느니.

모양과 바탕은 부여받은 것

하늘의 뜻은 옮기기 어려워라.

쇠는 녹아 그릇됨이 부끄럽고鐵慚融作器

구리는 부어져 돈이 됨이 수치라. 銅恥鑄成錢

어진 선비는 돌과 같으니比若賢良士

그 마음 굳음을 옮기진 못하리.操心固莫遷

김양경 ?-1235 정2품에 이르렀음.

* 서울역 앞에서 일본 총독에게 폭탄을 던지고 사형당하신 강우규 의사(의거 당시 만 64세)의 유언:

“내 평생 나라를 위해 한 일이 없음이 오히려 부끄럽다. 

내가 자나 깨나 잊을 수 없는 것은 우리 청년들의 교육이다. 

내가 죽어서 청년들의 가슴에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소원하는 일이다.”

- 서울역광장 의거 표지석 앞에서 2009년 9월 2일 의거 90주년 기념식이 있었다.　

6월 30일 수요일 

 문명은 확실히 발전하고 있다.

전쟁을 할 때마다 사람을 죽이는 방법이 새로워지는 걸 보니. <윌 로저스, 1920년대 미국 희극배우> 

초여름

                                                            곽예

가지마다 꽃이 지자 신록이 번지는데

푸른 매실이 보여주는 새로운 감흥이여.

긴 날을 보내기엔 곤한 잠이 으뜸인데

꾀꼬리가 자주 불러 못견디겠네.

곽예; 1232-1286, 정 3 품 국자감 대사성, 감찰대부.

<황금빛 로마, 시오노 나나미, 김석희 옮김, 한길사, 1998>

p 71 

교황 율리우스 2세는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를 미켈란젤로에게 주문한 인물이니까, 미켈란젤로와는 가까운 사이였다. 하지만 둘 다 성정이 강하다는 점에서는 남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기 때문에, 둘 사이에는 걸핏하면 험악한 상황이 벌어지곤 했다.

어느 날, 교황 율리우스 2세와 미켈란젤로가 있는 자리에 함께 있던 한 주교가 두 사람을 화해시킬 작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교황 성하, 이자들이 할 줄 아는 일이라고는 붓이나 정을 휘두르는 것뿐, 나머지 일에 대해서는 무지하기 짝이 없고, 갑자기 벼락 출세한 자이오니 부디 용서하시고......"

발끈한 교황은 주교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호통을 쳤다.

"바보 같은 놈. 벼락 출세한 건 네놈이야! 당장 꺼져!"

교황의 호통을 받고 방에서 쫓겨난 것은 무릎까지만 내려오는 짧은 옷을 입은 미켈란젤로가 아니라,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임을 보여주는 긴 옷을 걸친 고위 성직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