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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일 월요일

疑人勿使, 使人勿疑하여금사 금사, 희종기

의심스러운 사람은 사용하지 말고, 쓰는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

마음의 태양

조지훈

꽃다이 타오르는 햇살을 향하여

고요히 돌아가는 해바라기처럼

높고 아름다운 하늘을 받들어

그 속에 맑은 넋을 살게 하라

가시밭길을 넘어 그윽히 웃는 한송이 꽃은

눈물의 이슬을 받아 핀다 하노니

깊고 거룩한 세상을 우러르기에

삼가 육신의 괴로움도 달게 받으라

괴로움에 짐짓 웃을 양이면

슬픔도 오히려 아름다운 것이

고난을 사랑하는 이에게만이

마음나라의 원광(圓光)은 떠오르노라

푸른하늘로 푸른하늘로

항시 날아오르는 노고지리 같이

맑고 아름다운 하늘을 받들어

그 속에 높은 넋을 살게 하라

* 美-獨 ‘1kg 표준정의’ 전쟁

2010년 11월 5일 동아일보

지름 93.6mm 실리콘 공이냐… 전기력을 중력으로 환산한 저울이냐

122년 만에 질량의 정의가 바뀔 수 있을까. 독일을 중심으로 국제 공동연구진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1kg짜리 실리콘 공(왼쪽)을 만들어 그 안에 있는 원자수를 세어 이를 질량의 정의로 삼자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 등은 와트 저울을 이용해 플랑크 상수로 1kg을 정의하려고 한다.

“만약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이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도량형국(BIPM)을 덮쳐 원기(原器)가 불타 없어지기라도 한다면 질량 정의가 사라지는 겁니다. 아르헨티나는 원기를 도둑맞기도 했고요.”

최인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질량의 정의를 바꿔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1kg은 지름과 높이가 각각 39mm인 원기둥으로 정의한다. 원기둥의 재료는 백금(90%)과 이리듐(10%)이다. 이 원기둥은 1889년 국제 원기로 지정된 뒤 국제도량형국의 삼중 금고 안에 꼭꼭 숨겨져 보관됐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은 영국 귀금속 제련업체인 존슨매티에서 ‘쌍둥이’ 원기를 특별 주문 제작해 질량 표준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천재지변, 도난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원기의 질량이 변한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100년간 원기의 질량이 50μg(100만분의 1g) 줄었다”고 말했다. 1kg의 기준이 바뀌면 질량이 관련된 전류, 물질량, 광도의 정의도 덩달아 바뀐다. 예를 들어 물질량의 단위인 1mol(몰)은 ‘탄소 12g 안의 원자 수와 동일한 물질량’으로 정의한다. 아주 적은 양이지만 몸무게가 지금보다 늘어날 수도 있다. 최근 미국과 독일은 내년에 있을 질량 표준 정의를 앞두고 치열한 ‘kg 전쟁’을 벌이고 있다. 자국의 방식이 더 정확하다는 것이다.

○ 아보가드로 프로젝트 vs 와트 저울

우리가 쓰는 국제단위계(SI)는 질량(kg·킬로그램), 시간(s·초), 길이(m·미터), 전류(A·암페어), 온도(K·켈빈), 물질량(mol·몰), 광도(cd·칸델라) 등 7개다. 질량을 제외한 6개 단위는 물리적 현상으로 정의하고 있어 표준이 바뀔 염려가 없다. 가령 1m는 ‘진공에서 빛이 2억9979만2458분의 1초 동안 이동한 길이’다. 이에 비해 질량은 122년째 원기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독일이 중심이 된 호주 일본 이탈리아 등 국제 공동연구진은 실리콘으로 지름 93.6mm인 1kg짜리 완벽한 공을 만들어 그 안에 있는 원자 수를 세어 이를 질량 표준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일명 ‘아보가드로 프로젝트(Avogadro Project)’다.

반면에 미국 스위스 프랑스 캐나다 등은 ‘와트 저울(Watt balance)’법을 들고 나왔다. 와트 저울은 간단히 말해 전기력을 중력으로 환산하는 저울이다. 저울 한쪽에 전류가 흐르는 코일을 놓은 뒤 코일에서 발생하는 전기력과 동일한 중력을 갖는 물체를 저울의 다른 한쪽에 놓아 물체의 질량을 계산한다. 와트 저울 방법에 따르면 1kg은 ‘플랑크 상수가 정확히 6.62606896×10-34kgm2/s가 되게 하는 질량’으로 정의된다.

○ 한국 “독창적 와트저울 설계 계획”

프랑스 파리 국제도량형국에 보관된 원기. 지름과 높이가 각각 39mm인 원기둥 모양으로 백금과 이리듐을 섞어 제작했다.

양측의 전쟁은 지난달 19일 과학학술지 ‘네이처’가 독일 연방물리기술연구소(PTB) 피터 베커 박사 등 아보가드로 프로젝트 팀이 아보가드로수를 지금까지 가장 정확하게 구했다고 발표하면서 불붙었다. 이들이 발표한 아보가드로수는 6.02214084×1023mol-1. 이렇게 되면 1kg은 ‘탄소 원자 질량의 6.02214084×1023/0.012배’로 정의해야 한다.

그러자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NIST는 꼭 일주일 뒤인 지난달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플랑크 상수를 이용한 kg 정의를 지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최 연구원은 “와트 저울 방법을 지지하는 연구자들에게는 아무리 완벽하다고 해도 실리콘 공은 국제 원기처럼 인공물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불확도(측정값의 불확실한 정도)만 놓고 봤을 때 현재까지 승자는 아보가드로 프로젝트(3.0×10-8)다. NIST는 불확도를 3.6×10-8까지 낮췄다. 하지만 최종 승자는 아직 알 수 없다. 국제도량형국은 불확도를 2.0×10-8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기준을 내걸었다. 국제도량형위원회(CIPM) 위원인 정광화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장은 “내년 10월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질량 표준에 대한 기본 틀이 잡힐 것”이라면서 “육상 100m 달리기에서 0.01초를 줄여 기록을 경신하듯 총회 전까지 양측은 계속해서 불확도를 줄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도 질량의 국제 표준 확립에 기여하기 위해 9월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TF 팀장인 김진희 나노양자연구단장은 “불확도가 꾸준히 줄고 있는 와트 저울 방법을 선택했다”면서 “미국 스위스 프랑스 등 나라마다 와트 저울을 구현하는 방식이 다른 만큼 장점만 모아 우리만의 독창적인 와트 저울을 설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단장은 “내년 10월 질량 표준 방식이 결정되더라도 실제 질량 정의가 바뀌기까지 최소 10년은 더 걸릴 것”이라면서 “후발 주자지만 우리나라도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1월 4일 화요일

寧失千金毋失一人之心 월절서, 범백

차라리 천 금을 잃을지언정, 한 사람의 마음을 잃지 말아라.

산상(山上)의 노래

조지훈

높으디 높은 산마루

낡은 고목에 못박힌듯 기대여

내 홀로 긴 밤을

무엇을 간구하며 울어왔는가.

아아 이 아침

시들은 핏줄의 구비구비로

싸늘한 가슴의 한복판까지

은은히 울려오는 종소리

이제 눈 감아도 오히려

꽃다운 하늘이거니

내 영혼의 촛불로

어둠 속에 나래 떨던 샛별아 숨으라

환히 트이는 이마 우

떠오르는 햇살은

시월 상달의 꿈과 같고나

메마른 입술에 피가 돌아

오래 잊었던 피리의

가락을 더듬노니

새들 즐거이 구름 끝에 노래 부르고

사슴과 토끼는

한 포기 향기로운 싸릿순을 사양하라.

여기 높으디 높은 산마루

맑은 바람 속에 옷자락을 날리며

내 홀로 서서

무엇을 기다리며 노래하는가.

* 2010년 30~34세의 남자 키의 평균 값:

일본 170.5 cm

이탈리아 171.4 cm

우리나라 174.0 cm

독일 175 cm

미국 175.9 cm

[임성삼;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의 나라는 우리나라보다는 작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월 5일 수요일

小兒輩厭家鷄愛野雉(꿩 치) 진중흥서

작은 아이들은 집의 닭을 싫어하고 들의 꿩을 좋아한다.

고사(古寺) 1

조지훈

목어(木魚)를 두드리다

졸음에 겨워

고오운 상좌 아이도

잠이 들었다.

부처님은 말이 없이

웃으시는데

서역 만리(西域萬里) 길

눈부신 노을 아래

모란이 진다.

* 2010년 12월 말 밤중에 서울에 눈이 4 cm 정도 왔다.

이 날 새벽과 오전 중 서울에 3,900톤의 염화칼슘을 살포했다.

1월 6일 목요일

藏頭露尾 귀잠지

머리는 감추고 꼬리는 내 놓았다.

꿈 이야기

조지훈

문(門)을 열고

들어가서 보면

그것은 문이 아니었다.

마을이 온통

해바라기 꽃밭이었다.

그 훤출한 줄기마다

맷방석만한 꽃숭어리가 돌고

해바라기 숲 속에선 갑자기

수천 마리의 낮닭이

깃을 치며 울었다.

파아란 바다가 보이는

산 모롱잇길로

꽃 상여가 하나

조용히 흔들리며 가고 있었다.

바다 위엔 작은 배가 한 척 떠 있었다.

오색(五色) 비단으로 돛폭을 달고

뱃머리에는 큰 북이 달려 있었다.

수염 흰 노인이 한 분

그 뱃전에 기대어

피리를 불었다.

꽃상여는 작은 배에 실렸다.

그 배가 떠나자

바다 위에는 갑자기 어둠이 오고

별빛만이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문을 닫고 나와서 보면

그것은 문이 아니었다.

* 1970년대에 소련의 전차는 68000대 정도였다.

지금 러시아의 전차는 27000대이다.

[임성삼; 2차세계대전 중 히틀러가 말했습니다.

“만일 소련이 탱크 1만 대를 가지고 있으면 독일이 소련을 침공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5천 대도 가지고 있지 않으니 침공한다.”

그러나 당시 소련이 가지고 있던 탱크의 숫자는 2만3천 대였습니다.]

