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맥주 한 잔을 마셨다.'는 어렵지 않게 'Mi trinkis glason da biero.'로 번역할 수 있다. 이때 전치사가 de가 아니고 da가 되어야 하는 것은 초급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으므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신세대처럼 병으로 마시는 경우는 'Mi trinkis botelon da biero.'라고 하면 된다.

그런데 요즈음은 캔으로도 맥주를 많이 마신다. 그러면 '나는 맥주 한 캔을 마셨다.'는 어떻게 번역할까? '캔'에 해당하는 단어는 ladskatolo이다. Skatolo는 '상자'이고 lado는 '철판'의 뜻이므로 ladskatolo는 '캔' '깡통'이 된다. 'Mi trinkis ladskatolon da biero.'하면 된다.

그런데 가볍게 맥주 한 캔 마시는 표현으로 ladskatolo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너무 묵직해 보이지 않을까? PIV에는 없지만 이재현의 사전에는 kanio라는 neologismo(신조어)가 있다. Ladskatolo와 같은 뜻으로, 영어의 can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된다. 무거운 느낌의 ladskatolo 대신 가벼운 느낌의 kanio를 다음과 같이 과감하게 한번 사용하여 보는 것은 어떨지.

Mi trinkis kanion da biero.

다음은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Folio Kim(김원길)이 어릴 적 추억을 회상하며 쓴 수필의 일부이다. 잠시 감상하여 보자.

En mia junagxo vintre mi restis en cxemara vilagxo Kapo apud Masan, kaj preskaux cxiunokte auxdigxis hurlado de vento. De la monto malantaux la vilagxo gxi descendis grandskale, skuante cxiujn arbojn kaj arbustojn, jxetante foliojn kaj korbojn kaj cxiujn aliajn moveblajn sur sia vojo. Ruligxis kanioj kun akra metalsono. Foje en la formo de skualo (tiel mi kredis) gxi impetis tiel furioze, ke lignaj boatoj kaj sxipoj knaris kaj krakis tiom ke mi pensis ke ili disrompigxus en mil pecojn. Kaj foje gxi haltis por dormigi la vilagxanojn por morgauxa laboro. Tie mi jxuris al Eolo, ke mi lojalos kaj neniel perfidos gxin. (Mi vere volis petrajdi gxin.) 

바람에 대한 정취가 물씬 풍기는 가운데, 바람에 굴러다니는 깡통 소리가 자연스럽게 표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