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를 어떻게 에스페란토로 나타낼까 오랫동안 고민하였다.

영국의 언어학자이며 UEA 회장이었던 John Wells 박사의 Esperanto Dictionary에는 'hak/viand/ajxo' '-a rostsandvicxo'로 번역되어 있다. 'haki'는 '도끼질하다'인데 음식 먹는데 무슨 도끼 얘기인가? '점심때 햄버거를 먹을 거야.'를 그대로 번역한다면 'Mi mangxos hakviandan rostsandvicxon por tagmangxo.'가 되는데 좀 끔찍하고 왠지 어색하다.

최근에 발행된 Peter Benson의 Comprehensive English-Esperanto Dictionary에는 햄버거가 'bov/burgo'로 되어 있다. PIV kun Suplemento에 의거하여 번역된 것인데, 그런 대로 짧아서 좋지만 우리에겐 v와 b가 연속되어 있어 발음하기가 약간 어렵다. 이 책 저 책 뒤져 봐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

그냥 'hamburgero'라고 쓰면 안될까 하고 고민하던 차에 서울에서 열린 UK의 Kongresa Libro에 'hamburgero 6000 uxonoj'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매우 기뻤다. 실제로 작년 여름에 미국을 여행하면서 이 말을 사용하는 것을 보았는데 '햄버거'의 번역으로 제일 마음에 든다.

Mi mangxos hamburgeron por tagmangxo.

앞으로 외국인과의 대화에서 주의 깊게 살펴 봐야 할 것 같다.