1월 7일 금요일

見怪不怪其怪自壞 무너질 괴 夷堅三志. 강칠가저

괴이한 일을 보고도 괴이하게 여기지 않으면, 괴이한 것은 스스로 무너져 없어진다.

석문(石門)

조지훈

당신의 손끝만 스쳐도 소리 없이 열릴 돌문이 있습니다. 뭇사람이 조바심치나

굳이 닫힌 이 돌문 안에는, 석벽 난간(石壁欄干) 열두 층계 위에 이제 검푸른

이끼가 앉았습니다.

당신이 오시는 날까지는, 길이 꺼지지 않을 촛불 한 자루도 간직하였습니다.

이는 당신의 그리운 얼굴이 이 희미한 불 앞에 어리울 때까지는, 천 년(千年)이

지나도 눈 감지 않을 저희 슬픈 영혼의 모습입니다.

길숨한 속눈썹에 항시 어리운 이 두어 방울 이슬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남

긴 푸른 도포 자락으로 이 눈썹을 씻으랍니까? 두 볼은 옛날 그대로 복사꽃 빛

이지만, 한숨에 절로 입술이 푸르러 감을 어찌합니까?

몇 만리 굽이치는 강물을 건너와 당신의 따슨 손길이 저의 목덜미를 어루만

질 때, 그때야 저는 자취도 없이 한 줌 티끌로 사라지겠습니다. 어두운 밤 하늘

허공 중천(虛空中天)에 바람처럼 사라지는 저의 옷자락은, 눈물 어린 눈이 아니

고는 보이지 못하오리다.

여기 돌문이 있습니다. 원한도 사무칠 양이면 지극한 정성에 열리지 않는

돌문이 있습니다. 당신이 오셔서 다시 천 년(千年)토록 앉아 기다리라고, 슬픈

비바람에 낡아 가는 돌문이 있습니다.

* 탄산가스 배출권 거래제 도입한 곳;

유럽 연합, 뉴질랜드 두 곳뿐이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는 도입하지 않았다.

1월 10일 월요일

無事以當貴早寢以當富隱逸傳

일이 없으면 고귀한 것과 같고, 일찍 자면 부자와 다름이 없다.

풀잎단장

조지훈

무너진 성터 아래 오랜 세월을 풍설(風雪)에 깎여 온 바위가 있다.

아득히 손짓하며 구름이 떠 가는 언덕에 말없이 올라서서

한 줄기 바람에 조찰히 씻기우는 풀잎을 바라보며

나의 몸가짐도 또한 실오리 같은 바람결에 흔들리노라.

아 우리들 태초의 생명의 아름다운 분신으로 여기 태어나,

고달픈 얼굴을 마주 대고 나직이 웃으며 얘기하노니

때의 흐름이 조용히 물결치는 곳에 그윽이 피어오르는 한떨기 영혼이여.

*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구와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 총생산).

넓이; 1,960,582㎢ [참고; 우리나라 남북한의 거의 9배]

인구 28,161,417 명(2008년 기준)

평균수명 76.09 세(2008년 기준)

출산율 3.89 명(2008년 기준)

1인당GDP 14,486 ＄(2009년 기준)

실업률 13 ％(2007년 기준)

수출규모 2,300 억＄(2007년 기준)

수입규모 811.7 억＄(2007년 기준)

인구밀도 14 명/㎢(2008년 기준)

1월 11일 화요일

大謀不謀, 大勇不勇六韜, 무도 발계

큰 지혜는 지혜답게 보이지 않으며, 큰 용기는 용기 같게 보이지 않는다. 감출 도; 활집

승무(僧舞)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을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도우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煩惱) 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지구

자전 460 m/s

공전 20 km/s

태양이 은하를 한 번 도는데 2억 년이 걸린다. 속도 250 km/s

[임성삼; 권총탄의 속도는 자전 속도와 비슷합니다. 지구의 공전 속도는 그것보다 40배나 빠릅니다.]

1월 12일 수요일

莫欺自己(속일 기) 송사, 갈필전

자기를 속이지 말라. 詐欺

봉황수(鳳凰愁)

조지훈

벌레 먹은 두리 기둥, 빛 낡은 단청(丹靑), 풍경(風磬) 소리 날러간 추녀 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쳤다.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玉座) 위엔

여의주(如意珠) 희롱하는 쌍룡(雙龍)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 올렸다. 어느

땐들 봉황이 울었으랴만, 푸르른 하늘 밑 추석을 밟고 가는 나의 그림자. 패옥

(佩玉) 소리도 없었다. 품석(品石) 옆에서 정일품(正一品), 종구품(從九品) 어느

줄에도 나의 몸 둘 곳은 바이 없었다. 눈물이 속된 줄을 모를 양이면 봉황새야 구

천(九天)에 호곡(呼哭)하리라.

* 세계 최장 터널 개통; 57 km

12조 원 투입, 스위스.

1월 13일 목요일

自我作古 자아작고 송사, 禮志

나로부터 고례(古例, 앞으로 지속될 규범)를 만든다.

고례에 관계 없이 스스로 새로운 예를 만든다.

완화삼(玩花衫)

- 목월(木月)에게

조지훈

차운 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리.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은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임성삼; 이 시를 받은 박목월 시인이 우리가 모두 아는 그 시를 지었습니다.]

* 12세기의 몽고군은 소 한 마리를 육포로 만들어 소 방광에 넣고 다녔다. 가루로 만든 것도 있었다.

이것이면 군사 한 사람의 일 년 식량이 되었다.

몽고군의 군장은 40 kg 이하였다. 반면 유럽 기병은 70 kg이었다.

몽고의 말은 시속 10 km로 20시간을 갈 수 있다. 즉 200 km를 하루에 행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유럽의 말은 150 km 이상은 갈 수 없다.

1월 14일 금요일

人生在勤 인생재근 송사, 신기질전

삶은 근면함에 있는 것이다.

병에게

조지훈

어딜 가서 까맣게 소식을 끊고 지내다가도

내가 오래 시달리던 일손을 떼고 마악 안도의 숨을 돌리려고 할 때면

그때 자네는 어김없이 나를 찾아오네.

자네는 언제나 우울한 방문객

어두운 음계(音階)를 밟으며 불길한 그림자를 이끌고 오지만

자네는 나의 오랜 친구이기에 나는 자네를

잊어버리고 있었던 그 동안을 뉘우치게 되네.

자네는 나에게 휴식을 권하고 생(生)의 외경(畏敬)을 가르치네.

그러나 자네가 내 귀에 속삭이는 것은 마냥 허무

나는 지그시 눈을 감고, 자네의

그 나직하고 무거운 음성을 듣는 것이 더없이 흐뭇하네.

내 뜨거운 이마를 짚어 주는 자네의 손은 내 손보다 뜨겁네.

자네 여윈 이마의 주름살은 내 이마보다도 눈물겨웁네.

나는 자네에게서 젊은 날의 초췌한 내 모습을 보고

좀더 성실하게, 성실하게 하던

그 날의 메아리를 듣는 것일세.

생에의 집착과 미련은 없어도 이 생은 그지없이 아름답고

지옥의 형벌이야 있다손 치더라도

죽는 것 그다지 두렵지 않노라면

자네는 몹시 화를 내었지.

자네는 나의 정다운 벗, 그리고 내가 공경하는 친구

자네는 무슨 일을 해도 나는 노하지 않네.

그렇지만 자네는 좀 이상한 성밀세.

언짢은 표정이나 서운한 말, 뜻이 서로 맞지 않을 때는

자네는 몇 날 몇 달을 쉬지 않고 나를 설복(說服)하려 들다가도

내가 가슴을 헤치고 자네에게 경도(傾倒)하면

그때사 자네는 나를 뿌리치고 떠나가네.

잘 가게 이 친구

생각 내키거든 언제든지 찾아 주게나.

차를 끓여 마시며 우린 다시 인생을 얘기해 보세그려.

* 서울 통계연보에 의한 1975년에서 2009년까지의 30년간 물가 상승

유치원비 50배

갈치 45배

막걸리 40배

목욕비 35배

쌀 5배

맥주 4배

귤 3.5배

전화기 1.1배

냉장고 0.98배

1월 17일 월요일

太公曰天下非一人之天下, 乃天下之天下也 육도, 문도 문사

(강)태공이 말했다. 천하는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오, 천하 (사람)의 천하일 뿐이다.

[임성삼; 강태공은 기원전 1000년 경의 사람입니다. 앞에 나온 거의 비슷한 말은 훨씬 후대의 것입니다.]

파초우(芭蕉雨)

조지훈

외로이 흘러간 한송이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성긴 빗방울

파초잎에 후드기는 저녁 어스름

창열고 푸른 산과

마주 앉아라.

들어도 싫지 않은 물소리기에

날마다 바라도 그리운 산아

온 아츰 나의 꿈을 스쳐간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 침묵은 모든 것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시야를 열어줍니다. 영혼을 만질 수 있으려면 침묵이 필요합니다. 꼭 필요한 것은 우리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를 통해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항상 침묵 속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 침묵 가운데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의 영혼에게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주의 음성을 듣게 될 것입니다.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사랑, 마더 테레사 지음, 김진 옮김, 오늘의 책, 2002>

1월 18일 화요일

舍本而治末 육도, 문도 수토

근본을 버리고 末節을 다스린다. 이것이 과오의 원인이다.

산

청마 유치환

끝닿는 지핵(地核)의

울혈(鬱血)의 터져오른 지각(地殼)의 융기(隆起)

지상(地上)에 대한 반역

무한(無限)의 모독(冒瀆)

그는 움직이지 않는다

소리하지 않는다

우러러 천성(天聲)을 들으며 굽어서 인세(人世)를 바라며

때때로 습래(襲來)하는 폭풍우 속에 꿋꿋이 서서

그의 둔중한 등은 천공(天空)을 향하여

우주의 활기를 마시며

저 무변대(無邊大)한 천체를 꿈꾸며

아 하늘과 땅 사이에 태연히 주저앉은 거구(巨軀)--

저 거구(巨軀)의 외로움은

끝닿는 땅의 밑바닥의 외로움이라

창궁(蒼穹)의 저쪽에서 오는 외로움이라.

소제부(掃除夫) 제1시집, 1930년 9월 3일

[임성삼; 임의로 현대어로 고쳤습니다.]

* 내적으로 침묵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기도하려면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침묵할 때 우리는 새로운 에너지와 진정으로 하나됨을 발견합니다.

우리의 생각이 하나님의 생각과 하나가 되고, 우리의 기도와 그분의 기도가 하나가 되고, 우리의 행함이 그분의 행함과 하나가 되고, 우리의 삶과 그분의 삶이 하나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말이 우리의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아무 가치가 없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빛을 발하지 못하는 말들은 어둠을 강하게 할 뿐입니다.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사랑, 마더 테레사 지음, 김진 옮김, 오늘의 책, 2002>

1월 19일 수요일

水濁則無掉尾之魚, 政苛則無逸樂之士 등석자, 무후

(흔들 도)매울가달아날 일

물이 흐리면 꼬리를 흔들고 노는 고기가 없고,

정치가 혹독하면 즐기는 선비가 없어진다.

(가혹한 정치에는 逸民(학문과 덕행이 있으면서 파묻혀 지내는 사람)이 없다.)

바다

청마 유치환

남벽(藍碧)의 바다는 그의 바닥에

죽음의 처참이 있고

광란의 정염(情炎)이 있고

고독의 자존(自尊)이 있고

심사(深思)의 과단(果斷)이 있고

한없이 맑은 그의 예지의 깊이는

저 수평선 너머에서 굴러오는

풍운(風雲)을 감득(感得)한다.

소제부(掃除夫) 제1시집, 1930년 9월 3일

<유치환, 박철석 편저, 문학세계사, 1999>

* 내적인 침묵은 많은 희생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기도하려 하고, 기도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마음이 기도를 향한 첫걸음입니다.

신실한 기도는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며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기도를 어떻게 가르치셨는지 보십시오. 하나님을 당신의 아버지라고 부르십시오. 그의 이름을 찬양하고 찬미하십시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십시오. 일용할 영적인 양식을 매일 구하십시오. 당신 자신의 죄를 용서해주시기를 구하고 당신이 다른 사람의 죄를 용서하기를 구하십시오. 그리고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은혜주시기를 구하고, 마지막으로 우리와 우리 주위의 악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해주시는 은혜를 구하십시오.

사도들은 예수님께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가르쳐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아름다운 기도의 언어 ‘주의 기도’를 가르쳐주셨습니다.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사랑, 마더 테레사 지음, 김진 옮김, 오늘의 책, 2002>

1월 20일 목요일

聖人以天下治天下 이천하 치천하 관윤자, 삼극

성인은 천하로써 천하를 다스린다.

정물(靜物)

청마 유치환

속에는 정염(情炎)의 불을 담고

겉으로는 차디 찬 말없는 정물(靜物)

앉은 곳 반드시

또렷한 그의 그림자를 비치고

자기만의 넋을 지키며

무한한 관념의 바다에 몸을 띄워

쉼없이 지나가는 4시(四時)와 풍우(風雨)를 넘어서

죽은 듯이 정좌(靜坐)한 정물의 마음은

저 천공(天空)에 준립(峻立)한 태산과 통하였구나

소제부(掃除夫) 제1시집, 1930년 9월 3일

* 어린아이와 같은 순전한 사랑의 마음으로 기도하십시오.

열렬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되,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사랑받도록 기도하십시오.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사랑, 마더 테레사 지음, 김진 옮김, 오늘의 책, 2002>

1월 21일 금요일

至言逆俗耳, 眞語必違衆 포박자

어길위

(완전한 데) 도달한 말은 속된 귀에 거스르며, 진실은 반드시 대중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까치

청마 유치환

낙락한 외나무 가지에 깃을 짓고

호올로 높이 사는 새 있나니

열렬한 치위

냇물은 얼고 동무 새는 다 가고

오오 적은 새의 애상(哀傷)은 푸르러 옥(玉)같건만

스스로 외로움에 한 슬픈 습관 있어

주우리면 아침 서리 짙은 땅에

계절밖의 아쉬운 미끼를 줍고

저 요원한 요원한 만목(滿目)의 적요에

초라히 쪼그리고 사는 새여

생리(生理) 2집, 1935년 10월 1일

* 하루 종일 즐거운 마음으로 기도하십시오.

기도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십시오.

기도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도 감수하십시오.

기도를 하면 하나님의 은사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마음이 넓어집니다.

구하고 찾으십시오.

그러면 그분을 영접하고, 당신의 것으로 온전히 받아들이게 될 만큼 마음이 넓어질 것입니다.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사랑, 마더 테레사 지음, 김진 옮김, 오늘의 책, 2002>

1월 24일 월요일

欲知來者察往欲知古者察今 진관자 근일

하고자할 욕

미래를 알고자 하는 사람은 과거를 살피며,

옛날을 알고자 하는 사람은 지금을 살핀다.

고양이

유치환

나는 고양이를 미워한다

그의 아첨한 목소리를

그 너무 민첩한 작은 동작을

그 너무나 산맥(山脈)의 냄새를 잊었음을

그리고 그의 사람을 분노하지 않음을

범에 닮었어도 범 아님을

<유치환, 박철석 편저, 문학세계사, 1999>

* 어느 날 저녁, 한 신사가 우리 집에 와서 말했습니다.

“자식이 여덟 명 있는 힌두교 가정이 있는데 오랫동안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그들을 위해 무언가 해주십시오.”

나는 쌀을 조금 가지고 곧장 달려갔습니다. 아이들은 굶주림에 지친 표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쌀을 받은 아이들의 어머니는 받은 쌀을 반으로 나누어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녀가 곧 돌아오기에 나는 어디에 갔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한 마디로 대답했습니다.

“그들 역시 배가 고프답니다.”

그 여자에게는 이슬람교도인 이웃이 있었고, 그들 또한 제대로 먹지 못해 배가 고프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놀란 것은 그 여자가 쌀을 나누어 준 것 때문이 아니라, 이웃이 배가 고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웃의 아픔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알 시간은 있습니까? 심지어 누군가에게 따뜻한 미소 한번 지을 시간은 있습니까?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사랑, 마더 테레사 지음, 김진 옮김, 오늘의 책, 2002>

1월 25일 화요일

愚人而謂人爲愚者也 공취자, 진사의

우인이위 인위우자야

어리석은 사람이 말한다. 사람들은 어리석다고.

기(旗)빨

유치환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탈쟈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 사람이 지조를 지키고 악을 막으면 바로 성현이 될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 그것이 없으면 바로 도적이 될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나 같다.

<사람답게 사는 즐거움, 이덕무 지음, 김성동 엮음, 솔, 1996>

1월 26일 수요일

臨河欲魚不若歸而織網

임하욕어 불약귀이직망 문자, 상덕

강가에서 물고기를 원하는 것은 집에 가서 그물을 짜는 것만 못하다.

그리움

유치환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더 그리워

진종일 센 오늘은 더욱 더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디메 꽃같이 숨었느뇨

<유치환, 박철석 편저, 문학세계사, 1999>

* 어떤 이가 “선비가 지켜야 할 직분은 대체로 몇 가지인가?”라고 묻기에 나는,

“대략 들면, 집에 들어와서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밖에 나가서는 어른에게 공손하고,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글을 읽는 것,

이 네 가지 일일 뿐이다“라고 하였다.

<사람답게 사는 즐거움, 이덕무 지음, 김성동 엮음, 솔, 1996>

1월 27일 목요일

聖人不貴尺之璧而重寸之陰 문자, 도원

성인 불귀척지벽 이중촌지음 응달 음

성인은 한 자 크기나 되는 구슬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단지 짧은 시간을 귀중히 여긴다.

고풍의상(古風依裳)

조지훈

하늘로 날을 듯이 길게 뽑은 부연(附椽) 끝 풍경(風磬)이 운다.

처마 끝 곱게 늘이운 주렴(珠簾)에 반월(半月)이 숨어

아른아른 봄밤이 두견이 소리처럼 깊어 가는 밤,

곱아라 고아라 진정 아름다운지고

파르란 구슬빛 바탕에

자주빛 호장을 받친 호장저고리

호장저고리 하얀 동정이 환하니 밝도소이다.

살살이 퍼져 내린 곧은 선이

스스로 돌아 곡선(曲線)을 이루는 곳

열두 폭 기인 치마가 사르르 물결을 친다.

치마 끝에 곱게 감춘 운혜(雲鞋) 당혜(唐鞋)

발자취 소리도 없이 대청을 건너 살며시 문을 열고,

그대는 어느 나라의 고전(古典)을 말하는 한 마리 호접(胡蝶)

호접인 양 사푸시 춤을 추라, 아미(蛾眉)를 숙이고…….

나는 이 밤에 옛날에 살아

눈 감고 거문고 줄 골라 보리니

가는 버들인 양 가락에 맞추어

흰 손을 흔들어지이다.

* 명나라 고반룡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재주가 없는 것을 근심할 것이 아니니, 지식이 진전되면 재주도 진전된다.

도량이 없는 것을 근심할 것이 아니니, 견문이 넓으면 도량도 넓어진다.

모든 것이 배움에서 얻어진다.”

<사람답게 사는 즐거움, 이덕무 지음, 김성동 엮음, 솔, 1996>

1월 28일 금요일

君子先擇而後交 문중자, 위상

군자 선택이후교

군자는 먼저 선택하고 그 후에 사귄다.

[임성삼; 아무나 사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희망에게

이해인

하얀 눈을 천상의 시(詩)처럼 이고 섰는

겨울나무 속에서 빛나는 당신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마를 때 깎아먹는

한 조각 무우맛 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꿈을 찾아 줍니다

다정한 눈길을 주지 못한 나의 일상(日常)에

새 옷을 입혀 줍니다

남이 내게 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 속에도

당신은 조용한 노래로 숨어 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라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음으로

또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 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치 못했음을 용서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청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 청나라 시윤장은 이렇게 말했다.

“종일토록 자신의 허물을 발견하지 못하면 성현의 길을 끊는 것이고,

종일토록 남의 허물을 즐겨 말하면 천지의 화기를 상하게 하는 것이다.”

<사람답게 사는 즐거움, 이덕무 지음, 김성동 엮음, 솔, 1996>

1월 31일 월요일

晏子曰聖人千慮必有一失愚人千慮必有一得 안자 잡 하

성인천려 필유일실 우인천려 필유일득

안자가 말했다. (제가 듣기로는) 성인이라도 천 가지 생각에 반드시 한 개는 잘 못이 있고,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천 가지를 생각하면 반드시 옳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시를 쓰면

조병화

시를 쓰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들판의 작은 풀꽃처럼.

* 사람을 대할 때의 기본적인 사항

1. 비난이나 비평, 불평을 하지 말라.

2. 솔직하고 진지하게 칭찬이나 감사를 하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최염순, 카네기 연구소, 초판 15쇄, 2001>

2월 1일 화요일

千羊之皮不如一狐之腋 진자, 내편

천양지피 불여일호지액

천마리의 양 가죽이 한 마리의 여우의 겨드랑이 털에 미치지 못한다.

[임성삼; 양과 질을 비교한 말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이와 동일한 뜻을 가진 현대적인 표현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춘에 기를 세워라

조병화

청춘에 네 기를 세워라

청춘에 네 그 기를 지켜라

기 아래 네 그 청춘을 엮어라

누구보다 땀 많이 간직한 생명

누구보다 피 많이 간직한 생명

누구보다 눈물 많이 간직한 생명

청춘은 푸른 바다라 하더라

청춘은 푸른 산이라 허더라

청춘은 푸른 하늘이라 하더라

해는 항시 가슴에서 솟아오르고

즐거운 젊은 날

흘러내리는 날 날이 우릴 키운다

청춘에 네 기를 세워라

청춘에 네 그 기를 지켜라

기 아래 네 그 청춘을 엮어라

* 남에게 호감을 사는 여섯 가지 방법

1. 다른 사람들에게 순수한 관심을 기울여라.

2. 미소를 지어라.

3. 이름을 잘 기억하라.

4. 경청하라: 스스로에 대해 말하도록 다른 사람들을 고무시켜라.

5.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라.

6. 상대방으로 하여금 중요하다는 느낌이 들게 하라. 단, 성실한 태도로 해야 한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최염순, 카네기 연구소, 초판 15쇄, 2001>

2월 2일 수요일

以言擧人 이언거인 若以毛相馬 약이모상마 염철론, 이의

말을 잘한다하여 사람을 천거하는 것은, 말의 털로써 그 말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과 같다.

천적(天敵)

조병화

결국, 나의 천적은 나였던 거다.

* 엔지니어링과 같은 기술 분야에서도 재정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들 중 15%는 자신의 기술적 지식에 의한 것이고 85% 정도는 사람을 움직이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 카네기 교육진흥재단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조사 -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최염순, 카네기 연구소, 초판 15쇄, 2001>

2월 3일 목요일

王者中立而聽乎天下 염철론, 화친

왕이 된 사람은 중간에 서서 천하의 모든 말을 들어야 한다.

[임성삼; 왕이 아닌 보통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인사

조병화

큰 절이나

작은 절이나

믿음은 하나

큰 집에 사나

작은 집에 사나

인간은 하나

* 범죄자의 말

- 쌍권총 크로울리가 잡히기 직전 “관계자 여러분께” 쓴 편지:

“나의 가슴 속에는 삶에 지치기는 했으나 온화하고 다정한 마음이 있다. 그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해를 주지 않는 부드러운 마음이다.”

그의 자동차로 경찰관이 가서 운전면허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그는 한 마디 말도 없이 권총을 뽑아 경찰관을 쏘았다. 경찰관이 쓰러지자 자동차에서 뛰어 나가 경찰의 권총을 빼어 다시 쏘았다. 그가 사형집행장에 도착했을 때 한 말:

“나는 나 자신을 지킨 것뿐인데 이렇게 되었다.”

- 알카포네의 말:

“나는 내 생애의 황금기를 전부 사회를 위해 일했고 바쳤다. 그런데 내가 얻은 것은 차가운 세상의 시선과 비난, 그리고 범죄자라는 낙인뿐이었다.”

- 뉴욕 시의 제일급의 악인 더치 슐츠도 그 예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신문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사회적 자선가라고 말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최염순, 카네기 연구소, 초판 15쇄, 2001>

2월 4일 금요일

美色不同面皆佳於目 논형, 자기

미인부동면 개가어목 모두 개

아름다운 사람들의 얼굴은 모두 동일하지 않으나,

우리 눈에는 모두 아름답게 보인다.

시인 예수

용 혜 원

사나이 중의 사나이

예수 그리스도

혁명가도

철학자도

교육자도 아닌 사나이

한 순간쯤 되는 삶을

영원한 삶으로

열어준 멋진 사나이

하늘을 나는

새를 노래하고

들에 핀 백합화를 노래한

시인 예수

무엇 하나

소유하기를

원하지 않았으며

무엇 하나

남기려 하지 않았다

사랑으로 사랑을 살다가

영원한 사랑으로

함께하는 사나이

온 세상을 사랑하며

온 세상을 노래하며

온 세상을 감싸기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붉은 보혈의 꽃으로

활짝 피었다

시처럼 살다가 부활한

영원한 예수

시인 예수

사나이 중의 사나이

나를 사로잡는 시인 예수

* 미국의 하딩 대통령 재임 시기에 미국 내무장관으로 있던 앨버트 펄은 어느 지역의 정부 소유의 유전지대 임대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고 있었다. 그 유전지대는 장차 해군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특별히 따로 보존해 두고 있었다.

펄 장관은 입찰의 형식도 취하지 않고 즉시 자기 친구인 에드워드 도헤니에게 아주 유리한 조건으로 유전 임대 계약을 했다. 그 대가로 대여금이란 명목으로 10만 달러를 받았다.

그리고 펄 장관은 그 근처에서 석유를 채굴하고 있는 군소업자들을 몰아내기 위해 해병대에 출동 명령을 내렸다.

결국 쫓겨난 군소 석유업자들이 법원에 호소하여 세상에 폭로되었고, 펄 장관은 투옥되었다.

몇 년 후 그 다음 대통령인 후버가 연설에서 하딩 전 대통령의 죽음은 친구에게 배신당한 정신적 고뇌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펄 부인이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의자에서 갑자기 일어나 눈물을 흘리며 주먹을 휘둘렀다.

“뭐라고! 하딩이 펄에게 배신을 당했다고? 천만에, 내 남편은 누구도 배신하지 않았어요. 이 집안에 황금을 가득 쌓아놓아도 나의 남편에게 나쁜 짓을 시킬 수 없었을 거예요. 남편은 오히려 그들에게 배신을 당한 수난자입니다.”

인간이란 아무리 나쁜 짓을 하더라도 자신을 제외하고 다른 모든 사람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최염순, 카네기 연구소, 초판 15쇄, 2001>

2월 7일 월요일

王良登車馬不罷駑. 堯舜爲政民無狂愚. 논형, 솔성

방면할 파, 둔할 노

말을 잘 모는 왕량이 마차에 오르면 말은 감히 태만하거나 느리게 가지 못하며, 요임금이나 순임금이 정치를 하면 사람들은 경솔하거나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못한다.

포장마차

용 혜 원

온 세상이

찬바람에 싸여

꽁꽁 얼어붙고 있지만

포장을 살짝 걷고

들어오세요

따뜻함이 있어요!

* 백화점의 왕 존 워너메이커의 고백:

“나는 30년 전에 타인을 비난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배웠다. 하나님이 평등하게 지능의 선물을 나누어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한탄하지 않고 나는 나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많은 노력을 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최염순, 카네기 연구소, 초판 15쇄, 2001>

2월 8일 화요일

夏時鑪以炙濕冬時扇以翣火논형, 봉우

(고기 구을 자{적})운삽 삽, 부채

여름철의 화로는 습기를 없애고,

겨울철의 부채는 불을 피운다.

아직과 이미 사이

박 노 해

'아직'에 절망할 때

'이미'를 보아

문제속에 들어있는 답안처럼

겨울 속에 들어찬 햇봄처럼

현실속에 이미 와 있는 미래를

아직 오지 않는 좋은 세상에 절망할 때

미리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삶들을 보아

아직 피지 않은 꽃을 보기 위해선

먼저 허리 굽혀 뿌리를 보살피 듯

우리 곁의 이미를 품고 길러야 해

저 아득하고 머언 아직과 이미 사이를

하루하루 성실하게 몸으로 생활하고

내가 먼저 좋은 세상을 살아내는

정말 닮고 싶은 좋은 사람

푸른 희망의 사람이어야 해

*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가 성공을 거둔 이유 중의 하나는 카네기가 자신의 직원들을 공석에서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칭찬을 아끼지 않은 데 있다. 카네기는 묘비에까지 직원들을 칭찬하기를 원했다. “자기보다도 현명한 인물들을 신변에 모이게 하는 법을 터득한 자, 이곳에 잠들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최염순, 카네기 연구소, 초판 15쇄, 2001>

2월 9일 수요일

浮石沉木 침의 속자 신어, 변혹

돌이 뜨고, 나무가 가라앉는다.

꽃 피는 말

박노해

우리 시대에

가장 암울한 말이 있다면

남 하는 대로

나 하나쯤이야

세상이 그런데

우리 시대에

남은 희망의 말이 있다면

나 하나만이라도

내가 있음으로

내가 먼저

* 루즈벨트 대통령의 시종 제임스 아모스는 <시종의 영웅인 루즈벨트 대통령>이라는 책에 다음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언젠가 나의 아내가 대통령께 메추라기에 대해 여쭈어 본 적이 있었습니다. 아내는 한 번도 메추라기를 본 적이 없었으므로 대통령께서는 상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얼마 후 우리 집(대통령 관저 내의)으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아내가 전화를 받더니 대통령의 전화라고 했습니다. 우리집 창문 밖에 메추라기가 앉아 있으니 내다보라고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답니다. 이와 같은 세밀한 배려를 해주시는 분이 루즈벨트 대통령이었습니다. 우리 집 옆을 지나가실 때는 우리가 눈에 띄지 않을 때에도 “여보게, 애니!” 또는 “여보게, 제임스”하고 부르시는 음성을 듣게 됩니다. 지날 때마다 다정한 인사를 해 주신 겁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최염순, 카네기 연구소, 초판 15쇄, 2001>

2월 10일 목요일

楚惠王得蛭呑之 신서, 춘추

득질 탄지 거머리 질

초나라의 혜왕은 음식에 거머리가 있자 삼키었다.

[임성삼; 음식을 만든 사람이 벌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다시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 수필가이며 출판업자 엘버트 허바드로부터 지혜로운 충고를 들어보자.

“밖으로 나갈 때마다 턱을 안으로 당기고 머리를 꼿꼿이 세운 다음 숨을 크게 들이마셔라.

햇살을 바라보며 친구를 미소로 맞고, 악수를 나눌 때마다 정성을 다해라.

오해를 받을까 두려워 말고, 적에 대해 생각하느라고 단 1분 1초도 허비하지 말라.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해 마음 속에 확실히 심어 두라. 그리고 나서 옆길로 새지 말고 목표를 향해 곧장 전진하라.

당신이 하고 싶은 위대하고 찬란한 일들에 대해 생각하라. 그러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기회를 잡고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이는 마치 산호충이 흐르는 조류 가운데 자기가 필요로 하는 것을 취하는 것과 같다.

마음 속에 당신이 되고 싶어하는, 유능하고 정직하고 쓸모 있는 사람을 그려 보라. 그러면 당신이 품고 있는 그러한 생각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당신으로 하여금 바로 그런 인물이 되게 해 줄 것이다.

생각이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올바른 정신 자세를 갖도록 하라.

용기, 정직, 그리고 명랑한 정신 자세를 가져라.

올바르게 생각하는 것은 창조하는 것이다. 모든 것은 욕망으로부터 얻어지며, 모든 진지한 기도는 응답된다. 우리는 우리가 마음을 먹은 그대로 된다.

턱을 안으로 잡아당기고 고개를 꼿꼿이 세워라. 우리 인간은 미완성의 신들이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최염순, 카네기 연구소, 초판 15쇄, 2001>

2월 11일 금요일

文所以載道也 통서, 문사장

문장은 도를 적어 후세에 전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순수한가

박노해

찬 새벽

고요한 묵상의 시간

나직히 내 마음 살피니

나의 분노는 순수한가

나의 열정은 은은한가

나의 슬픔은 깨끗한가

나의 기쁨은 떳떳한가

오 나의 강함은 참된 강함인가

우주의 고른 숨

소스라쳐 이슬 털며

나팔꽃 피어나는 소리

어둠이 껍질 깨고 동터오는 소리

* 몇 년 전에 뉴욕에 있는 어느 백화점이 크리스마스 쇼핑으로 붐비는 동안 판매원들이 시달리는 것을 깨닫고 다음과 같은 소박한 철학이 담긴 광고를 냈다.

크리스마스에 보내는 미소의 가치

미소는 아무런 대가를 치루지 않고서도 많은 것을 이루어 냅니다.

미소는 받는 사람의 마음을 풍족하게 해주지만, 주는 사람의 마음을 가난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미소는 순간적으로 일어나지만, 미소에 대한 기억은 때때로 영원히 지속됩니다.

이소 없이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부자인 사람은 없고,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할 만큼 가난한 사람도 없습니다.

미소는 가정의 행복을 만들어 내며 사업에서는 호의를 베풀게 하고, 우정의 표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미소는 지친 사람에게는 안식이며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는 햇빛이고, 슬픈 사람에게는 태양이며 또한 모든 문제에 대한 자연의 묘약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미소는 살 수도 없고, 구걸항 수도 없으며 빌리거나 훔칠 수도 없습니다. 왜나하면 미소는 누구에게 주기 전에는 아무 쓸모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만일 크리스마스 쇼핑의 막바지 혼잡 때문에 저희 판매원들 중 누군가가 너무 지친 나머지 미소를 보내 드리지 못하게 되면 그들에게 당신의 미소를 보내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왜냐하면 너무나 많은 미소를 준 나머지 더 이상 줄 수 있는 미소가 없는 이들이야말로 누구보다도 더 미소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최염순, 카네기 연구소, 초판 15쇄, 2001>

2월 14일 월요일

破山中敵易破心中敵難 양명전서

파산중적이 파심중적난

산 속의 적을 무찌르기는 쉬워도, 마음 속의 적을 무찌르기는 어렵다.

강철 새잎

박노해

저거 봐라 새잎 돋는다

아가 손마냥 고물고물 잼잼

봄볕에 가느란 눈 부비며

새록새록 고목에 새순 돋는다

하 연둣빛 새 이파리

네가 바로 강철이다

엄혹한 겨울도 두터운 껍질도

제 힘으로 뚫었으니 보드라움도 이겼으니

썩어가는 것들 크게 썩은 위에서

분노처럼 불끈불끈 새싹 돋는구나

부드러운 만큼 강하고 여린만큼 우람하게

오 눈부신 강철 새잎

* 1898년 뉴욕의 로크랜드 지역에서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 한 어린이가 죽어서 그 날 마을 사람들은 장례식에 참석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짐 팔리는 마구간에서 말을 끌어내고 있었다. 땅 위에는 눈이 쌓여 있었고, 날씨는 매우 차고 매서웠다. 말은 며칠 동안 날씨탓으로 운동을 시키지 않아서, 물통 곁으로 끌고 가려고 하자 갑자기 난폭해져 뒷발을 높이 치켜 올려 짐을 걷어차 죽이고 말았다. 그래서 그 마을에서는 두 차례의 장례를 치르게 되었다.

짐 팔리는 미망인과 아들 셋 그리고 약간의 보험금을 남기고 죽었다. 큰 아들인 짐은 겨우 열 살 난 소년으로 벽돌 공장에서 모래를 부어 벽돌을 만들어 햇볕에 말기는 일을 했다. 이 소년에게는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이 소년은 천성적으로 쾌활했고 사람들이 그에게 호감을 갖게 하는 재능이 있어 마침내 정계에 입문했다.

세월이 지나자 그는 사람들의 이름을 외우는 데 신비한 능력을 발휘했다. 고등학교도 다니지 못했으나 그는 마흔 여섯 살이 되기 전에 네 개의 대학에서 학위를 수여받았고, 민주당 전국 위원회의 의장과 미합중국 체신부 장관이 되었다.

나는 언젠가 그와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그의 성공 비결을 물었다.

“열심히 일하는 것이지요.” 그가 말했다.

“농담이시지요.”

내가 말하자 그는 도리어 나에게 물었다.

“당신은 나의 성공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당신은 수천 명의 사람들의 첫 이름자만 말해도 그들의 얼굴을 모두 기억할 수 있는 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아니 틀렸습니다. 5만 명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라고 그가 말했다.

[임성삼; 다른 책에서는 5만 명의 이름과 그들의 이력사항을 기억할 수 있었다고 적혀있습니다.]

팔리는 이런 능력으로 1932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선거 유세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당선시켰다.

팔리는 석고 외판원으로 여기 저기 방문했던 시절과 자기 동네에서 가게를 하던 때에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그 사람의 성과 이름, 가족, 하고 있는 일, 그리고 정치적인 견해 등을 알아냈다. 이것들을 모두 마음속에 그림을 그리듯이 새겨 두었다가 다음번에 그를 만날 때(비록 1년이 지난 후일지라도) 그와 악수하면서 그의 가족들 안보를 묻거나 뒤뜰에 있던 접시꽃에 대해 물었다. 그의 지지자가 늘어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루즈벨트가 대통령 선거 유세를 할 때 그는 19일 동안 미국 서부와 서북부를 여행했다. 어떤 마을에 도착하면 바로 그 마을 사람들과 식사나 차를 같이 하여 흉금을 털어 놓고 거리낌 없는 대화를 나누었으며, 그다음 또 다른 마을로 떠났다.

동부에 도착한 후 그는 각 마을의 한 사람에게 편지를 써서 회합에 모였던 사람들의 명부를 만들어 보내주도록 부탁했다. 최종 목록에는 수만 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 사람들 하나하나는 모두 짐 팔리에게서 다정다감한 인사를 받는 기쁨을 맛보았다.

이 편지는 친애하는 빌, 혹은 친애하는 제인으로 시작되었고 편지 끝에는 짐이라는 서명이 되어 있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최염순, 카네기 연구소, 초판 15쇄, 2001>

2월 15일 화요일

走者脫其翼 안씨가훈, 성사

잘 뛰는 동물은 날개가 없다.

보석

조병화

허영찬 여인일수록

화려한 고독을 줄줄 달고 다닌다

목에, 손목에, 팔뚝에,

보석처럼 차가운 고독이

어디 있으랴.

* 루즈벨트 대통령을 위한 특수한 차를 배달한 사람의 이야기

“백악관을 다녀온 며칠 후, 나는 루즈벨트 대통령의 친필이 든 사진과 나의 도움에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조그만 쪽지를 받았습니다. 대통령이 이란 일을 할 시간이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신기했습니다.”

[임성삼; 이 루즈벨트 대통령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대통령으로 4번 뽑힌 사람입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최염순, 카네기 연구소, 초판 15쇄, 2001>

2월 16일 수요일

山高故不貴以有樹爲貴人肥故不貴以有智爲貴 슬기 지

산은 높다고 하여 귀한 것이 아니고 나무가 있기 때문에 귀한 것이다.

사람이 비대하다고 하여 귀한 것이 아니고 지혜가 있기 때문에 귀한 것이다. 실어교

사람도 자연 이어서

조병화

사람도 자연이어서

슬픔도 자연이어서

외로움도 자연이어서

그리움도 자연이어서

만남도 자연이어서

헤어짐도 자연이어서

사는 것도 자연이어서

죽는 것도 자연이어서

자연으로 있다가

자연으로 사라져가는 것을.

* 현대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경청자의 한 사람은 지그문트 프로이드였다. 그를 만나본 사람은 그의 듣는 태도를 이렇게 묘사했다.

“나는 그런 집중된 주의력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듯한 ‘영혼을 파고드는 응시’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의 눈은 온화하고 다정스러웠습니다. 목소리는 낮고 친절했고, 제스처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프로이드가 나에게 보내는 주의력, 내가 말한 것에 대한 그의 찬사는 정말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당신의 말을 그렇게 들어줄 때의 기분은 아마 상상도 못하실 겁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최염순, 카네기 연구소, 초판 15쇄, 2001>

2월 17일 목요일

大富有命小富有勤 여논어, 영가

큰 부자는 천명에 의한 것이며, 작은 부자는 근면에 의한 것이다.

나의 自畵像

조병화

버릴 거 버리고 왔습니다

버려선 안 될 거까지 버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 제22시집 "남남" 26.

* <비츠 앤드 피시즈>지에 실린 기사에서 제안한 사항:

의견의 차이가 있을지라도 논쟁을 벌이지 않는 방법

의견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기꺼이 환영하라. ‘두 사람의 의견이 항상 일치한다면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불필요한 인물이다’라는 슬로건을 기억하라.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문제에 부딪치게 될 때 당신이 그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을 감사하라. 아마 그것은 당신이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기 전에 자신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맨 처음에 본능적으로 떠오르는 느낌을 믿지 말라. 의견의 차이가 생기는 상활 속에서 우리가 제일 먼저 자연적으로 취하는 반응은 자신을 변호하려는 태도이다. 이것을 조심하라. 침묵을 지키면서 당신의 첫 반응을 조심해야 한다. 그것이 당신으로 하여금 최선이 아닌 최악의 사태로 몰리게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당신의 감정을 조절하라. 무엇이 어떤 사람을 화나게 하는지를 보고 그 사람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먼저 귀를 기울여라. 상대방이 말할 기회를 줘라. 상대방이 그 말을 끝낼 수 있도록 하라. 방해하거나 말을 가로막거나 논쟁을 하지 말라. 이런 일은 장애물만 생겨나게 할 뿐이다. 이해의 다리를 만들도록 노력하라.

당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시인할 수 있는 부분을 찾도록 하라. 실수에 대해서 사과를 하라. 그러면 상대방은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논쟁하려는 태도를 늦추게 될 것이다.

상대방의 생각을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하여 신중히 연구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하라. 그리고 정말로 그렇게 하라.

문제를 철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당신의 행동을 뒤로 미뤄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최염순, 카네기 연구소, 초판 15쇄, 2001>

2월 18일 금요일

好事不出門惡事行千里 전등록

호사불출문 악사행천리

좋은 일은 문 밖에 알려지지 않고,

나쁜 일은 천리 밖까지 전해진다.

너의 사랑은

조병화

하늘에서 밤마다 무수히

반짝이고 있는 별들이 제각기, 제자리에서

절대적인 존재이듯이

나무 줄기에서 무수히 피어나 있는

꽃송이들이 제각기 제자리에서

절대적인 존재이듯이

바람 부는 넓은 들판에서 무수히

생글생글 고개 흔들며 피어 있는 작은 들꽃들이

제각기, 제자리 자리에서

절대적인 존재이듯이

이 세상 만물들이 태어나서부터

제각기, 자기가 태어난 자리에서

절대적인 존재이듯이

아, 그렇게

너의 사랑은 이 어두운 우주에서

너만이 간직하고 있는 절대적인 빛이 아닌가.

* 앨버트 허바드는 미국 전역을 열광하게 만든 가장 독창적인 작가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의 신랄한 문체는 때로 격렬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어떤 독자가 허바드에게 욕하는 편지를 보냈을 때 그가 보낸 답장이다.

“내 소설의 내용에 관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저 자신도 모두 다 동의하지는 못하겠더군요. 어제 쓴 글이라 해도 오늘 다시 읽어보면 마음에 다 들지는 않습니다. 이 분야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알게 되어 저는 매우 기쁩니다. 다음에 당신이 이 근처에 오실 일이 있을 때 저를 방문해 주시면 이 점에 대해서 우리 함께 철저하게 검토해 보기로 합시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으나 저의 악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앨버트 허바드”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최염순, 카네기 연구소, 초판 15쇄, 2001>

2월 21일 월요일

日月不能播光於曲穴 갈씨외전

일월불능파광어곡혈 뿌릴 파

해와 달도 굽은 굴 속까지 빛을 쬐지는 못한다.

전쟁

조병화

알라신이 잘들 살라고 준 검은 기름이

불붙은 수라장 속에서

알라신의 자손들과

하나님의 자손들이 다같이 불바다가 되어간다.

“잘 들어두시오. 당신은 속았어요. 악마라고 하는 것은 물질로 되어 있는 권능이 아니오. 악마라고 하는 것은 영혼의 교만, 미소를 모르는 신앙, 의혹의 여지가 없다고 믿는 진리 ...

이런 것이 바로 악마요!

악마는 음험합니다. 왜? 당신이 어디로 가는지 다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악마는 교활합니다. 왜? 당신이 어디에 이를지 다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이윤기 옮김, 열린책들, 신판 1쇄, 2000>

2월 22일 화요일

虎豹之子雖未成文已有食牛之氣 태평어람, 수

식우지기 확인함; 이미 이

호랑이와 표범의 새끼는 비록 자라지 않았을 때도 이미 소를 먹을 기백을 가지고 있다.

나의 생애

조병화

일본이 제국주의로 한판 칠 때

나는 태어나, 가난했고

한국이 대중주의로 판을 칠 때

나는 방황하며, 슬펐고

세계가 돈주의로 판을 칠 때

나는 고독하며, 죽어가고 있었다.

* 한국과 유대인의 공통점에 대해 학술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히브리 대학 교수이며 세계평화연구소 소장인 베냐민 슐로니 박사가 그런 사람들 중 하나이다. 이 주제를 깊이 연구한 그는 1989년 6월 한국에 와서 이것을 주제로 강연을 하였다.

- 그는 한국과 이스라엘의 역사를 비교하면서 민족이 남북으로 갈라진 것도 같고, 이스라엘이 비슷한 혈육인 아랍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처럼 한국도 일본 때문에 고통을 당한 것도 같다고 비교하여 말했다.

- 유대인들이 인사할 때 ‘샬롬’이라고 말하고, 한국 사람들은 ‘안녕’이라고 하는데 모두 평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Good morning', 'Bon jour', 'Guten tag'이라고 인사할 때, 유대인과 한국인들은 ‘평화’라는 말로 인사하는 것이다.

- 유대인들은 아버지를 부를 때 ‘아바(abba)’라고 하는데 한국어의 아빠와 흡사한 것이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마지막 기도를 드릴 때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을 ‘아바’라고 부르셨다.

“가라사대 아바 아버지여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막 14:36)

더욱 놀라운 것은 유대인들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가리켜 말할 때 아비(abbi)라고 부른다는 것이었다.

- 이스라엘 사람들은 예로부터 모자 쓰는 것을 좋아해서 지금도 보수적인 사람들은 검은 모자를 쓰고 다니는데 한국인도 이미 오래 전부터 모자 쓰기를 좋아해서 이를 이상하게 여긴 중국인이 기록해 놓을 정도였다.

-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옷은 하얀 세마포인데 한국도 옛날부터 흰 옷을 좋아하여 ‘백의민족(白衣民族)’으로 불리웠다.

- 이스라엘 사람들은 슬픈 일이 발생하면 굵은 베를 입고 통곡하였는데 한국인도 그러했고, 곡을 하다가 지치면 사람을 사서 대곡(代哭)을 시키는 풍습까지 똑같았다.

- 1988년 9월 서울 올림픽에 참가했던 이스라엘 선수단은 대회기간 중 한국이 베풀어준 민속명절 ‘추석’의 행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한국의 추석은 이스라엘의 초막절과 같은 날이었다. 초막절은 유대인들의 절기 중 최대의 명절로 7일 동안 노동을 금지하고 초막을 집 밖에 지어놓고 성회를 여는 것이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라. 칠월 십오일은 초막절이니 여호와를 위하여 칠일 동안 지킬 것이라.”(fp 23:34)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직 음력을 사용한다. 그들의 달력은 우리보다 한 달을 앞서가기 때문에 그들의 7월 15일은 우리의 음력 8월 15일이 되는 것이다. 세계 모든 나라 가운데 음력 8월 15일을 최대의 명절로 지키는 나라는 이스라엘과 한국뿐이다. 일본은 음력을 양력으로 바꾸었으므로 이제는 아니다.

- 1990년 5월에서 9월까지 일본의 오사카에서 만국 꽃박람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 물론 한국의 무궁화도 출품되었다. 무궁화의 학술명은 hibiscus syriacus 즉 시리아에서 온 꽃이라는 뜻이다. 한영사전에도 나오는 무궁화의 별명은 바로 ‘rose of Sharon' 즉 ‘샤론의 장미’였던 것이다. 찬송가 89장은 예수 그리스도를 샤론의 꽃으로 표현하고 있다.

<성경으로 여는 세계사, 김성일, 신앙계, 1996>

2월 23일 수요일

能狼難敵衆犬 통속편, 수축

뛰어난 이리라도 많은 개를 이기지 못한다.

돌부처

조병화

참으로 오래 한 자리에, 계십니다

오래 한 자리에, 견디고 계십니다

오래 한 자리에, 참고 계십니다

어떻게 그렇게 오래 한 자리에서

백년, 천년 만년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세월 속에 그렇게 혼자

한 모습으로 앉아 계십니까

무슨 지켜야 할 약속이라도 있으십니까

무슨 지켜야 할 절개라도 있으십니까

무슨 지켜야 할 정조라도 있으십니까

참으로 의젓하십니다

참으로 숭고하십니다

참으로 대단한 인내이십니다

어떻게 그 오랜 만고 세월,

변화무상한 세월 속에서

한 얼굴, 한 마음, 한 모습으로, 그렇게

초연히 혼자 앉아 계십니까

지치기 쉬운 우리 인간으로서는, 도처히

견디기 어려운 수절이옵니다.

* 우아한 언어의 감촉, 뛰어난 해학, 풍부한 비유, 새겨볼수록 오묘한 진리, 이런 것들을 되풀이 읽을 때마다 입 안에 퍼지는 은은한 향(香)은 바로 녹차 그 맛이다. 그것이 어찌 나뿐이겠는가. 지혜의 열매를 따기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은 심산 유곡에 봄이 내리듯 온고지신(溫故知新)의 그 슬기로운 꽃봉오리의 현란함에 취할 것이다. 그래서 노소재(盧蘇齋)는 논어를 2천 번, 임백호(林白湖)는 1천 번을 읽었다지 않은가?

<한국 수필의 미학, 정주환 회갑문집 발간위원회, 신아출판사, 2001>

2월 24일 목요일

爾俸爾祿民膏民脂下民易虐上天難欺 속일 기 통속편, 정치

너의 봉급과 너의 녹봉은 백성의 살과 기름이다.

아래 백성을 학대하기는 쉬우나 하늘은 속이기 어렵다.

오대의 전촉시대에 전국 방방곡곡에 세운 계석(비석)

사월이 머물 무렵

조병화

어느 시골도시

학교 교정에서 확, 쏟아져 나오는

소년, 소녀 들의 얼굴들에게서

봄은 내 가슴을 연다

어떻게 저렇게도 불그스레한 볼들이 있었을까.

갓 피어오르는 복숭아꽃, 아니면

살구꽃, 먼 산의 진달래, 벗꽃들, 처럼

흙바람 속에서도 봄은 소년, 소녀 들에게서

활짝, 피어오른다

생명은 저렇게도 모질고, 무서운 것

바람에 바람에 자라나는 저 소년, 소녀 들에게서

생명에 업힌 꿈들이

확, 확, 내게로 다가오며

할아버지, 우리와 같이 가세요, 이 봄은

하지만, 나는 이미 늙어서 이젠 기력이 없다

먼저 가거라, 그리고 자라라

무럭무럭, 하늘에 닿을도록

아무런 두려움 없이 자라라

그리하여 이 나라의 든든한 재목이 되어라

곧고, 정직하고, 건강한.

* 자기가 권력자나 부자의 자리에 올라서 보려는 의도는 한 번도 그에게서 볼 수 없다. 그는 부와 권력을 없애려고는 하지만, 이것들을 탈취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그는 제자들에게 박해와 고난을 예언한다. 그러나 무력적 반항을 하려 한 기색은 한 번도 엿보이지 않는다. 고뇌와 체념을 통해서 힘있게 되고, 정결한 마음에 의하여 권력을 이긴다고 하는 생각은 예수만의 고유한 사상이다.<예수의 생애; 에르네스트 르낭, 최명관 옮김, 을유문화사, 1989>

2월 25일 금요일

垂老抱佛脚 통속편, 석도

수노포불각 드리울 수, 끝, 가

늙으면 부처의 다리를 끌어 안는다.

달팽이의 사랑

조병화

아, 나의 사랑은 사랑을 해도 외롭고

사랑을 하면 할수록 더욱 외로워.

* 나는 불현듯 싱아 생각이 났다. 우리 시골에선 싱아도 달개비만큼이나 흔한 풀이었다. 산기슭이나 길가 아무 데나 있었다. 그 줄기에는 마디가 있고, 찔레꽃 필 무렵 줄기가 가장 살이 오르고 연했다. 발그스름한 줄기를 꺾어서 겉껍질을 길이로 벗겨 내고 속살을 먹으면 새콤달콤했다. 입 안에 군침이 돌게 신맛이, 아카시아 꽃으로 상한 비위를 가라앉히는 데는 그만일 것 같았다.

나는 마치 상처난 몸에 붙일 약초를 찾는 짐승처럼 조급하고도 간절하게 산 속을 찾아 헤맸지만 싱아는 한 포기도 없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웅진출판, 1996>

2월 28일 월요일

地不長無名之草 통속편, 초본

땅은 무성하게 자라지 않는 풀은 생장시키지 않는다.

[임성삼; 땅은 이름 없는 풀을 자라게 하지 않는다.

- 땅은 모든 풀에게 마땅한 가치를 준다.]

꽃마음 별마음

이 해 인

오래 오래 꽃을 바라보면

꽃마음이 됩니다.

소리없이 피어나

먼데까지 향기를 날리는

한 송이의 꽃처럼.

나도 만나는 이들에게

기쁨의 향기 전하는

꽃마음 고운 마음으로

매일을 살고 싶습니다.

오래 오래 별을 올려다보면

별마음이 됩니다.

하늘 높이 떠서도

뽑내지 않고 소리없이 빛을 뿜어 내는

한 점 별처럼,

나도 누구에게나 빛을 건네 주는

별마음 밝은 마음으로

매일을 살고 싶습니다.

* 뉴욕타임즈에서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과학 실험 10개

Eratosthenes' measurement of the Earth's circumference

에라토스테네스(Eratosthenes of Cyrene BC 276경 리비아 키레네~BC 194경 알렉산드리아)의 지구 둘레 측정

At noon on the summer solstice in the Egyptian town now called Aswan,

the sun hovers straight overhead:

objects cast no shadow and sunlight falls directly down a deep well.

하지의 정오에 지금 아스완이라고 불리는 이집트의 도시에서 태양은 바로 머리 위에 있게 된다. 즉 물건들은 그림자가 없으며, 햇빛은 깊은 우물에 직접 내리쪼인다.

When he read this fact,

Eratosthenes, the librarian at Alexandria in the third century B.C.,

realized he had the information he needed to estimate the circumference of the planet.

기원전 3세기의 알렉산드리아의 사서였던 에라토스테네스가 이 사실을 알아차리는 순간,

그는 지구의 둘레를 예측하기 위해 그가 필요한 정보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On the same day and time, he measured shadows in Alexandria,

finding that the solar rays there had a bit of a slant,

deviating from the vertical by about seven degrees.

동일한 날, 동일한 시간에 그는 알렉산드리아의 그림자를 측정했다.

그곳의 햇살은 약간 기울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즉 수직에서 약 7도 벗어났다는 것이다.

The rest was just geometry.

나머지는 단지 기하학이었을 뿐이다.

Assuming the earth is spherical, its circumference spans 360 degrees.

지구가 구(球)라고 가정하면, 이것의 둘레는 360도이다.

[임성삼; 이미 이보다 거의 100년 전에 아리스토텔레스(BC 384~BC 322)는 두 가지 관찰의 결과로 지구가 구라는 것을 입증하였다.

- 지구가 둥글다는 주장에 대한 증거:

월식 때 달에 비치는 지구의 그림자가 둥글다. [임성삼; 이것은 달이 지구를 돌며, 태양은 멀리서 강력한 빛을 보낸다는 가정이 있어야 한다.]

항구로 다가오는 배의 돛대 끝부터 보인다. (바닷가에서 높이 올라가면 더 멀리 보인다는 사실도?)

그러므로 기원전 그리스에서는 지구가 둥글며, 달은 태양의 빛을 받아 빛난다는 것을 당연한 이치로 여겼다.]

So if the two cities are seven degrees apart,

that would constitute seven-360ths of the full circle - about one-fiftieth.

그러므로 두 도시가 7도 떨어져 있다면, 전체 원 360분의 7이고, 약 1/50이다.

[임성삼; 1/51.43]

Estimating from travel time that the towns were 5,000 "stadia" apart,

Eratosthenes concluded that the earth must be 50 times that size - 250,000 stadia in girth.

여행 시간에서 어림잡아, 두 도시는 5,000 스타디아 떨어져 있다.

[임성삼; 어떤 책에서는 두 도시 사이의 거리를 걸음의 숫자로 측정하였다고 한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지구는 이 길이의 50배가 되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즉 둘레가 250,000 스타디아라는 것이다.

Scholars differ over the length of a Greek stadium,

so it is impossible to know just how accurate he was.

학자들은 그리스의 스타디움이라는 것의 길이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고 있으므로,

그가 얼마나 정확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But by some reckonings, he was off by only about 5 percent. (Ranking: 7)

그러나 어떤 계산에 의하면, 그는 단지 5%의 오차를 범했다고 한다.(순위 7)

[임성삼; 이 당시 알렉산드리아에서 사용한 스타디움은 알 수 없다.

델포이에서 사용한 스타디온은 178.35m, 아테네는 184.96m, 올림피아에서는 191.27m이다. 델포이의 스타디온을 사용하면 5000 스타디아는 892km이다. 이것에 에라토스테네스의 방법 50배를 곱하면 지구의 둘레를 계산하면 44600km이다. 즉 지구 둘레 40000km에서 11.5%의 오차가 난다.

어떤 책에서는 두 도시간의 거리를 800km로 측정했다고 한다. 이것과 7도를 사용하면 지구의 둘레는 41100km이다. 이것은 2.9%의 오류이다.]

[임성삼; 이 실험을 위해서는 태양은 아주 멀리 떨어져 태양광선이 수평으로 온다는 사실이 전제되어야 한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이 사실을 어떻게 해결한 것인가?

그와 같은 시대에 아래와 같이 태양까지의 거리를 달과 태양의 각도로 대략적인 측정을 한 사람이 있다. 오히려 이 사람이 천재가 아니었을까?

* 사모스(에게해)의 아리스타르코스(Aristarchos BC 310∼BC 230)[연도 비교: 에라토스테네스(Eratosthenes of Cyrene BC 276경 리비아 키레네~BC 194경 알렉산드리아)]

- 태양이 중심에 있는 세계관을 처음 제시했으며, 1900년 뒤에 코페르니쿠스가 이 설을 바탕으로 태양 중심 이론을 세웠다.

달과 태양은 어느 쪽이 더 멀리 있는가? 그들의 거리는 어느 정도인가?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달은 태양의 빛을 받아 빛나고 있다고 생각했다.)

반달 일 때는 태양, 달, 지구가 직각 삼각형이 된다. 그러므로 지구에서 달의 방향과 태양 방향 사이의 각을 측정하면 정확한 거리는 알 수 없으나, 상대적인 거리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 측정한 결과 각도는 87도, 그러므로 지구와 태양의 거리는 달의 거리의 19배라는 결론이 나왔다.[현재 측정의 결과는 89도 50분이고, 거리는 약 400배이다.]

상대적인 거리를 알았으므로 외견상의 크기(시(視)직경)을 측정하여 달은 지구의 약 25분의 1(실제로는 48분의 1)[임성삼; 지구의 크기는 어떻게? 월식에서?], 태양은 지구의 300배(실제로는 130만 배)라고 결정하였다.

결론; 지구보다 훨씬 큰 태양이 작은 지구 주위를 돌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고 태양이 중심일 것이다.]

3월 1일 화요일

* 행복을 얻는 비결은 쾌락을 얻고자 한결같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노력 그 자체 속에서 쾌락을 찾아내는 것이다. <앙드레 지드, 1869~1951, 프랑스, 1947년 노벨 문학상>

인연설

한용운

함께 영원히 있을 수 없음을

슬퍼 말고

잠시라도 같이 있을 수 없음을

노여워말고

이만큼 좋아해 주는 것에 만족하고

나만 애태운다고 원망 말고

애처롭기까지 한 사랑할 수 없음을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 우리나라 개화기 지도자에 이승훈(李昇薰)이라는 이름을 가진 분이 둘 있다. 하나는 실학자 이가환의 아들이요 다산 정약용의 매부인데,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영세신자로 순조 1년에 순교한 분이다.

또 한 분은 기미독립선언에 민족대표 33인 중의 한분인, 오산 학교 설립자 남강(南岡, 산등성이 강, 언덕) 이승훈(李昇薰 1864∼1930) 선생이다.

평북 정주 태생으로 어린 나이로 상업에 몸담아 남의 점원 노릇을 하며 일을 배워, 30세부터는 상당한 업체를 운영하였다. 1907년 고종이 헤이그밀사 사건으로 강제 퇴위당하던 그해, 평양에서 도산 안창호(安昌浩, 1878.11.9~1938.3.10)의 강연을 듣고 크게 감동하였으니 44세의 일이다.

흔히 안도산 하면 대단한 웅변가로 여기기 쉬운데, 그의 강연을 실제로 들은 연배층의 얘기를 들으면 전혀 그렇지 않다. 달변이나 유창한 웅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듣기 민망할 정도로 힘들어 보이는 연설이었는데, 어찌나 열의를 가지고 성의를 다해 얘기하는지 그 성실함에 감동되는 그런 연설풍이더라고 한다.

남강 이승훈 선생의 유언은

“내 스스로 몸을 나라와 민족에 던지더니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 나 죽거든 서울로 가져가 뼈를 추려 연결해서 여러 학생들의 삶 관절 이어진 것을 연구하는 표본을 삼아다고. 공연히 깊은 땅에 편안히 묻어 내 뜻에 어긋나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총독부의 금지령이 내렸다. 가뜩이나 골칫거리인 오산 고등보통학교에서, 5년 과정 중에는 으레 한번씩 인체골격에 대해 배울 것이고, 이 표본을 내세우고 기도를 올리면서 민족정신을 배울 것을 생각한 것이다.

이리하여 선생의 유해는 직경 한 자 높이 두 자 두 치되는 유리 항아리에 넣어져 다시 정주로 옮겨지고, 그 해 10월 다시 나무상자로 덧씌워서 오산 성현 동쪽 건좌원에 장사지내니, 선생의 뜻은 이렇게 해서 좌절되었다.

<허풍쟁이와 바람쟁이, 이훈종 지음, 한길사, 1995>

3월 2일 수요일

* 가장 쉽게 읽히는 문학이야말로 가장 빠르게, 그리고 강하게 독자들을 감화시킨다. <엘리엇, 1888~1965, 미국, 1948년 노벨 문학상>

말(馬)

남궁벽

말님

나는 당신이 웃는 것을 본 일이 없읍니다.

언제든지 숙명을 체관(체관)한 것 같은 얼굴로

간혹 웃는 일이 있으나

그것은 좀 처럼 하여서는 없는 일이외다.

대개는 침묵하고 있읍니다.

그리고 온순하게 물건을 운반도 하고

사람을 태워 가지고 달아나기도 합니다.

말님, 당신의 운명은 다만 그것뿐입니까.

그러하다는 것은 너무나 섭섭한 일이외다.

나는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사람의 악을 볼 때

항상 내세의 심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와 같이

당신이 운명을 생각할 때

항상 당신도 사람이 될 때가 있고

사람도 당신이 될 때가 있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신생활>1922.8

* 뉴욕타임즈에서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과학 실험 10개

Galileo's experiment on falling objects

갈릴레오의 낙하물체 실험

In the late 1500's, everyone knew that heavy objects fall faster than lighter ones.

과거 1,500년 간, 모든 사람은 무거운 물체가 가벼운 것보다 빠르게 낙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After all, Aristotle had said so.

어쨌든,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렇게 말했다.

That an ancient Greek scholar still held such sway

was a sign of how far science had declined during the dark ages.

고대의 그리스 학자가 여전히 이런 지배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과학이 암흑 시대 동안 얼마나 많이 쇠퇴하였는지에 대한 흔적이다.

[임성삼; 이런 표현은 옳지 않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도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말이다. 이것은 지금도 믿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중세 사람들이 거의 믿지 않았다.)]

Galileo Galilei, who held a chair in mathematics at the University of Pisa,

was impudent enough to question the common knowledge.

피사 대학의 수학을 담당하고 있던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이런 상식에 의심을 품을 만큼 건방졌다.

The story has become part of the folklore of science:

he is reputed to have dropped two different weights from the town's Leaning Tower

showing that they landed at the same time.

이 실화는 과학에서 전승(傳乘)의 일부가 되었다.

그는 그 도시의 기울어진 탑에서 두 개의 다른 무게를 가진 물체를 떨어뜨려

그것이 동시에 땅에 닿는 것을 보였다는 것으로 유명하다(reputed).

His challenges to Aristotle may have cost Galileo his job,

but he had demonstrated the importance of taking nature, not human authority,

as the final arbiter in matters of science.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그의 도전은 갈릴레오에게 그의 직업을 희생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인간의 권위보다 자연의 중요성이, 과학의 명제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적 요소임을 증명하였다.

(Ranking: 2) (순위: 2)

[임성삼; 그러나 갈릴레오는 낙하실험을 실제로 행한 적이 없다. 행하지 않은 실험에 대해 2번째의 자리를 준 것은 이 글을 의심하게 한다.]

3월 3일 목요일

* 시인과 작가가 인류에게 베풀 수 있는 은총은 인간영혼의 승화를 통해 사람들이 용기, 명예, 희망, 존엄, 동정, 연민과 희생정신을 기억하도록 일깨워주는 것이다. <윌리엄 포크너, 1897~1962, 미국, 1949년 노벨상>

남아(男兒)

만해 한용운

사나이 되었으니

무슨 일을 하여 볼까

밭을 팔아 책을 살까

책을 덮고 칼을 갈까

아마도 칼 차고 글 읽는 것이

대장부인가 하노라.

* 뉴욕타임즈에서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과학 실험 10개

Galileo's experiments with rolling balls down inclined planes

공을 경사면에 굴리는 갈릴레오의 실험

Galileo continued to refine his ideas about objects in motion.

갈릴레오는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그의 생각을 계속 다듬었다.

He took a board 12 cubits long and half a cubit wide (about 20 feet by 10 inches)

and cut a groove, as straight and smooth as possible, down the center.

그는 12큐빗의 길이에 반 큐빗의 너비(약 20피트에 10인치)를 가진 판자를 선택하여,

중앙에 가능한 한 곧고 매끄러운 홈을 새겼다.

He inclined the plane and rolled brass balls down it,

timing their descent with a water clock

- a large vessel that emptied through a thin tube into a glass.

그는 판을 기울이고, 놋쇠 공을 아래로 굴렸다.

이 공의 하강 시간을 물시계로 재었다.

물시계는 큰 용기에서 가는 관으로 유리그릇에 배출되는 구조였다.

After each run he would weigh the water that had flowed out

- his measurement of elapsed time -

and compare it with the distance the ball had traveled.

그는 놋쇠공이 굴러 떨어질 때까지 흘러나온 물의 무게를 재었다.

이렇게 경과 시간을 측정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공이 지나온 길이와 비교하였다.

Aristotle would have predicted that the velocity of a rolling ball was constant:

double its time in transit and you would double the distance it traversed.

아리스토텔레스는 구르는 공의 속도는 일정하다고 예측했었다.

통과하는 시간을 두 배로 하면, 두 배의 거리를 지나게 된다.

Galileo was able to show that the distance is actually proportional to the square of the time:

갈릴레오는 거리가 시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을 보일 수 있었다.

[임성삼; 그러므로 S = 0.5 g t2 의 식은 갈릴레오가 실험으로 처음 제안한 것입니다.]

Double it and the ball would go four times as far.

시간을 두 배로 한다면, 공은 네 배 더 멀리 갈 것이다.

The reason is that it is being constantly accelerated by gravity. (Ranking: 8)

이 이유는 중력에 의해 공이 일정하게 가속되었기 때문이다.

[임성삼; 이 실험으로 가속도의 개념이 정립됩니다. 즉 Newton이 활동할 준비가 된 것입니다. 뉴턴은 말했습니다. ‘나는 다만 그 동안의 위인들의 어깨에 올라가서 앞을 보았을 뿐입니다.’ 뉴튼이 올라간 그 어깨는 갈릴레오의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5월 6일 금요일

공고합니다

올해가 나의 연구년이어 데이터를 정리하고 계산을 하며 수식을 다루다보니,

마음의 산책을 할 여유조차 없습니다.

아주 간혹 여유가 생기면 좋은 글을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동안 이곳을 찾는 사람은 위의 [Books] 배너를 클릭하여,

내가 소개하는 여러 책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바랍니다.

비 개인 뒤

왕가

비 오기 전엔 꽃 속의 꽃술이 예쁘더니

비 온 뒤엔 잎새 사이에 꽃 한 떨기 없네

벌 나비 훨훨 담장 넘어 날아가는데

아마도 봄이 이웃집에 있다고 생각한 게지

<치자꽃 향기 코끝을 스치더니, 이병한 엮음, 민음사,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